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경기.호남

남도의 소금강 <달마산>과 <미황사>

바위산(遊山) 2011. 8. 29. 11:36

 

<달마산 . 미황사>

 

멀리 땅끝까지 달려와 이틀동안 여러 곳을 둘러보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바쁜 일정과 더위, 그리고 심술부리듯 부술부술 내리는 비와 운무가 칙칙한 여행으로 만든다. 그렇다고 달마산을 포기하고 돌아가기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아름다운 천년고찰 미황사에 도착하니, 궂은 날씨에도 꽤나 많은 관광객이 몰려온다. 미황사를 한바퀴 둘어보고는 미황사 동쪽 등산로를 따라 문바위재로 오른다. 

 

 

 

미황사는 천년고찰이다. 백제때 세워졌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기록상으로는 신라 경덕왕 8년(749년)에 창건된, 아담하고 오붓한 절이다. 단청이 벗겨진 대웅보전은 보물 제947호이고, 응진전은 보물 제1183호이다. 한반도의 가장 남쪽에 자리잡아 불교의 남방유입설을 증거하는 절이기도 하다. 절 마당에서 대웅보전을 바라보는 풍광이 볼만하다. 고색창연한 절집 뒤로 달마산의 송곳 같은 암봉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황사는 나라 안에서도 아름다운 절로 통하기도 한다.

 

 

 

 

 

 

 

세우가 나무가지에 걸렸다 후두둑 거리며 떨어지는 후질근한 숲속을 뚫고 산으로 들어서면 멀지 않아 바위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 크지 않은 산으로 오름에 어려움은 없지만 중턱부터는 너덜길과 바위길을 타고 올라야 한다. 백두산에서부터 굽이치며 남으로 내려오던 백두대간은 지리산에서 가지를 쳐, 호남정맥을 만들어 놓는다. 호남정맥은 너른 남도의 평야를 가르며 내달려 이 땅의 끝에서 멈춘다. 달마산(전남 해남군)은 호남정맥의 끝이자 한반도의 끝자락에 암봉들을 품고 솟아 있는 산이다.

달마산은 해발 489m로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기세가 출중해 예로부터 ‘남도의 금강산’이라고 불렸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가을에는 정상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억새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기이한 바위 능선의 총총히 붙어선 암봉들 사이로 길이 나있다.성난 짐승의 이빨처럼 봉우리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처음 보는 이들은 그 기세에 질린다. 그러나 산행은 어렵지 않다. 미황사 일반적인 등산로는 코스가 짧고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달마산은 이름 자체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예사롭지 않다. 해남읍을 거쳐 땅끝마을로 향하다보면 들쭉날쭉한 바위들이 구름을 끼고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탄성을 자아내는데, 바로 달마산이다. 해무가 산 자락을 타고 올라갈때면 마치 천상의 산인양 신비롭다. 다도해와 나란히 이어지는 능선길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맞으며,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오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산은 온통 운무로 가득하여 조망은 제로인데다 가끔씩 빗방울마져 떨어진다. 그저 희미하게 보이는 암봉들이 대단하다는 느낌만 있을뿐 지척을 분간하기 어렵다. 문바위재로 올라 달마봉으로 향하는 암릉길은 아기자기하다. 산세가 험하긴 하나 잘 발달된 등산로와 위험방지 시설을 설치 하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이라 조용하던 산속에 하나둘 산객들이 몰려온다.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산부인과 바위가 나온다. 굴 안에 들어서니, 비를 피하던 산새인지 박쥐인지 모른는 새가 후다닥 날라가 깜짝 놀라게 한다. 산부인과 바위를 빠져나와 다시 암릉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달마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조망은 전무하고 능선을 타고 운무를 안고 휘도는 바람이 시원하여 흐른땀을 식혀준다. 

 

 

 

 

 

 

 

 

달마산은 왼쪽 끝의 달마산 정상(489m)과 오른쪽 끝의 도솔봉까지 5.1㎞의 암릉으로 이뤄져 있다. 높고 낮음이 각기 다른 기암들이 불규칙적으로 이어져 있는 능선은 금강이 부럽지 않은 풍경으로 미황사 뒷편으로 한폭의 동양화폭을 펼쳐놓은 듯한 달마산의 아름다운 자태는 놓쳐선 안될 감상 포인트로 꼽힌다. 그래서 "달마산은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달마산 정상>

 

<달마산 정상 돌탑>

 

   

 

 

달마산 정상에는 모난 돌들로 만들어진 케언이 하나 서있다. 케언 옆으로 원추리가 화사하게 피어 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청초하면서도 애처러워 보인다. 정상에서 잠시 바람을 맞으며, 쉬었다가 미황사로 하산을 한다. 하산중에 맨발에 샌들을 신고 올라오는 아가씨가 바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진다. 어려워 포기하려는 아가씨를 독려하고 배낭안에서 예비용 등산양말을 하나 꺼내주는 울 마누라의 인정에 미소가 나온다.(남편에게도 저렇게 인정이 있었으면....ㅠ) 모처럼 멀리서 찾아 온 달마산행은 비와 운무로 제모습을 보지 못 한 아쉬움으로 청명한 날의 달마산 사진 몇장 빌려다 붙혀 본다.  

 

 

 

 

 

 

 

 

 

   

 37932

 



노인전문정신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