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이 그리운 이원장님의 요청으로 병원가족들과 속리산을 찾아간다. 화사한 단풍산행을 목적으로 하였으나, 불행하게도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와 비로 인하여 대부분 낙엽이 지고 산판은 스산하게 변해 있다. 버스 진입을 원천봉쇄하는 화북관리소를 못미쳐 주차를 하고 산으로 오른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오송폭포와 성불사는 구경도 하지 않고 달아난 선두팀을 따라 잡느라 바쁘다.
기암과 암봉이 도열하고 있는 우리나라 8대명산 중 6대명산에 속하는 속리산은 화양, 선유, 쌍곡 등 3개의 계곡을 합쳐 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다. 신라 때, 최치원은 속리산을 찾아 "바르고 참된 도는 사람을 멀리 하지 않는데 사람은 그 도를 멀리 하고, 산은 속세를 멀리하지 않는데 속세가 산을 멀리 한다."고 읊어 '속리'라 불렀다. 속리산은 백두대간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줄기 가운데 위치하여 충북 보은군, 괴산군과 경북 상주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해발 1,057m인 속리산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 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여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을 만들어 가히 절경을 이루고 있어 광명산, 미지산, 소금강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들머리를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귀가길 운전 책임에 미리 마셔두자는 정과장의 속샘으로 술판이 벌어졌다.
스트레스로 퍼부은 과음과 좋지 않은 허리때문에 극히 불량한 컨디션으로 배낭도 없이 어슬렁 어슬렁 후미에 달라 붙어 산을 오른다. 십수번은 오른 듯 한 속리산의 풍경은 고향의 산처럼 눈에 익고 정겹다. 그리 가파르지 않고 유순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작은 바위군락인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쪽으로 청화산과 시루봉 능선이 마루금을 이루고 남쪽으로 칠형제봉 암릉이 늠름하게 올려다 보인다.
전망대▲
칠형제봉능선 암봉▲
청화산-수리봉 능선▲
암석지대▲
암석지대를 지나 목조다리를 건너면 산은 잠시 가파라지고 너럭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이 곳에 서면 문장대에서 화북으로 흘러 내리는 동릉의 암봉들이 올려다 보인다. 전망대를 떠나 조릿대가 무성한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쉼터에 다다른다. 쉼터 옆으로 암봉이 하나 있고, 암봉을 타고 올라 암봉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동릉과 함께 숲에 가려 있던 산판이 막힘없이 조망되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전망대▲
전망대 암봉▲
전망대 암봉 상단▲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다시 한 번 가파르게 오르면 등산로가 유순해지며 문장대 안부의 너럭바위에 오르게 된다. 높이 1,058m로 소백산맥에 속하는 속리산은 주위에 청화산, 조항산, 백악산, 도장산 등과 이웃하고 있다. 북서쪽에 솟은 묘봉(874m)에서부터 남동방향으로 관음봉(985m)·문장대(1,033m)·입석대·비로봉·형제봉(803m) 등이 이어져 있다.
속리산은 동쪽 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은 낙동강 상류로 흘러들며, 남쪽 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은 금강으로, 서북쪽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한강으로 흘러들어 삼다수라고도 한다.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소나무·졸참나무·신갈나무·잣나무·전나무·버드나무 등 수림이 울창하다. 특히 산록에 우거진 조릿대(산죽) 숲이 장관이다. 기암고봉, 울창한 수림, 깊고 수려한 계곡, 폭포 등의 뛰어난 자연경관과 법주사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유적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 일대가 1969년에 국민관광지로,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84년 충청북도 괴산군의 화양동도립공원이 국립공원에 편입되어 총면적은 283.4㎢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보은속리산이라고도 하는데, 상주속리산 쪽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법주사와 같은 유서깊은 사찰이 없고 교통과 숙박시설 등이 불편하기 때문이었는데, 요즘은 교통이 발달하여 가장 빠르게 문장대로 오를 수 있는 화북쪽으로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상주시에 속하는 문장대는 공원 내 최고의 명소이며, 정상에는 50여 명이 앉을 수 있다. 문장대 오름길은 연이어 몰려드는 많은 등산객들로 트레픽을 이룬다.
문장대▲
문장대는 원래 큰 암봉이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운장대(雲藏帶)라 했으나, 조선조 세조가 단종을 폐위시키고 병이 나서 요양하러 속리산에 왔다가 운장대 암봉에 올라 하루 종일 글을 읽었다 하여 문장대로 불리게 됐다고 전한다.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을 하고 있을때 하루는 "월광태자라" 자칭하는 귀공자가 꿈에 나타나 동쪽으로 시오리 올라가는 곳에 영봉이 있으니 그곳에 올라가 기도를 올리면 신상에 밝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세조가 신하들을 데리고 온종일 올라가 보니 하늘위에 오른것 처럼 사방이 구름과 안개속에 가린 영롱한 봉우리가 보였다. 그러나 위태로운 바위라 오를수 없어 철못을 박고 밧줄을 늘어 정상에 올라보니 널따란 반석위에 책 한권이 놓여 있었다. 세조가 집어보니 오륜과.삼강을.명시한 것이라 세조가 크게 감동하고 하루종일 그 자리에서 글을 읽으며 신하들과 강론을 하였다 하여 그 뒤부터 이봉을 "문장대"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동북능선▲
<동국여지승람>에는 ‘속리산은 원래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어 구봉산이라고 하며, 신라시대 때부터 속리산이라 불리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로부터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문장대에 서면 산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서북능선▲
속리산과 정상 문장대 주변의 경관과 조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문장대(1054m)를 가리고 있던 44m 높이의 통신용 중계탑과 22m 높이 송전철탑이 철거될 전망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관련기관과 협의하여 문장대 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정상에 있는 철탑부터 제거하여 문장대 상부 경관을 사방이 확 트인 원래 이름 그대로의 문장대 운치를 제대로 살릴 예정이라 한다.
관음봉▲
백악산▲
▲관음봉과 문장대
문장대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펼쳐진다. 서북능선이 관음봉을 지나 묘봉으로 장쾌하게 뻗어 나가고, 동북릉과 칠형제봉 암릉이 화북으로 뻗어 나가고, 신선대와 입석대를 지난 암릉이 천왕봉까지 남쪽으로 이어진다. 북으로는 아기자기한 백악산 능선 마루금이 발 아래로 늘어서 있다. 속리는 이렇듯 명산의 이름을 자랑하듯 수려한 모습으로 뽐내고 서 있다.
묘봉은 여러번 오른 산이지만 12시간에 걸쳐 고단한 산행을 한 서북능선은 오래되었지만 나의 산행사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다. 속리산 주능선은 지난 가을에도 홀로 걸었던 산이다. 가을색이 퇴색된 능선의 회색빛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대신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끝없이 늘어선 기암과 암봉군락의 수려함이다.
문장대를 내려와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주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문수봉을 지나 청벽대를 지나면 수려한 암봉들이 군락을 이루고 늘어서 있다. 작은 굴곡을 오르고 오르고 내리며 걷는 것도 아기자기하고 주능선은 그리 힘든 구간이 없으며, 가끔씩 만나는 조릿대 군락의 매끄럽고 푸른잎이 햇볕에 반짝이는 모습도 정감 어리다.
주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어쩌다 등산로가 가지를 치는 곳이 나온다. 등산로 가지로 들어서면 대부분 주능선에서 보기 어려운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발걸음이 바쁘겠지만 산행을 할때면 여유를 갖고 두루 둘러보고 다니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등산이 아닌 유산(遊山-산에서 놀다)이 되어야 산행도 재미 있고 피로도 덜 느끼게 된다.
청벽대▲
조릿대 군락지▲
신선대▲
청벽대를 지나 신선대로 올라서면 휴게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간단한 식사나 차와 막걸리 등을 먹을 수가 있다. 감자전에 동동주로 목을 축이고 잠시 쉰다. 휴게소 앞으로 신선대 너럭바위가 있다. 너럭바위에 오르면 등산로에서 수목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암봉군락을 한 번에 조망할 수가 있다.
입석대▲
석굴▲
멀리 보이는 문장대▲
신선대(좌후)와 입석대▲
홀로 무슨 생각을~
신선대를 지나 입석대와 비로봉에 오른뒤에 천왕봉 안부로 내려선다. 안부 내림길은 조릿대 군락이 드넓게 펼쳐저 있고 수려한 암봉이 비로봉의 말미를 장식하고 있다. 조릿대군락 안부 내림길에서 앞으로 올려다 보이는 천왕봉이 지척으로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잠시 여유를 부리며 사진에 담아 본다.
홈통바위▲
해골바위 능선▲
해골바위▲
조릿대 군락지▲
천왕봉▲
물개바위▲
석문▲
안부에는 석문이 앞을 막고 있다. 석문을 빠져나와 조금 오르면 출입금지 돤 홈통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잠시 암봉 사이를 빠져 나오면 암봉군락은 끝이 나고 장각동코스 분기점이 있는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 가파르게 산죽군락 사이로 오르면 천왕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비로봉▲
장각동 등로 분기점 헬기장▲
천왕봉 오름길 조릿대군락▲
천왕봉 정상▲
속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은 ''천황봉(天皇峯)''으로 부르다 ''천왕봉(天王峯)''으로 개명되었다. 천왕봉은 해발 1057m이다. 옛날부터 천왕봉이라 부르던 것을 일제가 일본천황의 위용을 부각하기 위하여 천황봉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어 일제잔재의 청산 차원에서 천왕봉으로 개명하였다고 한다.
천왕봉에서의 조망도 일품이다. 남으로 도장산과 형제봉 능선이 뚜렷하고 동으로 조항산에서 이어진 청화산과 시루봉 능선이 마루금을 이루고 발 아래로 우리가 하산하여야 할 장각동이 아스라히 내려다 보인다. 천왕봉도 오늘은 만원이다.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찍고는 급히 하산을 서두른다.
장각동▲
비로봉 동릉▲
하산길▲
천왕봉에서 헬기장으로 돌아 와 장각동으로 향한다. 장각동 내림길은 부드러운 흙길이 많고 유순하여 걷기가 좋다. 좋은 풍경은 없지만 능선에 들어선 황장목 군락이 나름 운치를 더한다. 유순하던 능선이 된비알로 바뀌면서 낙엽 쌓인 등로는 미끄러워 진다. 된비알을 내려서면 계곡에 물소리가 들리고 길은 매우 유순해 진다.
계곡에서 잠시 흐른땀을 씻어내고 장각동으로 내려선다. 장각동 날머리에서 장각폭포까지는 포도를 따라 한참을 걸어야 한다. 도로가 좁아 차량출입을 제한하지만 정과장이 버스로 마중을 나와 편하게 장각폭포로 이동한다. 장각동에는 문화재인 칠층석탑이 있지만 들리지 않고 버스 안에서 힐끗 쳐다보고 지나친다.
언 제 : 2012년 11월 3일(토) 맑음
누구와 : 창민산악회(제천병원.제천노인병원) 18명
어데에 : 속리산(화북~문장대~천왕봉~장각동) 7시간 소요(먹고 쉬고 포함)
속리산 등산지도▲
금란정▲
장각폭포는 사극이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폭포다. 6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우기인 여름철이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폭포 상단에 금란정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장각폭포에 도착하여 장각폭포를 한 번 둘러보고 준비한 김치찌게로 뒤풀이를 하고 돌아 온다. 장각폭포를 이웃하여 경북의 비경이라고 자랑하는 쌍룡계곡이 있어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화북은 '우복동'이라 하여 소의 뱃속처럼 편안하여 전란에도 평안을 유지하는 고장이라고도 한다. 장각폭포▼
속리산 서북능선 : http://blog.daum.net/suhan55/11144356
홀로 걷는 백악산 : http://blog.daum.net/suhan55/11586502
청화산 . 시루봉 : http://blog.daum.net/suhan55/15962792
100대명산 구병산 : http://blog.daum.net/suhan55/15963003
도장산과 쌍룡계곡 : http://blog.daum.net/suhan55/12009968
조망제일의 조항산 : http://blog.daum.net/suhan55/15962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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