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고찰 수타사가 있는 수타계곡과 약수봉
여행기간
2009년 6월 27일(토)
나의 평가
아침부터 찌는 듯 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가뜩이나 더위에 짜증이 날만한데 울마눌은 여전히 투병중이다. 병중에서도 고통이 심하다는 "대상포진"이란다. 매일 알콜을 들어 붓는 나는, 소독이 되어서인지 병이 잘 안나는데, 왠 병치레가 잦은지? 치료를 하고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산행을 하기엔 무리다. 전염이 될까봐 각방을 쓰다보니, 힘쓸일도 없고 혼자라도 산에나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땀보가 이 더위에 큰산을 오르려면 육수가 다 빠져나가 버릴 것 같아 크지 않고 가까운 곳을 찾다가 홍천의 공작산 자락에 붙어 있는 약수봉과 수타계곡을 홀로 찾아 간다.
수타사를 못미처 집단시설지구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송림이 빼곡한 들머리로 들어선다. 송림의 끝으로 부도가 줄지어 늘어서 있고, 숲 가운데 해묵은 소나무의 수간상단에 20년된 뽕나무가 기생을 하고 있다. 썩은 나무가지나 수간에 흙이나 이끼가 쌓인 곳에서 자라는 식물은 보았어도 멀쩡한 나무에 직접 뿌리를 박고 기생하는 뽕나무는 처음 보았다. 남에게 빌붙어서 먹고 사는 것이 어려웠던지, 20년을 자란 것이 고작 2년 자란 것만도 못하다.
수타계곡의 하류는 보를 막아 작은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집단시설지구를 빠져나가 수타교를 건너면 고찰 수타사가 나온다. 조계종 제4교구 본산인 오대산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708년(성덕왕7년)에 원효대사가 우적산에 창건한 일월사를 조선 1457년(세조3년)에 약수봉 수타계곡인 현재의 자리로 옮긴 후 "물이 떨어지는 절"이라는 뜻으로 공작산 수타사(水墮寺)라 이름 지었으며, 임진왜란때 소실된 것을 인조14년에 공잠(工岑)이 재건을 하고, 몇차례 증수를 하여 지금에 이르렀으며, 고종때 "취운대사가 부처의 목숨이 살아 숨쉬는 절"이라 하여 수타사(壽陀寺)로 뜻을 바꾸었다고 한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7호인 대적광전과 홍회루, 봉황문, 심우산방, 요사체와 4기의 부도와 사리탑이 있다.
<수타사>
<대적광전>
조금 오르면 용담이 나온다.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작은 폭포 아래로 깊은 소가 만들어져 있다. 물이 소용돌이 치는 곳이라 익사 위험이 많아 "수영금지" 표지판과 함께 줄을 처 놓았으나,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몇명의 소년들이 물놀이를 하며 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용담 위쪽으로 몇팀의 피서객들이 고기를 굽고 소주를 마시며 소풍을 즐긴다. 남들은 시원한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데, 나는 왜, 비지땀을 흘리며 낑낑대며 산을 오르는지?
수타계곡은 암반으로 되어 있어 수려하다. 흠이라면 계곡의 상류에 오음리 분지의 농경지가 있고 가뭄때문에 물이 그리 맑지는 않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철난간이 보이고 철난간 아래로도 한팀의 행락객이 소풍자리를 잡고 있다. 철난간을 지나면 굉소가 나오고 산행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이 약수봉의 들머리다. 계곡을 조금 더 보려고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계곡 옆으로 별장같은 건물이 한채 보인다. 인적없는 별장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 들머리로 돌아와 산을 오른다.
처음부터 밧줄이 매달려 있는 등산로는 가파르다. 작은 바위 사이를 밧줄을 잡고 빠져 나가서 계속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야 한다. 산은 수목이 울창하여 그늘 아래를 걸어야 하나, 오늘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연실 흘러 내리는 땀을 닦으며 8부 능선에 다다르니, 한팀의 부부산객이 쉬고 있다. 8부 능선에서 잠시 부드럽게 약수봉을 1/4바퀴 돌아서 가파르게 오르면 약수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 아래로 전망대가 있어 수타계곡의 상류인 오음리 분지가 내려다 보이고, 정상을 못미쳐 오형제 참나무가 나란히 자라고 있다. 정상에는 작은 돌무지와 정상표지석이 서있고, 관목이 우거져 조망은 시원치 않다.
<오음리분지>
<약수봉 정상>
약수봉은 수타사의 사찰림으로 예전에는 등산이 금지 되었다고 한다. 2003년에 새로 부임하신 주지스님이 아무리 사찰림이라 하여도 산은 스님이나 신도만 다니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하여 개방을 하였고, 홍천산악회원들의 실측으로 안내판을 설치 하였다고 한다. 사자산 법흥사나 희양산 봉암사 등 사찰림이라고 막아 놓고 산객들의 출입을 막는 분들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자비가 곧 이것 아니겠습니까?
<오형제 참나무>
<삼형제 소나무>
정상에서 동릉을 타고 내려서면 능선은 부드럽고 걷기가 편하다. 가끔씩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점심을 준비하지 않아 간단히 행동식으로 시장끼를 때우고, 능선을 걷다보면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자주 보인다. 수백년 내려온 이 소나무숲을 무쇠말등이라 부르는데 이유는 모르겠고, 약수봉 주능선을 여우고개능선이라고 부른다 한다. 능선에서 부부산객이 공작산으로 가려다 길을 못찾아 되돌아 가는 모습이 보이고, 한팀의 건장한 산객들이 더워서 못 오르겠다고 정상을 포기하고 하산로를 찾는 모습도 보인다.
<동굴약수터>
능선을 타고 가다보면 동굴약수터로 향하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가파르게 200m쯤 내려서면 뚝 떨어진 골짜기로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동굴은 동굴 같지 않은 깊지 않은 2단 동굴로 별도의 샘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바위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말구유 같은 홈통나무를 받쳐 놓고 받아서 흘러 내리게 되어 있다. 옛날에는 약수물이 흘러 나오는 샘이 있었으며, 이 약수를 마시면 정력이 왕성하여 마을에 불륜이 끊이지 않아 마을 사람들이 올라와 메꾸어 버렸다고 전한다. 지금도 왕성은 하지만(?) 그래도 정력에 좋다하여 한모금 마셔보니, 물 맛도 그렇고, 관리가 되지 않아 위생이 좋지 않아 역겨움만 느낀다. 절대 마시지 말 것...^^*
<약수봉>
다시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가파르게 능선으로 올라와 서릉으로 향하면 와동고개가 나온다. 이곳에서 수타사로 하산할 수가 있다. 하산중에 두개의 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약수봉은 동굴약수를 비롯하여 약수가 많아 약수봉이라고 부른다 한다. 와동고개에서 잠시 가파르게 460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주차장 안내표지를 따라 내려온다. 하산중에" 참선바위"와 "금광굴"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내려와도 보이지 않고 등산로는 희미해지고 잡목이 무성하여 팔등을 스친다. 무엇인가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긴하나, 다시 오르기도 그렇고 하여 수풀을 헤치고 계속 전진을 한다. 하산하여 안내판을 보니, 샘골로 내려온 것이다. 샘골의 끝으로 별장이 한채 보이고 별장을 지나면 주차장에 다다른다. 산행시간은 4시간이 소요 되었으나, 땀을 많이 흘린 탓으로 육수와 함께 노폐물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아, 몸과 마음이 개움함이 아주 좋다. 홍천군수님! 산아래서 오르는 길을 남릉으로 하여 놓고, 460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샘골로 향하게 하여 놓았으니, 460봉에 있는 이 표지판 좀 남릉쪽으로 옮겨 주시면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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