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백운산 <벼락바위봉> 홀로산행

바위산(遊山) 2011. 8. 10. 17:38

언      제 : 2011년 8월 7일(일)

누 구  와 : 나홀로

어 데  에 : 백운산 벼락바위봉과 치악산자연휴양림

소요시간 : 3시간

토요일은 마누라와 함께 남천계곡을 돌아보고 오느라 산행을 못하였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 하는데, 날씨는 꾸물구물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 하루를 집안귀신으로 지내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 간단히 물통을 챙기고 가까이 있는 벼락바위봉을 찾아간다. 제천에서 국도를 타고 치악재를 넘으면 왼쪽으로 치악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으로 오른다.

휴양림 팬션을 지나면 산책로로 들어선다. 오르다 보면 정자가 하나 서있고 20분쯤 더 오르면 두번째 정자가 나온다. 정자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제2야영장이 나온다. 야영장 끝머리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있다. 무시하고 산으로 들어가 계곡을 따라 오른다. 계곡은 수량은 적지만 맑은 물이 재잘대며 흘러 내리고 매미들의 합창소리와 합하여 소음을 만들어 놓는다.

숲은 양광 하나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원시림처럼 우거져 그늘을 만들어 놓는다. 조금 오르자, 두분의 산객이 하산을 한다. 오르다 보니 길이 없어 되돌아 온단다. 그럴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하여 오른다.

<소폭포>▲

 

<제2정자>▲

 

<제2야영장>

 

<소폭>▲

 

 

 

 

요것이 뭔 버섯이래유?

 

6부쯤 오르다 보니, 등산로는 희미해지고 이내 사라져 버린다. 그제서야 길이 없다며, 되돌아 내려온 두 산객의 말을 실감한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 지나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그렇다고 다시 내려가기도 그렇고 요리저리 우거진 숲과 바위를 피해 산판을 오른다.  

계곡의 물소리도 그치고 매미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산속은 적막하다. 어쩌다 우짖는 산새소리, 고라니도 아니고 멧돼지도 아닌 듯 한 짐승이 표범의 표효만큼이나 크고 날카로운 괴성을 지르며 달아난다. 산짐승이 아무리 강하다 하여도 사람만큼 무서운 동물은 없는가 보다. 

 

 

다행인 것은 주능선까지 계속 우거진 숲속을 오르고 태풍의 영양인지 숲을 파고드는 바람이 매우 상쾌하고 시원하게 흐른 땀을 식혀준다.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다 보니, 주능선으로 오르게 되었다. 주능선에는 벼락바위봉 0.3km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능선은 부드럽고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걷기가 좋다. 

벼락바위봉(939.3m)은 치악산 남대봉에서 판부면과 신림면 경계를 이루며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가리파고개(일명 치악재)에서 가라앉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서쪽(백운산쪽) 방향으로 나가는 능선 상에 솟아 있는 봉우리다. 남대봉 남쪽 내원계곡 맞은편, 또는 또아리굴 남쪽 산자락에 있는 치악산 자연휴양림 뒷산이다.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동과 신림면 금창리, 충북 제천시 백운면 운학리 경계를 이루는 벼락바위봉은 계속 서쪽으로 나아가면서 수리봉,보름갈이봉, 백운산, 십자봉 방향으로 이어진다.

벼락바위봉은 크게보면 치악산과 백운산을 잇는 능선상에 있으나, 치악재를 중심으로 나누어 본다면 백운산 줄기의 초입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럼에도 벼락바위봉 아래 자리한 휴양림을 백운산 휴양림이라 부르지 않고 치악산자연휴양림이라 부르는 것은 치악산의 명성 때문인 것 같다. 

 

 

<벼락바위봉>▲

 

<벼락바위봉>▲

 

해발 939m의 벼락바위봉 정상은 좁아서 서너명이 올라설만큼 비좁은데다, 잡목에 둘러 쌓여 있어 조망도 되지 않는다. 주봉인 벼락바위봉에서 잠시 남진하면 벼락바위가 나온다. 벼락바위봉의 백미는 이 벼락바위에 있다. 암봉으로 되어 있는 벼락바위는 천둥번개가 칠때 벼락이 자주 떨어져서 벼락바위라고 한단다. 

 

 

   

<밑에서 본 벼락바위>▲

 

<벼락바위 오름길>▲

 

<벼락바위정상>

 

벼락바위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서쪽을 제외한 3방의 조망이 아주 뛰어나다. 북동으로 원주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북으로 백운산 국가시설물이, 동으로는 치악산 시면봉, 남대봉,향로봉을 비롯하여 주봉인 비로봉까지 장쾌한 치악능선이 하늘금을 이루고 서있다. 동남으로는 감악산과 천삼산이 아스라히 보여 일망무제의 조망을 만들어 놓는다.

<원주시>▲

 

<치악능선>▲

 

<백운산 국가시설물>

 

<감악산, 천삼산>▲

 

 

 

정상에서 잠시 쉬다보니, 아주머니 세분이 애완견까지 대동하고 올라온다. 멀리 군산에서 오셨다고 하니, 좋은 여행이 되길 바란다. 인상 표시 잘안나는 사진으로 올렸으나, 부담되시면 댓글로 삭제 요청바랍니다.(원래 미모가 출중한 분들이라~ㅎ) 

<산부인과바위 입구>▲

 

<산부인과바위출구>▲

 

<산부인과바위 내림길>▲

 

벼락바위 옆으로 산부인과바위가 있다. 출산의 고통처럼 바위구멍을 빠져 나와야 된다고 하여 산부인과 바위라 부르는 이 바위구멍은 배낭을 벗고도 겨우 빠져 나올만치 비좁다. 산부인과 바위를 지나 부드러운 능선을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어느 길을 택하던 휴양림으로 내려 올 수가 있다.

  

 

철쭉이 빼곡하게 뒤덮혀 터널을 만들어 놓는 능선으로 타고 가파르게 하산하면 계곡이 보이고, 치악산 자연휴양림에 다다른다. 이 휴양림은 규모가 매우 커서 방가로가 늘어서 있는 포도를 한참이나 걸어야 한다. 길옆에 외롭게 물을 뿜어내는 약수터에서 흐른 땀을 씻어 내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휴양림 계곡을 따라 늘어선 방가로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과 함께 삼겹살 굽는 냄새가 코속을 파고든다. 젠장 2시가 넘었는데. 아직 점심도 못먹고 산행한 사람을 이렇게 고문하다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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