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의 날씨는 온화하다. 위도상 우리나라의 대략 부산과 포항사이에 위치하지 않은가 짐작되나, 해양성 기후로 인하여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1월 중순임에도 정원이나 공원에서 쉽게 동백꽃도 볼 수 있고 화단에서 꽃을 볼 수가 있다. 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왕이 존재하고 있으며, 왕이 살고있는 천왕궁(황거)도 존재한다. 실질적으로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에게 권력이 있으므로 왕이 실질 권력을 지니지 못하였으나, 국가의 중요 문서에 결재도장인 황금옥쇄를 찍고 있어 나라의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황거는 왕실의 가족들이 생활을 하는 천왕궁(원래 천황궁이 맡겠지만 여기서는 천왕궁으로 씀)으로 원래 수도인 교또의 에도성이 시초다. 교또가 수도였던 시절에 교또에 자리한 천왕궁은 거대함을 자랑하였으나, 1590 년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시대의 개막과 함께 막부(일본의 무권실권자)의 허락을 받아 새로운 수도인 도쿄에 80만평 규모로 축소하여 궁을 새로 짖고 이곳으로 옮겨 살게되었으며, 그동안 도쿄성 · 황성 · 궁성으로 이름을 변경한 2차대전 후로 황거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현재는 황궁 주변에는 경시청, 도쿄 소방청, 기상청, 국토 교통성 국토 지리원 등 대사관이나 대법원, 국회 의사당 등 주요 국가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평상시는 황거에 들어갈수가 없지만, 일년에 몇 번 정해진 날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하며, 극히 일부는 개방되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어 있으며, 고층 빌딩이 빽빽한 도심속에 자리하여 우리의 고궁과도 비교가 된다. 특히 자객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설치된 황거를 둘러싸고 설치된 호수같은 인공해자는 과거의 일본천왕의 권력과 권의를 느낄수가 있다.
천황궁(황거)앞 광장에 말탄 무장의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 그 동상의 주인공이 바로 '쿠스노키 마사시게다, 쿠스노키 마사시게는 남북조시대(1336~1392) 때 일본의 천황은 힘이 없었으며 바쿠후(막부)라고하는 무장들이 실권을 행사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천황을 이용하던 때에 형제인 다이고가 교토를 탈출하여 남쪽으로 가서 남조를 열어 일본에 2명의 천황이 양립되는데 쿠스노키 마사시게는 남조의 천왕을 위하여 싸우다 전사하였다고 한다. 하여간 우리나라의 이순신장군과 같이 일본 충신의 상징적인 인물로 보고 있다.
80만평의 황거는 자객의 침투를 막기위하여 두겹의 해자를 주변에 설치하여 놓았으며 지금도 1200명의 경비, 관리등이 궁안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오던 중 스쳐 지나온 영친왕이 살던 가옥을 보았는데 볼모로 끌려가 살다가 생계가 어려워 집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웬지 쓸쓸함을 감출수가 없다.
2차대전을 일으키고 패망한 전범국의 주역들이 사형에 처해지면서도 천왕만은 지키려 한 것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나라를 빼앗긴 왕실이라 하여 모든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고 영친왕의 입국조차 허럭하지 않아 왕실의 후손들이 생계가 어려울 정도의 곤경에 처하여 불모의 타국에서 쓸쓸히 생을 마친 것에 비하면 지금도 아직도 서로 물어 뜯는데 혈안된 우리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황거 앞으로는 너른 잔듸밭과 분재처럼 잘키운 해송(일본에서 개량하여 흑송이라고도 부름)이 자리하고 너른 광장도 조성되어 있다. 우리는 도심의 광장하면 시위문화가 생각나지만 이곳은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여도 질서 정연하여 사고 하나 일어나지 않는다는 재일교포 가이드의 설명에 조금은 위축되는 자존심을 어쩔수가 없었다.
<해자>
일본의 역사에는 난세3웅이 있다. 중세의 일본은 전국시대로 끊임없는 내전에 휘말려 왔으며 이를 평정함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다 노부나가" 그리고"도쿠가와 이에야스"등 3웅이 있었다. 실제로 막부의 권력 장악과 함께 천왕은 권력을 잃었지만 지금까지 일본의 상징으로 이어지는 것은 한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드넓은 잔듸밭과 해송>
많이 알려진 일화로 "오다 노부야가"는 새가 울지 않으면 그냥 죽여 버렸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강제로 새를 울도록 만들었으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때까지 기다렸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야스"의 슬기로움과 총명함이 더욱 빛을 발하게 하는 것은 그의 "기다림의 미학"이다. 기다림으로 천하를 평정하며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 그야말로 난세 3웅중에서도 으뜸이 아닌가 싶으며, 조급증에 안달하는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아닌가 싶다.
<자객의 침투를 막기 위하여 설치한 해자>
<경비실>
<당겨본 경비실>
황궁 주변은 시민들의 런닝 코스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황궁 주변에는 조깅이나 걷기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가 있다. 황거주변을 한반퀴 돌면 5km 정도이고 신호도 없기때문에 멈추지 않고 달리기 좋고, 숲이 우거지고 경치가 좋으면서도 적당한 경사의 업다운이 있어 도심에서 달리기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다고 한다.
<분재같은 해송(흑송)>
<숲속으로 보이는 건물>
일본에서는 도심에서도 간간히 신사를 볼 수가 있다. 신사는 조상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살아 생전 업적이 있거나 존경받는 사람들의 위패를 모시고 참배하며 자신의 소원을 빌고 있다. 내세보다는 현세를 중시하는 일본인의 특성같은 것이 엿보인다. 주변 피해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꾸니 신사에 참배하는 일본 극우의 모습에서도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오래도록 지속하고자 하는 야욕때문에 나라간의 갈등을 키우면서도 야쿠스니신사에 참배를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미움과 걱정이 앞선다.
<황거 주변의 해자>
<도심에 자리한 신사>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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