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행 일 : 2009년 11월 28일(토)
날 씨 : 흐림(약간의 싸락눈)
동 행 : 마누라
산 행 지 : 영월군 중동면 녹전리 솔표소나무가 있는 솔고개 단풍산
산행 시간 : 4시간 30분
<솔표소나무와 단풍산>
잔뜩 흐린 날씨에 안개마져 자욱하다. 느지감치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단풍산을 찾아 간다. 옥동천을 따라 구불구불한 31번 국도를 타고가다보면 솔고개가 나온다. 솔고개 옆으로 모 제약회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솔표소나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서있다. 280년 묵은 보호수인 이 소나무는 수령과 크기도 대단하지만 영양상태와 그 수려한 자태가 일품이다. 아마도 울병원의 돌파리 소나무 감정사인 c과장이 왔더라면 즉석에서 수십억원대의 감정가가 정해졌을 것이다. 단풍산은 올봄에도 찾아 왔지만 산불예방 기간동안 입산금지로 인하여 감시요원의 제지로 태백산으로 발길을 돌린적이 있다. 요즘도 산불예방기간이지만 제지하는 사람은 없으며, 출입금지 구역에도 들어 갈 수 있는 허가증이 있어서 제지 당할 염려는 없다.
도로변으로 넓게 조성된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염려는 없다. 그러나 산세가 수려함에도 주차 차량은 2대밖에 없느 것으로 보아 그리 많은 산객들이 찾는 산은 아닌 듯하다. 주차장 옆으로 작은 정자가 한개 서있고 능선으로 오르면 솔표 소나무가 멋스러운 자태로 서있다. 주변은 잘 정비되어 있고 봄이면 꽃밭을 가꾸어 놓아 더욱 아름답다. 소나무 위쪽으로 몇구루의 소나무 아래로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다시 콘크리트포도로 내려와 200m쯤 오르면 폐가가 한채 나온다. 폐가를 지나 10여분쯤 오르면 지능선 안부에 오르게 된다.
지능선 안부에서 조금 오르면 2기의 송전탑이 나온다. 송전탑을 빠져나가 지능선을 오르면 군데군데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계속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지능선길은 다리를 무겁게 한다. 1시간쯤 가파르게 오르면 주능선 암벽아래 다다른다. 암벽을 왼쪽으로 돌아 오르면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 끝으로 천년세월을 안고 있는 듯 한 거대한 고목이 한그루 서있다. 암벽 끝에 서서 유구한 세월을 살아오다 고사한 고목의 옆으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로 가마득히 주차장과 옥동천이 내려다 보여 산의 가파름을 느낄수 있다. 동으로는 태백산에서 선달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상의 능선이 아스라히 하늘금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보온도시락에 볶음밥을 싸왔는데 따끈함과 함께 그 맛이 아주 좋다. 이곳에서 한사람의 산객을 만난다. 오늘 만난 유일한 산객이다. 전망대를 떠나 주능선 절벽 아래로 동진을 한다. 우뚝하게 올려다 보이는 암벽은 웅장하지만 모난 암벽사이로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그 장쾌한 모습을 사진에 담기는 어렵다. 모가난 절벽 바위에는 석이버섯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이 곳이 오르기 힘들고 위험하여서인지, 누구도 석이를 채취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암벽 아래로 동진을 하다보면 절벽을 나누어 놓은 듯한 침니구간에서 밧줄을 잡고 낑낑거리며, 100m쯤 가파르게 주능선 안부로 올라야 한다.
주능선의 남쪽은 아찔한 절벽구간이다. 등산로는 주능선의 북쪽 아래로 이어져 나간다. 능선은 수목이 우거져 있고 잎이 마른 단풍나무가 자주 보이고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등산로만 타고 간다면 좋은 풍광을 볼 수가 없다. 가끔 능선의 상단으로 올라서면 멋지게 자란 소나무와 단애와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꽤나 길다. 한시간 정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1,150봉인 정상에 오르게 된다. 아래 지도에는 1,180 이 정상으로 표기 되어 있지만 정상표지석은 1,150봉에 있다. 정상에 서면 오똑한 암봉과 단애로 이어지는 1,180이 보이고 그 뒤로 매봉산의 끝봉이 살짝 보인다. 많은 산객들은 당풍산과 매봉산을 연계하여 산행하기도 한다.
<1180봉>
산상에는 잔뜩 가라 앉은 하늘에서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사각사각 마른 가지와 낙엽위로 떨어지는 싸락눈 소리는 인적없는 적막한 산상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단풍산은 1,150m로 함백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맥이 서남쪽으로 매봉산을 일구어 놓고 단풍산으로 이어지다가 옥동천으로 여맥을 가라 앉힌 능선상의 끝봉이다. 주능선이 하얀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다고 하여 "흰병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곳곳에 아름드리 노송들을 만날 수가 있다. 주능선은 높이가 50~80m 가까이 될만한 암벽이 1180까지 늘어서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아쉬움이라면 주능선과 단애지구에는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어 조망을 방해하여 한눈에 시원스러운 풍광을 볼 수 없다는 답답함이 있다.
하산은 동남릉으로 가파르게 밧줄을 잡고 내려서서 너덜지대를 지난다. 이 가파른 길은 날머리까지 계속 이어진다. 된비알과 돌과 낙엽으로 인하여 미끄럽고 걷기가 매우 불편하다. 끝이 날 것만 같은 된비알은 또 다시 된비알로 이어져 지루하고 식상하다. 하산후 모처럼 허벅지에 약간의 알이 배었다. 하산중에도 곳곳에서 아름드리 노송을 만나게 된다. 이곳의 노송은 솔표소나무를 닮아서인지 멋스러움이 있다. 된비알이 끝나고 오래된 비석이 서 있는 묘지가 나오고, 곧이어 송전탑 사이를 빠져나가면 솔고개가 내려다 보인다. 단풍산 그리 높아 보이는 산은 아니지만 가파르게 오르고 내려야 하고, 암릉길을 걸어야 하는 그리 녹녹치만은 않은 산이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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