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용추폭포와 연리지가 있는 <사랑산>

바위산(遊山) 2012. 5. 14. 18:00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청주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성묘도 하고, 장인 장모님도 찾아 뵙고, 고딩 친구들과 은사님을 모시고 거나하게 마시고는 밤이 늦어서야 귀가하게 되었다. 구름이 가득 내려 앉은 흐린 날씨에 황사인지 송화가루인지 모를 뿌연 하늘이 시계를 좋지 않게 한다. 어데로 갈까 하다, 다녀온지가 족히 5~6년은 된 것 같은 괴산의 사랑산을 찾아간다.  

<사랑산>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 상의 장성봉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의 첫 봉우리가 막장봉이다. 이 산줄기가 막장봉 서릉으로 아기자기하고 수려한 산릉을 이어가다 제수리제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남군자산에서 북쪽으로는 군자산, 남서쪽으로 옥녀봉을 떨구어 놓고 갈모봉(582m)에 이어 가령산(535m)을 들어올리곤 610m봉으로 이어지다 610봉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거리에 빚어놓은 산이 사랑산으로 이 능선은 달천에 여맥들을 가라앉힌다.

사랑산은 북으로는 옥녀봉 남서릉과 함께 합작한 용세골, 서쪽 달천강, 남쪽 화양구곡을 품고 있는 화양천 등 비경지대로 에워싸여 있는 형국이다. 이 산은 남쪽 화양구곡을 사이에 두고 도명산(632m)과 낙영산(681m)을 마주보고 있다. 하지만 화양구곡의 화려함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는 가령산, 도명산이나 낙영산과는 달리 유명세에서 뒤떨어지고 교통이 좋지 않아 산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산이다.

몇 년 전 홀로 찾아온 사랑산은 산객도 없고 등산로도 희미하여 알바를 하였던 곳인데, 지금은 괴산서 송면까지 도로가 개설되어 교통이 편리해지고 '패밀리가 떻다'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이효리와 유재석이 뛰어 내린 용추폭포와 연리지목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많은 산객들이 찾는 산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먼 곳에서 찾아온 산객들은 사랑산의 수려함은 잘 모르고, 용추폭포와 연리지를 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사기막마을(전), 아가봉(후좌), 옥녀봉(후우)>

사기막마을에 들어서자 소형차량은 물른 산객들을 싣고온 관광버스도 5대나 주차되어 있다. 산행기점인 사기막 마을엔 주차공간이 없다. 슈퍼뒤에 개인이 주차장을 만들어 놓고 대형버스 1만원, 승용차 3천원의 주차료를 징수하고 있다. 주차를 하고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산행리본이 덕지덕지 달라 붙은 숲길이 나온다. 이곳이 사랑산으로 오르는 지능선 들머리다.

<코끼리바위>

사랑산이 용추폭포나 연리지의 명성에 힘입은 산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사랑산을 별 볼일 없는 산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화양구곡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괴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비경인 용추폭포와, 이 산 이름을 낳게 한 희귀 소나무 연리목(戀理木)도 좋지만, 사랑산 능선에는 괴산의 산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코끼리바위, 코뿔소바위, 사랑바위, 독수리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계속 나타나고 암릉과 수목이 우거진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코끼리바위 암릉길>

 

 

 

 

 

사랑산은 예전에는 용세골 지계곡인 제당골에 제를 올리는 제당이 있어 마을주민들이 제당산으로 부르다가, 몇 년 전에 이 산에서 연리목이 발견되자 괴산군청이 산이름을 사랑산으로 새로 지었다. 들머리에 들어서서 숲길을 걷는 것도 잠시, 곧 암릉이 나타나고 전망바위가 나온다. 전망바위에 올라서면 사기막마을이 발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마을을 지나, 아가봉과 옥녀봉이 마루금을 이룬다.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10분 정도 오르면 아기자기한 암릉인 제2전망바위에 닿는다. 이 전망바위 끝머리로 축 늘어진 코를 지닌 코끼리바위가 오똑 서있다. 코끼리바위에서 10여분 정도 더 오르면 제3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이 전망대는 남으로 수십길 절벽을 이루고 절벽위는 너럭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너럭바위 위에는 커다란 바윗돌이 하나 올라 앉아 있다. 밀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바위 아래로 걱정많은 산객들이 돌을 주워다 고여 놓았다. 이 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코뿔소처럼 생겼다하여 코뿔소바위라 부른다.

<제3전망대>

 

 

<코뿔소바위>

 

 

<낑~낑>

 

 

 

 

 

 

 

 

<지나온 능선길>

 

 

<사랑바위>

 

 

제3전망대를 지나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걷다보면 사랑바위가 나온다. 예전에 사랑산에 올랐을때는 무명바위 였으나, 연리지를 발견하고 사랑산이라 이름지은 것처럼 산의 유명세를 만들기 위하여 사랑바위라 이름 지은 것 같다. 바위 표지판에는 "이곳에서 남여가 키스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고 쓰여 있다. 울마눌 갑자기 달려들어 뽀뽀를 하자고.... 이 나이에 사랑으로 사나? 정으로 살고, 마지 못해 살고....ㅠㅠ

 

 

 

 

 

 

 

 

 

사랑산은 암릉과 기암도 좋지만 암릉구간이 아닌 곳은 송림과 참나무 등 수목이 울창하여 여름산행에도 좋은 곳이다. 더구나 용추폭포가 있는 용소골 계곡이 수려하고 물이 맑아 산행 후 땀을 씻어 내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제3전망대를 지나 610봉에 올랐다가 코뿔소바위가 있는 제4전망대에서 조망을 하고 사랑산 정상으로 가야 하지만 610봉을 우회하는 길이 있어 610봉을 생략하고 우회를 한다.

 

 

 

우회로는 숲이 울창하여 그늘을 만들어 놓았다. 우회로는 다시 주능선으로 이어지고 다시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는 한팀의 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오늘 산행팀은 개별적으로 오신분들을 제외하면 서울팀과 대구팀이 단체로 오신 것 같다. 서울팀들은 등산로를 못찾아 우왕좌왕하고, 대구팀들은 어투때문에 어찌나 시끄러운지,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충북 중북부권이 접근성이 좋아져 대구분들이 충북 중북부권의 명산을 자주 찾고 있는 것 같다. 호젓한 산행을 좋아하는 충청도놈 귀청 떨어지겠으니 대구 아자씨 아줌마님들 조용조용....^^*

<마지막 전망대>

 

 

마지막 전망대에 서면 남쪽 후영리 계곡 건너로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백악산 덕가산 조봉산이 멀리 속리산 문장대와 함께 조망된다. 전망대를 지나 능선을 타고 오르면 왼쪽으로 독수리바위가 보인다. 길이 4m에 높이 2m인 이 기암은 독수리가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부리, 꼬리 등이 실제 독수리와 너무 흡사하다. 수리바위를 뒤로하고 암릉길을 잠시 가파르게 오르면 사랑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독수리바위>

 

 

 

 

 

<사랑산 정상>

 

 

<정상 전망대>

 

 

괴산의 명산들은 대부분 정상에 정상표지석이 있지만 사랑산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정상표지석 하나 없다. 누군가가 아크릴판에 사랑산이라고 써서 소나무 수간에 매달아 놓은 것이 사랑산 정상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표지다. 정상엔 소나무가 들어서 있고 동쪽으로 조금 비껴서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간단히 간식으로 점심을 때운다.

하산은 용세골 끝머리인 달천으로 내려가 용소골을 타고 오르는 길과 가파르게 질러서 연리지와 용추폭포가 있는 중간지점으로 하산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오늘은 용추폭포로 질러가는 코스를 택한다. 예전에는 이 길이 희미하여 길을 찾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하산하는 능선길은 부드러운데다 아름드리 참나무가 능선을 덮어 그늘 이래로 시원하고 편하게 걸을 수가 있다.

능선이 끝나면서 내림길은 급격하게 가파라 진다. 미끄러질듯 된비알을 버벅대며 내려와 용추폭포 방향으로 부드럽게 걸으면 용추폭포 윗쪽으로 연리지가 나온다. 소나무 2그루가 3.3m 높이에서 하나로 융합돼 있고, 하단부 두 줄기 사이 틈새는 약 45cm다. 이 틈바구니 사이로 부녀자가 빠져나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한 용추폭포에 살던 두 마리의 용 가운데 한 마리는 승천하고 승천하지 못한 용이 이 소나무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연리목은 중부지방산림관리청이 보호수(제1997-5호)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연리지>

 

 

<용추폭포>

 

 

연리목에서 하류쪽으로 약 80m 거리에 이르면 용추폭포에 다다른다. 용추폭포 상단부와 하단부는 널찍한 반석지대로, 높이 12m의 수직절벽이 30m 길이로 이어지는 고운 화강암 절벽이 병풍을 친 듯 이어진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져내려 장관을 이룬다. 첫번째 탕 물빛은 쪽빛으로 어른 두 길이 넘는다. 높이 7∼8m의 하단폭포 아래로는 100여 평에 깊이가 무릎밖에 차지 않는 잔잔한 담(潭으)로 마음 놓고 물놀이를 할 수 있다.  

'패밀리가 떻다"는 프로그램에서 이효리와 유재석이 뛰어 내리고 나서 용추폭포는 많은 사람들이 다이빙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아직은 차가운 계곡물에 들기가 어려울텐데도 몇몇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뛰어 내리고 있다. 젊음은 그래서 좋은 것 같다. 소시적 강가의 까마득한 수문위에서 소용돌이 치는 강물로 뛰어 들며 놀던 젊은 시절의 추억이 새롭다. 

용추폭포에서 한참을 쉬며, 젊은이들의 다이빙을 구경하다 사기막으로 향한다. 용추폭포에서 사기막으로 향하는 용소골계곡은 수려하다. 때 이른 것 같은데, 몇 몇 행락객들이 계곡에 자리하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고기 굽는 냄새도 나고 가끔은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모처럼 찾아온 사랑산은 그 아기자기함과 용추폭포와 연리지가 더하여 좋은 산행이 되었던 것 같다. 

* 용세골 입구 - 남쪽 지능선길 - 585m봉 - 560m봉 경유 -  정상 - 남동릉 - 610m봉 - 북릉 - 코뿔소바위 - 코끼리바위 - 사기막리 - 연리목 - 용추폭포 - 용세골 마을 경유 - 용세골 입구( 원점회귀 약 10km, 5시간)

* 사기막리 -  코뿔소바위 - 610봉 - 독수리바위 - 사랑산 - 연리지 - 용추폭포 - 사기막(원점회귀 약4시간)

<사랑산 등산지도>

38013

언   제 : 2012년 5월 13일(일) 흐림

어데에 : 용추폭포와 연리지가 있는 괴산명산 '사랑산'

누구와 : 마누라, 소요시간 : 약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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