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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 자드락길 3코스 '얼음골 생태길'

바위산(遊山) 2012. 5. 28. 12:29

<능강교.용주폭>

세상살이가 복잡해지고 사람들끼리 정을 붙히고 살아가는 것도 예전만은 못 한 것 같다. 그래서 주말이면 속세를 떠나 자연과 같이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각박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살이 속에 늘 변함없는 것이라고는 자연뿐인 듯하다. 자연은 오래된 친구처럼 아련한 동경과 그리움 같은 것을 만들어 주고 배려와 포용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능강교.ES리조트>

 

 

<들머리 팬션.매점>

석탄일이 낀 3일간의 황금연휴를 딸래미 이삿짐 날라주느라 서울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늘은 능강계곡 탐방로인 청풍호 자드락길 '얼음골 생태길' 트레킹에 나섰다. 청풍대교를 지나 옥순대교로 향하다 보면 ES리조트가 올려다 보이는 정방사 입구 능강교가 나온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계곡으로 들어서면 안내판과 함께 능강2교 앞으로 '얼음골 생태탐방로'가 나온다.

<청풍호 자드락길 3코스 안내도>

 

 

능강계곡은 쌍벽담, 몽유담, 와운폭, 관주폭, 용주폭, 금병대, 연자탑, 만당암, 취적대 등 아홉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계곡으로 능강9곡이라 불렀던 곳이다. 특히 "꿈속을 보는 것 같다"고 하여 몽유담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절경의 대부분인 1~4곡이 청풍호에 수몰되고 5곡인 용주폭 또한 능강교 건설로 제모습을 잃었으며, 시문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상류의 금병대도 멸실되고, 지금은 연자탑, 만당암, 취적대만이 남아 있어 아쉬움을 만들어 주는 계곡이다.  

탐방로로 들어서면 오랜 가뭄으로 그리 많지 않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함께 길옆으로 돌탑들이 늘어서 있다. 연자탑을 못미쳐 쇠파이프로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간이 출렁다리가 나온다. 이곳이 수려한 암릉을 자랑하는 망덕봉 산부인과바위와 소용아릉으로 오르는 길이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연자탑이 나온다. 그러나 연자탑은 수목이 울창하게 조망을 가려 그 모습을 제대로 보기는 어렵다.

<연자탑>

연자탑(연자암) 정상 서쪽의 족두리바위 상단은 제비가 머리를 눌러쓴 듯하고 제비가 동쪽을 향한곳은 능강구곡의 발원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금수제일의 형상이라 한다. 족두리바위는 여인의 족두리를 얹은 모습으로 한 기생이 일본장수와 칼춤을 추다 바위에서 떨어져 소에 빠져 죽었다하여 기생소라 부르기도 하며, 족두리바위를 기생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제비소>

 

 

 

 

 

<돌탑길>

 

 

유난히도 돌탑을 많이 쌓아 놓은 돌탑길 끝머리에 넓은 묵밭이 나오고 얼키설키 쇠파이프를 엮어 만든 출렁다리를 건너면 작은 암자가 나온다. 암자라기 보다는 판자집처럼 초라한 암자 주변으로도 여기 저기 돌탑을 쌓아 놓았다. 이 암자 앞으로 흐르는 계곡은 수려한 암반과 계곡을 덮은 수목이 울창하게 그늘을 만들어 놓아 여름철 피서지로 아주 좋을 듯하다.

<암자밑 암곡>

 

 

<암자 들머리>

 

 

 

  

 

 

암자를 나와 다시 오르면 만당암(晩塘岩)이 나온다. 이곳은 능강리 상수도 발원지로 보를 막아 놓은 곳으로 냇물에 드리운 반석에 수십명이 모여 앉아 시상을 섭렵할 수 있으니, 중국 당나라 말기 한시의 작품으로 초(初).성(盛).중(中).만(晩)에 인용한 글귀의 만당(晩塘)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만당암에는 점심때를 맞이하여 한팀의 산객들이 모여 앉아 시는 읊지 않고 오찬을 즐기고 있다.

 <만당암>

 

 

<얼음골 와불>

 

 

만당암을 지나 50m쯤 올라가면 외쪽 계곡에 와불이 하나 누워 있다. 계곡의 암반이 부처님이 누워 있는 듯 한 형상으로 길이가 5m쯤 되는 이 누운 바위를 얼음골 와불이라고 부른다. 와불을 지나면 낙엽송(일본잎갈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일본잎갈나무숲을 빠져나가면 화전민터가 나온다. 

화전전민터는 등산로 주위로 딸뱅이 논밭의 흔적이 지금도 여기저기 뚜렷하게 남아있다. 1960년대 화전민 정리기간 이전에는 26세대의 화전민이 원시형태를 넘지 못하는 열악한 돌담집과 통나무집에 거주하며 계곡주변으로 논밭을 일구고 산비탈을 개간하여 생계를 이어가던 곳이다. 화전생활은 그늘로 인하여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아니하자 산에서 나무를 베어 숯을 만들고 나뭇짐을 짊어지고 능강나루를 건너 청풍장과 수산장에 내다팔아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살던 화전민들은 화전민 정리기간에 모두 떠나고 지금은 낙엽송과 잡목만이 무성하게 덮고 있어 급격한 경제의 발전과 함께 잊혀져 가는 가난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돌다리>

 

 

계곡을 건널때마다 돌다리를 만나게 되고 가끔씩 돌로 탁자와 의자를 만들어 놓아 음식을 먹고 쉬기 좋은 쉼터를 만들어 놓고 있다. 얼음골로 향하는 능강계곡은 비록 갈수기로 인한 적은 수량에도 불구하고 계곡 주변으로 울창한 수목이 뒤덮고 있어 시원하고, 한참을 앉아 쉬다보면 서늘함마져 느끼게 된다.

<취적담>

 

 

오르다 보면 취적대와 취적담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대부문 없어져 버린 능강구곡의 마지막 구곡인 취적대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 옆으로 층층이 돌을 쌓아 놓은 듯한 암봉에 노송이 어울려 있다. 수목에 가려 한눈에 다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으나, 취적대 아래로 취적폭포와 취적담이 함께하여 정취를 더하는 곳이다. 

<취적대>

 

 

 

 

 

취적대를 지나면 숲은 더 울창하여 원시림의 형태를 띠고 있다. 계곡은 가늘어지고 걷기가 나쁜 곳은 돌로 탐방로를 정비하여 걷기에 부담은 없다. 바쁠것도 없으니 중간중간 쉬어가면 간식과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오른다.

 

 

 

언   제 : 2012년 5월 27일(일)

누구와 : 마누라, 소요시간 : 4.5시간(먹고 쉬고)

어데에 : 청풍호 자드락길 3코소 '얼음골 생태탐방로,(능강계곡) 

산은 언제 어느 곳에 올라도 좋다. 그리고 수려한 풍광과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다면 더욱 좋다. 산은 오르는만큼 각지어진 인성을 조금씩 마모시켜 서서히 깨닳음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유산여독서(遊山如讀書)라 "산에서 노니는 것은 책을 읽는 것과 같다"고 하여 "책을 읽는 것처럼 저절로 깨닳음을 얻을 수 있다"라는 말이 생겨 난 것 같다.

<쉼터>

 

 

<낙엽송길>

 

 

원시림처럼 우거진 숲이 흐린 날씨와 함께 숲속을 어둑컴컴하게 만들더니, 이내 천둥이 울린다. 금방이라도 빗줄기를 퍼불듯한 날씨는 몇방울의 비를 떨구고는 잘 참아준다. 계곡 갈림골을 못미쳐 낙엽송 군락지가 나오고 아치형 출렁다리를 건너면 계곡은 두갈래로 나뉘게 된다. 왼쪽 계곡을 타고 오르면 신선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 계곡으로 오르면 망덕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을 타고 오른다. 계곡은 대부분 너덜을 이루고 있으며, 10여분쯤 오르면 얼음골에 다다른다. 얼음골은 '한양지'라고도 부른다. 한양지는 금수산 중턱에 자리한 능강계곡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삼복염천에만 얼음이 나는 빙혈이 있다. 지대가 높은 산봉우리가 남북을 가로막아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아 겨울철에 바위 암석이 차가워지고 물이 얼어 여름 삼복에도 얼음이 나는 곳으로 초복에 얼음이 가장 많고 말복에는 얼음이 줄어 바위를 헤치고 얼음을 캐는 곳으로 이곳에서 얼음을 캐어 먹으면 만병이 통지된다고 한다.

 

 

 

 

 

<찬바람이 나오긴 하는데, 복더위에 와야 느낌이 팍~?>

 

 

<망덕봉 소용아릉>

 

 

<산부인과바위>

 

 

<망덕봉능선 너럭바위>

얼음골 탐방로인 능강계곡은 울창한 수림에 덮혀 있고 계곡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여름철 산행지로 좋은 곳이다. 얼음골을 타고 금수산으로 오를수도 있으며, 계곡탐방만으로 아쉬움이 있다면 암릉이 수려한 미인봉~학봉~신선봉으로 올라서 능강계곡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고, 조금은 난코스인 산부인과바위~소용아릉~망덕봉으로 올랐다가 능강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면 나라안에서 어느 산행지에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는 산행이 될 것이며, 금수산의 진면목을 느낄수 있는 산행이 될 것이다.  

 <학봉 청풍호 전망대>

 

 

 <신선봉 암릉>

 

 

 <미인봉>

 

 

<미인봉 너럭바위>

능강계곡을 타고 올라 망덕봉 소용아릉과 산부인과바위로 하산을 할까 하였으나, 서울서 늦은 밤에 귀가한 피로가 가시지 않아 얼음골에서 계곡을 타고 원점회귀한다. 계곡을 빠져 나오자 때이른 피서객들의 물놀이 하는 모습과 계곡에 자리하고 음식을 즐기는 행락객들의 모습이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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