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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노닐다 간 고군산군도의<선유도>

바위산(遊山) 2014. 10. 8. 18:08

 

<선유도>

3일간의 황금연휴에 맞춰 이전부터도 한 번 가야지 하던 선유도를 찾아간다. 제천에서 군산으로 가는 길은 멀다. 쉼없이 4시간을 달려 군산에 도착하니, 이미 마지막 여객선은 떠나버리고 말았다. 할 수 없이 군산에서 하루밤을 묵기로 하고 지금은 새만금방조제로 인하여 육지로 변해버린 비응도로 달려가 대하를 안주로 한잔한뒤 길고 긴 방조제를 따라 신시도로 향한다.   

<신시도 갯벌>

 

 

신시도가 가까워지자 길옆에 주차를 하고 갯벌을 뒤지는 사람들이 보인다. 호기심에 비닐봉지 하나 들고 갯벌로 따라 들어선 것은 행운이었다. 조개의 이름은 알 수 없으나, 꼬막크기에 껍질이 반들반들한 조개가 갯벌속을 가득채우고 있다. 도구도 필요없이 달랑 커다란 조개껍질을 주어 갯벌을 긁으면 조개가 수없이 딸려 나온다. 불과 30여분의 노력으로 한 양동이 가까이 잡았으니 대단한 수확이다. 

이미 해는 서쪽으로 가라 앉아 서쪽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아쉬움을 안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으나, 지는 해를 아랑곳하지 조개잡이에 열중인 사람들은 갯벌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선유도는 고군산열도의 중심지로 서해의 중요한 요충지다. 조선시대 수군의 본부로서 기지역할을 다했던 선유도는 수군절제사가 통제하기도 하였다. 고군산열도에서 8경이라는 명소가 있는데 고군산 8경의 중심부를 이루는 곳이 선유도의 진말이다. 선유도와 대장도, 장자도, 무녀도는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군산의 낮선 모텔에서 하루밤을 지내고 오전 9시에 출발하는 첫배에 몸을 싫는다. 군산항에서 뱃길로 50여Km로 1시간이면 선유도에 도착한다. 선유도는 이미 섬여행지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연휴를 맞이하여 선유도를 찾는 사람들도 발길도 분주하다. 선유도 선착장에 도착하여 처음 찾아간 곳은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망주봉이다.

망주봉은 선유도에 유배된 선비가 그 산봉우리에 올라가서 임금을 그리워하였다는 사연이 깃든 작은 바위산이다. 2개의 바위봉이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북쪽을 향해 서 있다. 젊은 남녀부부가 임금님을 기다리다 그만 굳어져 바위산이 되고 말았다는 전설도 있다, 해발 152m의 이 봉우리에서 여름철 큰비가 내리면 7∼8개의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고 하여 망주폭포라고도 한다.

<망주폭포>

망주봉 앞쪽으로 은빛 모래사장이 보이고 가운데에 잔디밭과 도로가 바다를 나누어 놓았다. 이곳에 수령을 알 수 없는 팽나무 한그루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4개의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있고 모래 위에 내려 앉은 기러기 형상과 같다 하여 평사낙안이라 불려졌고 선유8경중의 하나였으나, 몇년전 땔감이 부족한 선유도 토박이가 이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써 지금은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망주봉앞 명사십리해수욕장 반대쪽 해변은 갯벌이 되어버렸다. 도로 개설로 인하여 명사십리 모래가 바람에 날려 도로를 건너에 쌓여 갯벌을 만들어 놓았다. 그 바람에 명사십리 모래사장은 점차 줄어 들어 인공으로 모래를 채워 넣고 있다고 한다. 갯벌 한가운데 작은 섬같은 사구가 있다. 이곳이 왕릉이었다는 전설도 있으며, 해안가에는 각종 토기 조각이 수두룩히 널려 있다. 이 토기조각은 주어내도 큰파도가 밀려온 후에는 또 생기는 것으로 보아 고분에서 밀려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해안가 언덕으로 억새가 꽃을 피워 반짝이고, 간척습지에 자라난 갈대꽃이 가을 양광에 반짝이며 바다 바람에 흔들려 은빛 물결을 만들어 놓는다. 망주봉을 지나 기도하는 등대로 향한다. 등대의 모습을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으로 만들었는데, 이 등대를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고 한다. 우리도 등대를 빌며 기도해본다. 이제는 품안을 떠난 자식들의 성공과 안녕을~ 그리고 울부부의 건강과 사랑을~ 

<기도하는 등대>

 

 

<거북바위>

등대앞 해안절벽에 작은 동굴이 2개 있고 동굴 앞으로 거북이가 두꺼비를 등에 업고 동굴로 향하는 모습의 거북바위가 있다. 이 거북바위를 향하여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어 진다고 하며 기도등대와 함께 돌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고 한다.

선유도 옆으로 무녀도가 있다. 무녀도는 무녀봉 앞에 장구모양의 장구섬과 그 옆에 술잔모양의 섬이 있어 마치 무당이 굿을 할 때 너울너울 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무녀도에 처음 살았던 사람은 선유도와 마찬가지로 신석기인들이라 한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모두를 둘러보기는 어려워 장자도로 향한다.

<대장도>

 

 

선유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은 좀처럼 깨끗한 물을 보기가 쉽지 않은 서해안의 해수욕장답지 않게 깨끗한 모습에서 이름지어 졌다고 한다. 물이 차는 만조 때를 제외하고는 50여 미터에 이르는 너른 폭의 모래벌판이 펼쳐져 마치 거대한 운동장을 연상케 하는데, 유리알 같은 흰 규사와 더불어 경치가 일품인데다 백여 미터를 나아가도 물이 허리 까지밖에 차지 않아 여름철엔 가족끼리 또는 연인끼리 오붓하게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다.

또한 코발트빛인 바다를 붉은 낙조가 물들이며 떨어지는 저녁하늘은 명사십리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하늘과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바다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라게 되고 망주봉 등 주위 풍경으로는 고군산도로 둘려 쌓여있으며 장자도와 무녀도로 다리가 연결되어 있으니 함께 즐길 수 있다.

선유도해수욕장의 백사장 제방둑에는 해당화가 만발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수히 많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투명하고 유리알처럼 고운모래가 십리(사실은 1.5KM)에 걸쳐 깔려있는 달밝은 밤의 풍경은 일품이었으나, 소나무는 많이 베어지고 외지인들의 출입이 잦아지며 해당화를 캐어 반출하는 바람에 지금은 초라한 해당화 군락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선유도는 바다 낚시의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무때나 낚시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음력으로 매월 8일과 23일을 전후한 일주일 동안에만 고기가 잘 잡힌다고 한다. 미끼로는 새우와 꼬록(꼴뚜기)을 사용하는데, 낮에는 우럭과 놀래미, 밤에는 아나고 따위가 잘 잡힌다고 한다.

<장자교>

 

 

선유도에서 장자도로 건너는 다리는 차량은 통과할 수 없고 도보나 자전거등만 통과할 수 있다. 옆으로 도로를 연결할 대규모 다리공사가 교각만을 세운체 시공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어 있다. 다리 밑으로 거센 조류를 타고 오르는 핫꽁치떼가 마치 멸치떼처럼 바닷물을 가득채워 놓았다. 그믈 한 번 던지면.... 상상만해도 즐겁다.

선유도의 주요 수산물은 김치를 담글 때 맛을 내는 까나리액젓으로 선유도의 전월리, 통계리, 남악리는 물론 장자도의 장자리 마을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선유도나 장자도 마을에서는 까나리를 재어둔 플라스틱 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제 막 담근 까나리액젓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데, 김장철이 되면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한다.

선유도에는 대중 교통수단이 아무것도 없으며 이웃에 있는 장자도와 대장도 무녀도 모두 다리로 연결돼 있어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다른 섬으로 관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섬 곳곳을 모두 걸어서 돌아다녀야 하는 점이 선유도를 더욱 가고 싶은 섬으로 만드는지도 모른다. 또는 자전거로 출발하여 섬지역 특유의 모습과 섬사람들의 생활상을 직접 느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장도에서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수천 점의 수석과 분재를 감상할 수 있다.

선유도로부터 가장 북쪽에 있는 대장도까지 걸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장자도에서 대장도로 이어지는 다리 앞에 있는 언덕은 선유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다. 그외에 대장도에 있는 할매바위와 몽돌밭, 흰섬 부근의 천연기념물인 가마우지와 검은물새떼 서식지 등도 가볼만하다. 섬의 생김새가 마치 무당이 춤을 추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무녀도(巫女島)’라 이름붙은 이 섬에는 고군산군도의 다른 섬들과는 달리 유난히 넓은 농토와 염전이 펼쳐져 있다.

또 무녀도 앞바다에서는 바지락이 많이 잡히고 있는데, 이 바지락을 이용해 독특한 국물맛을 내는 ‘바지락탕’은 선유도의 별미로 사랑받고 있다. 2인용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곳도 있으므로 자전거 하이킹을 통한 연인끼리의 낭만적인 데이트도 가능하다. 장자어화는 고군산도민의 자랑이었고 이 곳이 황금어장이었다는 표징이다. 과거에는 선유도 본마을 뒤에 있는 장자도를 중심으로 이 곳에서 많이 나던 조기를 잡기 위해 수백척의 고깃배들이 밤에 불을 켜고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대장교 바위산 기슭에 장자할매바위가 있는데, 서울 간 지아비를 애타게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바위 계곡에는 석간수기 흘러 작은 우물을 이루고 있으며 우물 아래에는 몽돌밭이 있어서 여름철엔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으며 장자봉 아래로 서양풍의 몇몇 팬션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다.

<장자도 산책길>

 

 

<인어상 등대>

 

 

<산책로 전망대>

 

 

<전망바위>

 

 

장자도 산책로를 돌아 선유도로 돌아온다. 선유도 여행은 1박2일 정도로 계획하고 여유롭게 돌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루 일정으로 모두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선유도의 한적한 식당에서 광주에서 오신 부부와 합석하여 광어회와 낙지볶음을 안주로 거나하게 마신뒤 군산으로 향하는 마지막 배에 몸을 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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