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남같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짇날이다. 그러나 강남서 돌아오던 제비가 모두 얼어죽을만한 날씨다. 밤부터 내리던 비는 진눈깨비로 바뀌다 오후가 되니 강한 눈보라로 바뀌어 거세게 흩날린다. 상사,·중삼,·원사,·상제라고도 하는 삼짇날은 음력으로 3이 3번 겹친 길일로 여기며 봄이 본격적으로 돌아온 절기이다. 이 날 흰나비를 먼저 보면 그해에 상복(喪服)을 입게 되고 색이 있는 나비를 보면 길한 일이 있다고 믿었으며, 이날 약물을 먹으면 연중무병하다고 전해진다. 제액(除厄)의 의미로 동천(東天)에 몸을 씻고 교외에 나가 하루를 즐기는 날이기도 하다.
집에서는 진달래꽃을 찹쌀가루에 넣어 둥근 떡을 만들고 참기름에 지진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녹두가루를 반죽하여 익힌 것을 가늘게 썰어 오미자국과 꿀물에 띄운 뒤 잣을 곁들인 화면을 만들어 사당에 올리고 먹는다. 또는 진달래꽃을 녹두가루에 반죽하여 만들기도 하며 붉은색으로 수면을 만들기도 한다. 겨우내 집안에 있던 여자들은 음식을 준비하여 오랜만에 집을 벗어나 산과 들로 나가 진달래꽃을 따면서 화전놀이를 즐기곤 하였다고 한다.
삼짇날은 여흥으로 꽃쌈도 하고 꽃단치기도 끼리끼리 즐기며 젊은 처녀들은 화전을 두고 각기 가사를 지어서 좌상노인의 평을 받고 장원도 뽑는다. 성원 전체가 돌아가면서 가사 한 구절씩 불러서 장편가사인 '화수가'를 짓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용왕당이나 삼신당에 가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원하기도 하고, 농사가 잘 되게 춘경제(春耕祭)를 지내기도 하는 날이다.
<월악도토리묵밥휴게소>
<월악산>
아침이 되어도 그치지 않는 진눈깨비로 인하여 산행을 포기하고 싸우나에서 이발도 하고 땀도 빼며 반나절을 보냈다. 싸우나를 마치고 마트에 들러 해물파전거리를 장만하여 파전에 막걸리 한 잔 보태고 나서 잠시 오수를 빠졌다 깨어보니 오후 2시가 넘었다. 밖을 보니 눈은 그치고 햇살이 화사하다. 산행을 하기에는 늦은 시간이고 간단히 다녀올 곳을 찾다가 악어봉이 떠올랐다. 급히 주주(울 강아지)와 함께 악어봉을 찾아간다.
박달재를 넘어서자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휘날린다. 충주시 살미면 월악산 서쪽에 자리한 신당교를 못미쳐 월악도토리묵밥휴게소가 나온다. 예전에는 월악휴게소라고 하였는데 어느날 간판이 바뀌어 버렸다. 휴게소 2층은 월악산 전망대 역할을 한다. 안내판에는 위 사진과 함께 설명이 있다. 악! 소리가 난다고 하는 험한 월악산이지만 정상부분이 여자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누워있는 산의 형상을 하고 있어 음기가 서려있는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옛 선조들은 월악산 기슭에 있는 덕주사에 3개의 남근석을 세워 월악의 음기를 다스리려 하였으나, 일제때 모두 잘리고 지금은 뿌리만 남아 있다고 한다. 휴게소 마당에는 강아지와 토종닭, 토끼들을 키우고 있어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있다. 2층에 올라 흰눈에 덮힌 월악산을 조망하고 휴게소 앞 도로를 건너면 악어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이 등산로는 삼각점봉을 지나 대미산으로 오르는 길이기도 하다. 길은 쉼없이 가파르고 등산로 주변은 잡목으로 들어차 있어 식상하고 다리를 무겁게 한다. 가끔 마주치는 노송이 위안을 주고 있으나 능선으로 불어오는 광풍이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몰아친다.
오르는 중에 봄산행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봄의전령사인 생강나무가 광풍처럼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속에서도 노란 꽃망울을 틔우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중간에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유람선이 오고가는 충주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충주호 전경은 악어가 몰려드는 풍경을 만들어 놓은 충주호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전망대를 조금 비켜서면 흰눈을 뒤집어 쓴 월악이 웅장하고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서있는 모습이 시원하게 전망된다.
<월악산>
<금수산>
<에구~ 나이가 먹어서인지 이젠 힘드네유>
<악어봉 정상>
가파르던 등산로는 잠시 소나무 능선을 지나 다시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악어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월악휴게소에서 악어봉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느긋하게 오른다고 하여도 한시간이면 족히 악어봉에 오르게 된다. 정상은 몇구루의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소나무가지에 악어봉(448m)라고 써있는 아크릴 표찰이 달려있어 강풍에 떨어질듯 위태롭다. 호수쪽으로는 전망을 위하여 잡목을 잘라 놓았다.
언 제 : 2012년 03월 24일(토) 진눈개비 오라가락, 흐림, 강풍
누구와 : 주주(울 강아지)
어데에 충주호 악어섬 전망대 악어봉(1.5시간)
악어봉은 봉이라고 하기보다는 대미산으로 오르는 능선상의 전망대에 불과하다. 이름 없는 능선상의 전망대를 충주호가 생기고 호반에 잠기고 남은 지형이 악어의 모습처럼 하고 있어 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면서 누군가가 악어봉이라 이름지어 놓았다. 악어봉에서 조망은 일품이다. 비봉산에 올라 내려다 보는 충주호 조망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금 수 산>▲
▼<청풍대교>
그러나 악어봉에 올라 길게 조망을 즐길만한 여유는 버렸다. 광풍처럼 몰아치는 바람에 서있기도 어려울만큼 몸이 휘청거리고 장갑을 준비하지 않은 손은 얼어 붙을 듯하다. 주주도 견디기가 어려운지 내려가자고 낑낑댄다. 시린손을 녹여가며 간단히 몇커트 사진을 찍고는 부랴부랴 하산을 한다. 악어봉은 산행지로의 멋스러움은 없고 코스가 짧아 별도로 산행을 계획할 필요는 없으나, 근처 관광이나 산행지를 찾았을때 잠시 올라 악어들이 몰려 오는 듯한 멋진 풍경을 조망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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