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곤유산(昆崳山)과 곤륜산(崑崙山)은 다르다. 곤륜산은 중국 전설 속의 산으로서 신선과 도사가 사는 산의 대명사다. 중국의 유토피아 대상지라 할 수 있으며 불교적으로는 수미산 같은 이상적인 곳이다. 곤륜산맥과도 상관없는 산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곧잘 곤유산을 곤륜산이라 부른다.
<위동페리호 갑판>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저녁 7시에 중국 위해로 출발하는 위동페리호에 몸을 싣는다. 위동페리호는 3만톤급의 배에 6백여 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는 규모다. 저가에 중국으로 갈 수 있는 이 배에는 중국의 보따리 장수들로 만원이다. 이들은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소규모의 농산물이나 공산품을 무역하고 있는 수출역군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위해항 여객터미널>힌중합작으로 설립한 위동페리호에는 규모는 작아도 면세점, 영화관, 노래방, 편의점, 선상카페 등이 있으며, 술과 안주등의 가격도 저럼하여 싸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층침대로 되어 있는 선실은 2인실, 4인실, 다인실로 다양하며, 보따리 무역상들은 저렴한 운임으로 홀에서 자기도 한다. 식사도 저녁은 6천원, 아침은 4천원으로 착한 가격에 비하면 제법 먹을만하다. 인천을 출발한지 12시간만에 위해항에 도착하여 곧바로 찾아간 곳이 곤유산이다.
<곤유산 구룡지관광지 들머리>
곤유산(923m)은 중국 산둥성(山東省) 옌타이시(烟臺市)와 웨이하이시(威海市) 경계에 위치한 바위산이다. 인근의 노산과 비슷한 분위기의 화강암 바위산으로 산세가 우람하고 빼어나다. 태산, 노산과 더불어 산둥성의 3대 명산으로 국가급 산림명승공원이다. 면적은 153㎢로 북한산국립공원의 2배 정도 크기다.
곤유산의 옛 이름은 고여산(姑余山)이다. 중국 민간에 널리 알려진 여 신선인 마고가 여기서 수련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는데, 그 흔적이 남아 있어 고여산이라 했다고 한다. 곤유산은 도교 전진파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800여 년 전 금나라 때 왕중양(1112~1170)은 땅굴을 파고 그 속에서 정좌하여 도교 전진파를 만들었다. 그 후 7명의 제자를 받아들여 전파한 도교의 성산이며 명산이다. 산 중 곳곳에는 일곱 도사의 수련처가 있었다고 한다.
산행경로는 구룡지 풍경구역 주차장을 출발해 구룡지를 거쳐 오르다가 중간에 구룡정과 용왕각을 거쳐 주차장에 닿는 반쪽짜리 원점회귀 코스다. 콘크리트와 돌로 정비를 하여놓은 등산로는 뚜렷하여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구룡지는 작은 소를 두고 매끈한 바위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수량이 적고 일부는 아직도 얼어붙어 있다.
구룡지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용왕의 9번째 아들인 구룡은 어리고 제멋대로여서 가는 곳마다 큰 비가 내리고 하천이 범람해 백성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를 안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그에게 곤유산에 들어가 벽을 마주하고 반성하라는 벌을 내렸다. 구룡이 벌을 받게 된 후 가뭄이 계속되자 옥황상제는 결국 구룡을 방면하게 되었는데, 그때 구룡이 벽을 벗어나면서 9갈래의 도랑이 생기고 구룡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길이 좋고 정비가 되어 있어 바위산이지만 난코스라 할 만한 구간은 없다. 다만 절벽 구간이 종종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는 있다. 수려하게 올려다 보이는 장엄한 정상부의 암봉을 두고 중간에 길을 꺽어야 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단체관광으로 찾아 왔으니, 일정대로 가이드의 안내에 따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둥반도 동부에서 제일 높은 곤유산은 북위시대 최홍위가 <심육국춘추>에서 곤유산을 ‘해상선산지조(海上仙山之祖)’라고 불렀다. 전설에 따르면 바다 위 신선이 사는 산 중에서도 조상이 되는 산으로 봉래, 방장, 영주 등 신선들이 모두 곤유산에 살았다고 하여 ‘해상 선산의 조’라 한다. 진시황은 세 차례나 곤유산 지역에 와서 불로장생 약초를 찾았고, 서한시대 한문제는 곤유산에서 불로장생의 신선주를 찾기도 했다.
곤유산은 정상인 태박정(泰礴顶)을 비롯 창산봉, 봉황봉 등 72개의 봉우리가 연봉을 이루며 솟아 웅장한 아름다움을 지닌 바위산이다. 목본식물 300여 종, 초본식물 600여 종, 화훼류 350여 종으로 풍부한 녹색식물의 보고이며 사계절 산림의 변화가 뚜렷하다.
등산코스는 4개로 나눌 수 있다. 곤유산 정상(태박정) 코스는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어 등산객보다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곤유산의 주봉인 태박정을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80% 이상이 돌계단이며 왕복 6km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창산봉(672m)은 곤유산 전체 줄기에서 떨어진 외곽봉이다. 자연미 있는 산행의 맛을 즐기려는 한국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구룡폭포>
다담계곡 코스는 주능선상의 중간지점인 봉황봉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다. 계곡이 넓고 커서 여름철 산행에 적합하다. 태박정과 연결하는 코스로 이용하기도 한다. 종주 코스는 곤유산 서쪽 끝인 곡씨마을에서 출발해 주능선을 걸어서 정상 태박정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입산허가를 따로 받아야 할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자연미 넘치는 코스라고 한다.
구룡폭포 옆으로 오르는 코스는 매우 가파른 돌계단길이다. 잠시 헐떡이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구룡폭포 상단으로 올라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구룡정으로 향한다. 그 아쉬움이 너무 커서 기회가 된다면 태산이나 적산과 함께 별도로 산행을 하러 찾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구룡폭포는 높이 100m의 바위벽 아래의 폭포와 계곡을 말하며 지세가 절묘하고 폭포의 낙차가 커 ‘산둥성 제일폭포’라고 한다. 이정표에도 구룡못 방향을 알리는 한글이 적혀 있어 한국 등산객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갈수기의 폭포는 수량이 적어 장엄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구룡정으로 향하다 뒤를 돌아다 보면 북한산 인수봉 같은 커다란 암봉군락이 도열한 정상부가 시야에 닿는다. 멋지고 장쾌한 암봉군락이다. 그 모습은 구룡정에 올라 바라볼때 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지금 우리가 오르는 코스는 정상부가 아닌, 정상부를 조망할 수 있는 코스로 가고 있는 것이다. 실망스럽지만 워찌 하겠는가?
언 제 : 2014년 2월 25일(화) 맑음
어데에 : 중국 산동성의 곤유산(곤륜산) 구룡지관광지
누구와 : 연, 정과장
<관광객들의 정상이라 할 수 있는 구룡정>
곤유산이 대부분 바위산이지만 곤유산 주변의 낮은 산들도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으로 바위틈에 뿌리박은 소나무들이 운치를 더한다. 그러나 그 아름답고 장쾌한 모습은 스모그에 가려 멀리 조망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가 극성인 계절이고 중국의 북경등은 심각한 수준이라하여 걱정을 하였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에 비하여 매우 양호한 편이다.
<바위산을 깍아 만든 등산로>
<정상으로 이어진 바위산 줄기>
<곤유산 정상부 중계탑>
관광객들의 정상이라 할 수 있는 팔각정인 구룡정은 또 다른 경치의 묘미가 있다. 백미는 구룡정에서 본 정상부의 창산봉이다. 거대한 바위로 이뤄진 암봉들이 용틀임치듯 치켜올라 하나의 거대한 바위산을 만들어 놓았다. 일관된 바위 색깔과 균형미를 갖춘 창산봉은 마치 고고한 암봉으로 용이 웅크리다 굳어 버린듯 듯하다.
<구룡정에서 바라본 들머리 저수지>
<구룡정에서 바라본 구룡폭포>
<홈통바위>
<곤유산의 주변산을 당겨보니>
<동행한 연, 정과장의 개폼>
<구룡폭포를 돌아 내려오는 등산로>
구룡정을 지나면 하산길이다. 구룡각 지척에 작은 용왕각이 있다. 용왕각은 산신을 모시는 산신각처럼 불법수호신인 용왕을 모시는 전각이다. 용왕각을 지나자 콘크리트 계단길은 한껏 고도를 낮춰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날머리 송림사이로 쉼터가 만들어져 있고 쉼터에는 소풍을 나온 남여 한쌍이 먹거리를 나누며 한껏 줄거움에 취해있다. 비록 곤유산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곤유산의 장업함과 수려함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던 같다.
<용왕각>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
<멀리 보이는 구룡폭포(전우>와 정상인 창상봉(후좌)>
<물탱크와 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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