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눈의 고장 평창의 백적산에 오르다.
여행기간
2009년 2월 7일(토) 흐림
나의 평가
입춘이 다가오는 탓인지 연일 계속되는 포근한 날씨로 인하여 겨울 산행지를 찾기가 어렵다. 지난번에 찾아 갔다, 정상을 밟지 못하고 헤메다 돌아 온 백적산이 못내 아쉬워 다시 백적산을로 발길을 돌린다. 주말을 주(酒)님과 보내기가 힘들었던지 오늘은 최과장 내외가 백적산행에 함께 하게 되었다.
온통 산판을 헤집고 다녀도 사람의 발자욱 하나 찾아 보기 힘들고 내리는 눈으로 시야를 가려 위치를 분간하기 어렵던 지난번과는 달리 등산로에는 꽤나 많은 산객들의 발자욱이 나 있다.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 안내도를 따라서 서쪽 언덕에 자리한 외딴농가로 오르니, 길이 없고 넓은 밭떼기가 나온다. 주인장이 밭을 갈아 등산로를 없애고 골을 따라 오르도록 하여 놓았다. 얼어 붙은 골을 타고 눈쌓인 농로를 타고 오르다 보면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곳으로 오르지 말고 계류를 건너 가파르게 지능선을 타고 올라야 한다.
유독 많은 진달래가 분포하는 지능선을 가파르게 오르다 보면 오똑한 바위가 자리한 주능선에 오르게 된다. 진달래가 필무렵 이곳을 찾는다면 아주 좋은 진달래 산행이 될 것 같다. 주능선에서 잠시 바위지대를 지나 부드러운 능선을 걷다가 잠시 가파르게 오르면 능선길에 옹기종기 모여 서있는 작은 바위인 삼형제바위가 나온다.
삼형제바위를 지나면 연이은 포근한 날씨애도 제법 눈이 쌓여 있는 능선을 걷다가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 이정표가 있는 안부로 내려 섰다가,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한다. 산아래서 부는 온화한 바람과 달리 능선길로 불어 오는 바람은 꽤나 차다. 사진을 찍다보니, 손이 얼얼할 정도로 시리다.
태고의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는 백적산은 수목으로 가득하고 봄이면 산나물이 지천이라 하는데, 그리 볼만한 풍경은 없다. 지척에 있는 오대산, 계방산과 더불어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하고, 운이 좋다면 상고대가 만발한 심설산행을 할 수 있으나,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은 아니다.
수목이 울창한 눈이 쌓인 비알을 오르다 보면, 8부능선 쯤에서 암석지대가 나온다. 커다란 돌들이 너덜을 이루고 있는 암석지대는 비슬산의 암괴지대를 연상케 한다. 눈이 덮힌 암괴지대는 겨울철 상고대가 일품인 곳이나, 오늘은 건조한 개스만 뿌연하니, 아예 상고대는 기대도 못할 판이다.
암석지대가 끝이 나고, 잠시 오르면 백적산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는 키작은 잡목과 진달래 나무가 유난히도 많다. 한옆으로 정상표지석이 있고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백적산은 주변의 명산을 한곳에서 둘러 볼 수 있는 일망무제의 조망이 일품이라 하나, 오늘은 뿌연 개스로 인하여 시계가 좋지 않다.
정상에서 키다리 진달래가 늘어서 있는 동릉을 따라 걷다가 주등산로르 벗어나 굴암사로 직하를 한다. 능선의 차가운 바람이 눈이 녹는 것을 허용치 않았는지, 사람의 발자욱도 별로 없는 등산로는 푹푹 빠진다. 중간쯤 하산하면 눈은 차츰 덜하나, 낙엽이 얼어 붙어 제법 미끄럽게 내려서야 한다.
능선의 끝으로 오른쪽 골옆으로 빈 밭이 하나 있고 깔끔한 농가 주택이 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내려서면 마른 고춧대가 늘어서 있는 밭을 돌아 엄나무를 식재해 놓은 밭옆으로 농로를 타고 내려온다. 밭에는 냉이가 지천이나 아직 땅이 얼어 캐기는 힘들고 산나물이 많기로 유명하다니, 봄에 진달래도 보고, 나물도 띁고 하면 좋을 듯하다. 농로의 끝으로 농가주택과 농산물 저온 저정고를 지나 굴암사가 나온다.
소나무가 빼곡한 굴암사 옆 언덕에 바위 위로 분재처럼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골안이골에 자리한 굴암사는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는데, 들어가 마셔 보지는 않았다. 주지스님이 현몽을 하고 절을 지은 뒤, 나라에 변동이 있을 때마다 물이 흐려져서, 날자별로 이를 기록을 해 놓았다고 한다.
길옆 산판에 홀로 서있는 암봉을 돌아 수량이 좋은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앞으로 팬션과 전원주택이 보인다. 굴암사부터 주차를 해놓은 이목정2리 마을회관까지는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백적산은 해발 1142m로 적설량이 많기로 알려져 있으나, 산이 부드러워 이목정 2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한바퀴 돌아 보는데는 3시간 남짓이면 족하다. 산행코스를 길게 잡으려면 이목정1리나, 소모리를 기점으로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산판에 진달래가 유독 많으니, 진달래꽃이 피는 철에 좋을 것 같고, 계속 울창한 수목 아래를 걸어야 하니, 여름산행에도 좋을 듯도 하다. 그러나 백적산은 상고대가 만발하고 눈이 수북히 쌓인 겨울산행이 제격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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