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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암봉과 노송과 버섯의 산, 올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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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2008년 9월 7일(일) 맑음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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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화창하고 햇살이 따가운 날이다. 소백에서 월악으로 뻗어 나가는 장쾌한 산맥의 중간중간에는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진 멋진 명산들이 널려 있다. 그중에서 소백이 산맥을 낮추며 암산으로서는 첫번째로 일구어 놓은 산이 올산이다. 올산을 지나면 석화봉과 영인봉이 있는 황정산을 지나 동으로 도락산이 오똑하고 남으로 수리봉을 거쳐 황장산으로 이어지고 동남으로 청풍호반을 에워싸고 작성산, 동산, 신선봉, 미인봉, 망덕봉, 금수산, 제비봉을 지나 월악으로 이어져 나간다.
올산은 충북 단양과 경북 예천을 이어주는 저수재를 못미쳐 올산리 옆으로 오똑 솟아 있다. 첩첩산중의 오지에 있는 올산은 오똑할 올(兀)자를 써서 올산이라고 부른다. 해발 855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골이 깊고 산세가 웅장하여 태산에 못지 않은 산행을 할 수가 있다. 단양팔경중의 하나인 사인암을 지나 저수재로 오르기 전에 미노교가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미노교에서 채석장을 지나 동북릉으로 올산에 올랐다가 산부인과바위가 있는 서북릉을 타고 하산하면 6~7시간쯤 소요되며 산세가 가파라서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산행에 부담이 간다면 차량으로 저수재로 오르다가 30여만평의 드넓은 소백산관광목장을 못미쳐 올산리에서 오르면 한시간이면 싱겁게 정상에 오를수 있다. 정상에서 동북릉이나 서북릉 중 한곳을 택하여 하산을 하면 되는데, 주로 산부인과바위와 남근석이 있는 서북릉을 택하고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올산은 도락산과 황정산의 명성에 가려 그리 잘 알려진 산은 아니다. 제천이나 단양에 사는 사람들도 올산을 말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산세가 웅장하고 기암과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어 멋진 풍광을 자랑하며 암봉과 절벽을 우회하고 올라야 하는 산행로가 초심자들에겐 위험과 함께 체력적 부담을 안겨주는 산이다. 미노교를 지나 분지골로 들어서면 두꺼비바위가 반긴다. 두꺼비바위 위에 소나무가 한그루가 분재처럼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다
골을 타고 들어가면 사방공사비가 서 있고 작은 작은 과수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개울을 건너면 서북릉으로 오르는 길이다.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옛날 채석장관리사무소가 있던 공터가 보인다. 이곳에 간이 화장실이 있고 지금은 양봉업자의 벌통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조금더 오르면 계곡길과 채석장 길로 갈라지게 된다. 이곳에서 채석장으로 올라야 하는데, 무심코 버섯을 따러 온 사람들을 따라 가다 그만 계곡으로 오르고 말았다. . 올산은 정상에 있는 정상표지석석을 빼고는 이정표가 거의 없어서 자칫하면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가 쉽다. 단양군은 등산로 곳곳에 이정표를 설치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계곡을 따라 아무리 들어가도 길은 희미해졌다 아예 없어져 버린다. 골이 깊고 돌들로 채워진 계곡은 걷기가 나쁘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치만 뭔가 잘 못 되었다고 느낄쯤이면 이미 너무 멀어져 되돌아 가기 어려운 지경에 다다렀을 때인 것 같다. 워찌하오리! 골이 깊어 사방이 꽉막힌 협곡에서 지형을 판단하기가 어렵다. 동북릉으로 오를 계획이었으니, 동쪽으로 치고 오르는 수 밖에~
더 이상 걷기도 힘들고 전진하기도 어려운 협곡을 버리고 동쪽능선을 찾아 오른다. 팔등과 얼굴을 스치고 할퀴는 잡목을 헤집고 오르다 보니 버섯이 지천이다. 밀버섯과 밤버섯도 보이지만 특히 탐스럽게 자란 싸리버섯이 지천이다. 배낭을 뒤지니 쓰레기 수거용 비닐봉지가 있다. 알바를 하며 오르는 중에만 4봉다리를 가득 채웠다. 46리터 짜리의 적지 않은 배낭이 배가 불룩하여 무게가 대단하다. 무거운 등짐을 지고 비지땀을 쏟아 내며 바위를 우회도 하고 잡목을 헤치며 능선에 오르니, 올산이 올려다 보이고 서북릉과 동북릉도 조망이 된다. 참으로 좋은 산인데 등산로가 없는 가파른 산판을 헤집으며 정상으로 오른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이 바닥날 것만 같다.
올산이야 지난번에도 올산리에 가볍게 올라 보았으니, 정상을 포기하고 7부 능선 골짜기로 내려 섰다가 남릉으로 치고 오른다. 겨우 남릉에 오르니 서북릉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나온다. 능선에 오르니 시간은 2시가 다 되어간다. 10시를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하였으니 3시간 이상 알바를 한 셈이다. 기운도 쪽 빠지고 배도 고프니,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밥을 먹는다. 세통의 물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 겨우 몇숟갈 떠먹고 일어서니 울마눌 앉았던 자리에 송이 한개가 삐쭉이 돋아 있다. 뜻하지 않은 횡재를 만난 것이다. (인적없는 곳이라고 땀이 젖은 내복을 갈아 입더니만~???)
근처에 또 있을까 하여 뒤져보나 보이지 않는다. 부드럽게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앞으로 바위들로 오똑한 719봉이 우뚝하게 앞을 막는다. 그러나 직등하는 길은 없고 반바퀴 우회를 하여 밧줄을 잡고 바위사이를 이리저리 빠져서 오르면 719봉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암봉으로 되어 있지만 정상에는 잡목이 들어서 있어 조망은 시원치 않다. 들머리의 많은 차량과 인파로 시끄럽던 산판은 모두 하산을 하였는지 조용하여 적막이 흐른다. 처음에는 많은 차량과 인파로 보아 올산도 이제는 꽤나 알려진 산이 되었구나 생각하였는데, 올산은 버섯이 많은 산이고, 오늘 올산을 찾아 온 사람들은 대부분 버섯을 따러 온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719봉을 내려와 소나무와 바위들로 경치가 좋은 산길을 15분쯤 걸으면 앞으로 거대한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져 풍경화처럼 멋진 떡바위가 나온다. 폭이 30m 높이가 20m쯤 되는 거대한 덕바위 위에는 분재처럼 멋지게 자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서 운치를 더한다. 떡바위 아래로 깊은 침니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구멍바위가 나온다. 일명 산부인과바위라고도 부르는 구멍바위는 배낭을 벗어야만 빠져 나갈 수 있다.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으니 우회를 하여도 된다.
떡바위 북쪽 바위 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분재처럼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어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북쪽으로 조금 더 전진하면 비행접시바위가 나온다. 노송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암릉길을 걷다보면 남근석이 나온다. 올산에 버섯이 많아 "버섯바위"라고 이름을 지어 주려 하였는데 나중에 지도를 보니. 부지런한 선구자가 남근석이라 붙혀 놓았다. 산행을 하다 요상한 바위를 보면 남녀의 은밀한 부위를 비교하여 이름 짖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거시기가 모두의 관심대상으로 중요하긴 중요한 것인가 보다.
소나무가 어우러진 능선을 걷다보면 쓰러져 누웠다가 다시 하늘을 보고 자라는 누운소나무가 있는 바위에 오르게 된다. 아래로 보이는 올산은 바위와 송림이 어우러져 수려하다. 길게 고도를 낮추며 능선길을 걷다보면 비알이 급한 경사로가 나온다.
동북릉 하단으로 지금은 폐쇄된 채석장이 보인다. 저곳으로 올랐어야 하는데....ㅠㅠ, 두번의 밧줄구간을 내려서면 꺼꾸러질 듯한 경사로가 계속된다. 된비알은 마사가 깔려 있어 매우 미끄럽다. 알바탓에 식수는 벌써 바닥이 나고 갈증이 심하다. 하산길에 버섯을 따러 올라 온 초로의 촌부를 만났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산에 올라 버섯을 딴단다. 올산은 버섯이 많고 송이도 많아 예전에는 입찰을 보아 관리를 하였지만 워낙 광범위하여 몰려드는 사람들을 지키는 경비가 더 많이 들어 포기하고 누구나 버섯을 따도록 한단다. 작은 송이 한개와 능이 하나를 내어 놓으시면서 만원에 사란다. 오랫동안 산행을 하였지만 오늘처럼 수확이 좋은 날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된비알은 날머리까지 계속된다. 과수원과 계곡을 막은 보가 있는 날머리에 도착하니 7시간을 소요하고 산행을 마친다. 오랫동안 참아 온 갈증을 견디기 어려워 계곡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나니, 갈증은 풀리는데......워째 영 뒤끝이 개운치 않다. 아직은 이웃산들에 비하여 유명세가 덜하지만 올산은 장쾌한 산세와 수려함으로 앞으로 많은 산객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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