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월악산 만수계곡. 만수봉. 용암봉 산행

바위산(遊山) 2012. 7. 3. 05:09

<월악산 만수능선과 영봉>

 

 

만수봉(萬壽峰 983m)은 월악산 자락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만수봉암릉이 8km쯤 뻗어 나가다 솟아오른 암봉으로  남릉상의 최고봉이며, 용암봉의 모산이다. 즉 만수봉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상에 용암봉이 솟아 있다. 암반계곡과 단풍이 아름다운 만수골의 이름을 빌어 만수봉으로 불려지고 있으며, 산세가 가파라 오르기가 그리 만만치 않은 산이다.

<만수봉 등산지도>

만수봉은 백두대간 주능선에서 월악산을 살짝 비켜 앉아 만수계곡 건너편에 있는 포암산과 마치 오누이처럼 다정스런 모습을 하고 있는 산으로 포암산과 함께 암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포암산과 산행코스도 비슷하다. 만수봉 부근의 산들이 모두 그렇듯, 만수봉도 한폭 그림처럼 해묵은 노송들이 바위사이에 군락을 이루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산이다.

미륵리 느릅재를 지나 미륵사지에서 송계계곡을 따라 1km 지점의 만수휴게소를 지나면서 바로 만수교가 나오고 우측 계곡에는 육각형의 정자가 있는데, 이곳이 만수계곡의 초입이자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으로 만수봉 등산은 대부분 이곳에서 시작된다. 산행의 진입로가 되는 만수골계곡에는 자연학습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산행에도 좋으며 여기저기 해설판과 안내판이 붙어있다.


<용암폭포>

만수골 입구 흙베루를 지나서 자연학습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작은골과 함께 목조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고 난 뒤 조금 걸으면 왼쪽으로 오르는 철계단과 이정표가 나온다. 만수산의 등산은 이 곳에서 시작하여 용암봉 - 만수봉 - 만수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인 코스로 예전에 이 곳으로 오른적이 있다. 그러나 오늘은 역으로 만수계곡을 타고 오른다.

<만수계곡 들머리>

 

 

<미래자연체험관>

 

 

<송유채취가마>

오르다보면 송유채취가마가 나온다. 송유란 소나무 송진을 연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정제한 것으로, 2차대전이 한창이던 일제말기에 전쟁에 필요한 연료가 부족해진 일본이 항공기 연료 등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송진을 채취하였으며, 1960년대 공업화를 시점으로 부족한 연료나 고무제품생산에 필요한 첨가제로도 채취되었다고 하며, 이 송유채취가마는 1960년대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내렸지만 바짝 마른 산판이 물을 흡수한 탓인지, 계곡의 수량은 그리 많이 늘지 않았다. 계곡을 타고 오르다 보면 경치좋은 계곡에는 으레히 산꾼들이 자리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계곡을 타고 오르는 길은 완만하고 숲이 울창하여 걷기가 좋다. 모처럼 동행한 딸래미와 마누라는 쉼없이 오르기만하고, 나는 계곡으로 들락거리며 사진을 찍다보니 따라가기가 바쁘다.

헉헉대며 오락가락 따라 오르다 보니 땀은 비오듯 흐르고 다리는 무거워진다. 오르다보면 두개로 연결된 목조다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자연학습탐방로는 끝이난다. 자연학습탐방로만 돌아 보실 분들은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 계곡하류로 원점회귀를 하면된다.

만수계곡은 울창한 숲과 함께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이 아름다운 곳이다. 계곡의 암반은 가끔씩 작은 폭포를 만들어 놓고 있다. 특히 만수계곡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가을 단풍철에 덕주봉 암릉을 타고 만수봉에 오르거나, 포함산에 올랐다가 만수계곡으로 하산을 하면 계곡을 가득채운 울창한 단풍이 황홀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오래전에 포암산으로 올라 만수봉을 거쳐 가을단풍이 한창인 만수계곡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계곡암반>

 

 

<작은 동굴 쉼터>

 

 

 

 

 

언   제 : 2012년 7월 1일(흐림)

누구와 : 마누라와 딸(3명)

산행지 : 월악산 만수봉(만수교~만수계곡~주능선~만수봉~용암봉(우회)~만수교 : 4시간)

 

 

 

 

 

 

 

 

 

 

 

 

계곡은 길게 이어진다. 성질급한 몇마리의 매미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울어대고, 작은 폭포를 만들며 흐르는 물소리와 영역을 침범한 산객에게 거부인지 반김인지 모를 산새 소리만이 산속의 정적을 흔들어 놓는다. 계곡이 가늘어 지고 산죽군락이 나오면서 등산로는 조금씩 경사를 더하다 통나무계단을 가파르게 오르면 주능선에 오르게 된다.

주능선은 참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고, 만수봉 0.6km ↔ 포함산 4k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예전에 포함산으로 올라 만수계곡을 타고 내려오는데, 3.5시간이라는 단축 기록을 세운적이 있다. 거의 산악마라톤 수준의 산행이었는데, 이제는 마누라 꽁무니 따라 가기도 버겁다. 달도 차면 기운다하나, 찬것도 없이 기울어 가는 세월이 덧없기만 하다.

<우회로 테크>

 

 

<정상 오름길>

 

 

주능선은 잠시 부드럽다가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된비알을 오르면 목조테크를 타고 암봉을 우회하여  정상에 서게 된다. 노송 두어 그루가 서 있는 정상에는 이정표가 서 있다. 만수봉은 방향감각을 잃기 쉬운 산이다. 만수계곡에서 주능선으로 올라 능선을 꺽어 오르고 숲이 울창하여 조망이 쉽지 않기 때문에 위치에 따라 방향이 바뀌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길을 묻는 산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정상에는 바위 몇개가 널려 있어 쉼터 역할을 한다. 정상에 서면 북으로 이어지는 월악산 주능선인 만수봉 암릉이 길게 이어가다 연꽃처럼 봉긋한 영봉(상봉)을 일구어 놓는다. 월악산 상봉 왼쪽 아래로는 가뭄으로 수위가 줄어 황량하게 보이는 충주호가 아스라히 내려다 보인다. 참으로 장쾌하고 아름다운 산 월악이다. 

<송림>

 

 

오를때도 주능선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더니, 하산길 주능선에도 많은 철쭉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철쭉군락지 주변으로 아름드리 적송이 하늘을 찌를듯 서 있어 좋은 풍경을 만들어 준다. 능선상의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에 서면 앞으로 출입금지 구역인 박쥐봉이 오똑하고 박쥐봉 너머로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이 아스라히 보이고, 남으로 우리가 지나온 만수봉이 노송가지 사이로 올려다 보인다.

<박쥐봉(좌) 주흘산(우)>

 

 

<만수봉>

 

 

 <용암봉 단애지역>

 

 

<만수봉 암릉구간>

 

 

<능선 암릉구간>

 

 

<적송군락 구간>

만수봉 내림길에서 전망대를 지나면 용암봉 암릉구간에 다다른다. 용암봉 등산로는 우회로가 발달되어 있고 대부분 우회를 한다. 용암봉에 오르고 싶지만 부지런히 도망가는 마누라와 딸래미를 따라 잡느라 포기하고 만다. 홀로 호젓한 산행을 할때는 모두 올라보고 둘러보지만 동행이 있을때는 홀로 즐길만한 여유가 없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이 나이에 마누라 놓치면 밥과 빨래는 누가 해주나, 부지런히 따라가는 수밖에.....ㅠㅠ 

<박쥐봉-우로 북바위산 화강암반>

용암봉을 우회하여 조금 내려서면 쭉쭉뻗은 아름드리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노송군락지에 다다른다. 이것을 황장목이라 하던가? 예전에도 이곳에 오르면서 감탄을 하고, 오랜 기억속에 살아 있는 곧게 자란 적송군락은 군데군데 송진채취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어 식민수탈과 함께 가난의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급격히 울창해졌지만 경제수림이 별로 없는 아쉬움이 크다. 

 

 

 

적송군락을 지나면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가 나오고 이곳부터는 된비알을 내려서야 한다. 된비알을 버벅이며 내려오다 몇개의 바위와 잘생긴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에 서게 된다. 이곳에 서면 만수골 초입이 송림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고, 탄항산 마루금 너머로 여섯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산 부봉의 도열이 멀리 보인다.

<만수골>

 

 

<부봉>

 

 

<쉼터>

 

 

<아휴! 내 발가락아 ....ㅠㅠ>

 

 

쉼터에는 만수교 0.9k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울딸 운동화를 신고 등산을 하더니 가파른 내림길에 하중이 쏠려 발가락이 많이 아픈 모양이다. 쉼터를 지나 철책을 잡고 가파르게 내려서면 철계단이 나오고 다시 가파르게 내려서 마지막 철계단을 내려서면 만수계곡 갈림길로 내려서게 된다. 모처럼 찾아온 만수봉 산행은 땀을 듬뿍 흘린 좋은 산행이 된 것 같다. 계곡에는 더위를 피하여 찾아온 일가족이 한가롭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어 정감어린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38023



노인전문정신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