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강원도 태백의 태백산에 오르다.
여행기간
2009년 4월 19일(맑음)
나의 평가
토요일도 집안에서 뒹굴었으니, 오늘은 멀리 있는 산을 찾아 가려다, 조금은 꾀가 난다. 급히 방향을 바꿔 영월에 있는 단풍산을 찾아간다. 단풍산 들머리인 상동읍 솔고개에 도착하니, 거대하고 잘생긴 소나무 한그루가 맞이한다. 이 소나무가 솔표 조선무약의 트레이드 마크인 소나무의 모델이다. 280여년 묵은 보호수로 크기도 크기지만 그 수려한 모습이 일품이다. 소나무 주변으로 화원을 만들어 놓아 화사하게 꽃이 피어 있고 몇개의 운동기구와 정자가 있다. 산행채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 받으세요" 요건 내 핸폰 벨소리다. 산과는 아주 안 친한 "낚시꾼"이 산행을 같이 하자 한다. 아침을 먹지 않았으니, "낚시꾼"을 기다리는 동안 주차장에서 라면 한개 끓여 먹고 정자에 올라가 자리를 깔고 누웠다. 살랑살랑 불어 오는 봄바람이 시원하게 살갓을 두둘기니, 잠이 스르르 밀려온다.
<조선무약 솔표소나무와 단풍산>
"낚시꾼"부부가 도착을 하고, 단풍산 들머리를 들어 서려니까, 산불감시요원이 앞을 떡 가로막는다. 5월 20일까지는 입산금지란다. 이지역에서는 태백산만 개방되었으니, 태백산으로 가란다. 태백산이야 여러번 올랐으나 주로 겨울산행을 하였는데, 계획도 팔자에도 없는 봄산행지로 태백산을 찾아간다. 유일사 코스는 너무 많이 이용하였고 백단사 코스도 가본 곳이라 당골코스를 택하려고 하였으나, 산과는 담쌓고 사는 낚시꾼 부부를 위하여 조금은 거리가 짧은 백단사 코스를 택한다. 길옆으로 "극락교"와 '망경대'라 명명한 두개의 탑을 지나 임도처럼 잘 발달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길옆으로 낙엽송이 빼곡하고 처음부터 계속되는 볼거리 없는 비알길이 다리를 무겁게 하고 식상하다. 그래도 길옆으로 군데군데 들꽃이 피어 따끈한 날씨와 함께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여름날씨를 방불케 하는 따끈함으로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중간쯤 오르면 잣나무 군락 아래로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오른다. 오르다 보면 비알이 완만해지고 앞으로 "망경사"와 "단종비각"이 보인다. 태백산의 정상 가까이 있는 망경사는 그 규모가 제법크다. 망경사 뜰에는 용정(龍井)이 있다. 옛날부터 천제를 지낼때면 제수로 사용되어 온 용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1,470m에 위치하여 동해로 떠오르는 햇살을 가장 먼저 받아 우리나라 100대 명수 중에서도 그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샘에다 용각(龍閣)을 짖고, 제를 올려 예로부터 용정이라 불렀다 한다. 한그릇 떠마시니, 그 맛과 시원함이 일품이니, 나라안에서 으뜸이라는 말이 과장인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망경사에서 가파른 돌계단을 타고 잠시 오르면 "단종비각"에 오르게 된다. 단종비각은 단종이 유배되자 "추익한" 전 한성부윤이 태백산의 머루와 다래를 따서 자주 진상을 하였는데, 어느날 꿈에 산과일을 진상하려 영월로 가는 도중 곤룡포 차람으로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오는 단종을 만나게 된다. 추익한이 이상히 여겨 영월에 도착하니, 그날 단종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후 주민들이 의논하여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고 산신령으로 모시기로 하고 매년 음력 9월3일에 제를 지내고 있으며, 비각안에는 월정사의 "탄허"스님이 친필로 "조선국 태백산 단종대왕비"라 새겨진 비문이 있다. 단종비각을 내려와 다시 가파르게 돌계단을 오르면 천제단에 오르게 된다.
<망경사>
<용정과 단종비각>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이라고 부른다. 높이가 1,567m인 장군봉과 1,517m의 문수봉이 주봉으로 부드러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산이 높으나 험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웅장한 모습으로 후덕함이 보인다. 고산식물의 보고인 태백산은 진달래와 철쭉으로 유명하나 해발이 높아 아직은 개화를 하지 않았다. 가을단풍도 좋지만 특히 겨울의 태백은 많은 산객들의 단골 산행지다. 눈과 상고대와 바람으로 겨울이면 인산을 이루는 태백산은 아직 진달래와 철쭉이 피지 않아서인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천재단에 오르면 서쪽으로 장군봉 정상에 또하나의 천제단이 보이고 서쪽으로 부드러운 능선의 끝으로 문수봉의 돌탑이 보인다. 그 아래로 암봉으로 오똑한 장군바위가 보이고, 앞으로는 들꽃이 화원을 이룬다는 함백산이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매봉산의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화창한 날씨에 살랑살랑 불어 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가 있다. 점심을 준비하지 않아 빵과 과일로 시장끼를 때우고 반재로 향한다.
<장군봉과 문수봉>
<매봉산>
반재로 내려서면 또 하나의 작은 천재단이 있다. 천재단은 우리 조상들이 하늘에 제를 올리던 돌로 쌓은 제단이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서적에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상산오악의 하나로 신령스러운 산으로 섬겨져 왔으며, 정상에 있는 :천황단"과 장군봉에 있는 "장군단" 그리고 반재로 내려서는 안부에 있는 규모가 작은 "하단"으로 3기가 있다. 민족의 영산으로 신령스러운 산이라 그런지 산행중에 제(祭)를 올릴 준비를 하는 무속인들을 볼 수가 있고, 가족들이 모두 올라와 굿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린 학생이 중병에 걸린 것 같은데, 답답함에 무속에 의존하겠지만, 빨리 병원을 찾아가 조기치료를 받는 것이 옳을 듯하다.
반재로 내려서면 문수봉과 백단사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문수봉에 오르고 싶지만 산행초보인 낚시꾼 부부의 반대로 하산을 결정한다. 몸도 부실한데다, 안하다 하는 산행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반재로 내려서면 태백산의 명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룬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을 보며 내려오면, 망경사에 다다른다. 용정에서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하산한다. 하산길에 여기저기 피어있는 야생화를 만날 수가 있다. 관광버스로 타고 야생화 촬영을 하러 올라온 한팀의 산객들이 야생화 촬영 한다고 오락가락?분주하다. 나도 오래써서 시원치 않은 손바닥만한 티카로 야생화를 촬영해 본다. 이만하면 잘 찍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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