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끄적휘적

대한민국의 진보와 보수를 말한다.

바위산(遊山) 2011. 7. 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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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의미의 진보란, 사회의 모순을 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이고, 보수란, 급격한 변화보다는 전통의 옹호나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며, 발전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듯 진보와 보수는 다같이 발전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이념으로 흔히 보수는 현 체제를 지키려는 세력, 진보는 이를 변혁하려는 세력으로 정의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급변과 격동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곳에서는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 모두는 무엇인가를 "개혁"하기 위하여 항상 바쁘기 움직여 왔고, 보수정권이 집권을 하였을 때, 오히려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으며, 최창집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여당이 오히려 더 개혁적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흔히 말하는 좌파와 우파도 진보와 보수와 비슷한 경향을 띠고 있다. 프랑스 국민회의에서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인 경향을 지닌 세력이 왼쪽에 서고, 보수주의적이거나 온건주의적 경향을 지닌 파가 오른쪽에 서면서 좌파와 우파라는 정당정치 이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근대사에서 진보와 보수가 분리된 것은 산업자본주의와 공산사회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마르크즘에 의하여 러시아에서 볼세비키 혁명이 일어나며, 기존의 산업자본주의를 보수로, 혁명세력이 이끌던 공산사회주의자들을 진보로 규정하였다.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북한공산세력을 진보로, 남한 자본주의 세력을 보수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에 북한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세력이 아니라면 진보라 주장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원칙론으로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나, 진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북한에 대한 혐오가 여전하고, 흔히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도 햇볕정책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도 아니니, 진보와 보수로 구분하기도 주장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실제로 이러한 이념의 기준때문에 우리니라 정치세력의 대표적인 진보주의자인 '김대중대통령'도 스스로 자신의 이념을 정치 초기에는 중도보수로, 중기에는 중도로, 후기에는 중도진보라고 하다, 정치에서 물러난 말년에서야 자신의 이념을 진보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급변하는 격동기를 살아오면서 이념의 중심을 어데에 두었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구, 특히 미국에서 보수는 성장을 주도하는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편이고, 분배와 소외계층을 옹호하는 세력을 진보라고 하지만 우리는 박정희의 국가주도개발형 개혁정책이 성공을 하였고, 대부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자유시장에 대한 태도가 정확히 보수와 진보의 분기라고 적용하기도 매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보수와 진보란 무엇인지 재정립을 하여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실상 보수와 진보란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며, 사람마다 적용기준이 다르므로 이를 하나의 기준에 맞추어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개개인의 마음속에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고 있으며, 스스로 분리하여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개개인의 환경과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사상보다는 자칫 백성들 편가르기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 당면한 부조화와 발전을 저해하는 갈등구조가 그렇다. 정치갈등과 세대간의 갈등, 계층간의 갈등, 노사간의 갈등, 문화적 갈등과 심지어는 지역갈등 등에 휩쓸려 내가 서있는 위치에 따라 손이익을 계산하고 스스로 편가르고 진보나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이념의 함정이며, 스스로 나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기주의 내지는 패거리의식일 뿐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진정한 보수와 진보란 무엇일까? 근대초기 진보와 보수라는 원론은 이미 공산사회주의가 대부분 소멸된 상황에서(북한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 이념구분으로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세계가 대부분이 택하고 있는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 내에서 굳이 진보와 보수를 재분류를 하고자 한다면 공동(국가)의 발전과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세력을 보수로 보고(공화), 국가 구성원 개개인의 인권과 소외계층을 보다듬는 세력을 진보로(민주)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미국의 양당체제는 공화와 민주라는 두세력이 정권을 주고 받으며 발달해 왔으며, 대한민국도 권력을 따라 이합집산하지 말고 이러한 이념적 양당체제로 발전함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본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집단은 둘다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추구함이 목적이며, 공화와 민주가 견제와 타협으로 조화롭게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제1조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백성들이 지나치게 이념에 연연하여 패거리 지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중용'을 저술한 '자사'는 정치의 가장 큰 덕목이 중용이라 하였다. 그럼에도 정치인이 스스로 패거리를 만들고 진보니, 보수니하여 백성들을 현혹하여 패거리로 끌어 드리고 있다. 경제나 문화의 급격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치 후진국 소리를 듣는 것은 정치인들의 잘못도 있지만 그들을 선택한 국민들의 잘못이 더 크다는 것을 백성들이 간과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민주가 현존하는 최선의 정치이념이지만, 지나치게 민주의 환상에 도취되어 공화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백성들이 이념으로 분열하여 갈등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아닌지. 이미 심각하게 벌어진 여러 갈등을 풀어 나갈 방법이 무엇인지, 나는 진정한 보수인지 진보인지, 손익에 따라 스스로 패리지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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