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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의 용하구곡과 꾀꼬리봉(?)

바위산(遊山) 2008. 8. 27. 20:45
여행지
수려한 월악의 용하구곡과 못찾겠다 꾀꼬리봉.
여행기간
2008년 08월 24일(일) 맑음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전형적인 늦여름의 날씨다. 햇살이 따갑기는 하지만 바람은 한풀 꺽여 그늘 아래에 서면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월악의 용하구곡이 비경이라 하니, 용하구곡도 구경할겸 꾀꼬리봉을 찾아 간다. 꾀꼬리봉은 월악의 지봉으로 억수리의 깊은 협곡인 용하구곡의 비경이라는 청벽대의 남쪽으로 수석처럼 오똑 서있는 높이 880m의 봉우리다. 예로부터 꾀꼬리가 많이 살고 있어 꾀꼬리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억수리계곡의 좁은 도로를 타고 굽이굽이 들어가면 시루봉 들머리인 억수휴게소를 지나 관폭대가 나온다. 용하구곡의 제3곡인 관폭대는 맑은 물리 흐르는 계곡에 하얗게 닥여진 바위가 돌마루처럼 깔려있다. 관폭대 앞으로 넓은 주차장이 있고 몇몇 피서객들이 찾아와 삼겹살을 굽고 있어 삼겹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주차장 입구에는 기념품을 파는 작은 상점과 화장실이 있다. 그러나 관폭대 위로는 계곡의 출입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용하구곡이 아무리 수려하다 하나 용하구곡은 대부분 개발을 하지 않고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주차장은 썰렁하게 비어 있다.
 
 
개발과 함께 개방을 하여서 피서 인파로 북적이는 송계계곡과는 달리 수려한 용하구곡은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계곡은 풍부한 수량과 오염원이 없는 탓으로 티없이 맑은 물이 흘러 내린다. 대판골 계류를 건너는 대판교를 지나 계곡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오르면 숲이 우거지고 바위돌이 널려 있는 캠핑장이 나온다. 그러나 이곳도 역시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가면 "50만원 과태료"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협곡으로 되어 있는 용하구곡은 폭우가 내리면 급격하게 증가하는 수량에 휩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용하휴게소를 지나서 조금 더 오르면 암곡위로 물살이 급한 다리를 건너 팬션이 하나 보인다. "출입금지구역 50만원 과태료"라는 표지판이 군데군데 붙어 있지만 수려하고 티없이 맑은 용하구곡의 유혹을 이기지 못 한 몇몇 피서객들이 군데군데 고기도 굽고 물놀이도 즐기고 있다. 팬션앞 다리를 건너기 전에 꾀꼬리봉과 용하구곡으로 들어서는 들머리가 있으나 철조망과 함께 철문을 달아 놓았다.
 
 
그러나 철문은 자물쇠를 열어 놓고 빼꼼이 열려 있다. 용하구곡이 위험하여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먼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의 발길을 돌려 세우기 어려워 암묵적으로 승인을 하는 것 같다. 철문으로 들어서면 용하구곡을 타고 오르는 길과 지계곡 옆으로 능선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능선으로 올랐으면 꾀꼬리봉을 찾기가 쉬웠겠지만 계곡을 타고 오른 것이 화근이 되었다.
 
수려한 용하구곡은 사람하나 구경하기가 어렵다. 꾀꼬리봉을 다녀오는 한팀의 부부와 버섯을 따러온 한팀을 등산로에서 만난것이 전부다. 계곡을 따라 군데군데 유실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낡은 청벽대 안내판이 서 있다. 낡은 안내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출입이 자유로왔던 것 같다. 국민의 안전을 위하는 마음은 한없이 고맙지만 위험하다고 이 수려한 계곡을 막아 놓는 것은 너무 안일무사주의 행정이 아닌가 싶다. 청벽대는 다섯개의 커다란 암석이 층계를 이루고 맑은 물이 굽이 돌아 소(沼)를 이룬 절경으로 넓고 평편하여 구한말 당시 전국의 학자들이 모여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괴산의 갈론구곡에도 여름이면 전국에서 풍류객들이 몰려들어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고 하는데, 교통이 좋지 못한 시절에도 풍류객들은 수려한 계곡을 찾아 피서겸 풍류를 즐기곤 한 것 같다. 대미산에서 발원하여 만수봉을 비롯하여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고산준봉들이 발원한 계류를들이 한곳으로 모여 흘러 내리며 절경을 만들어 놓은 곳이 용하구곡이다.

 
 
강서대, 수용담, 선미대, 청벽대 등 절경을 만들어 내리는 용하구곡엔 이끼나 썩은 낙엽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게 바위 위를 흘러 내린다. 계류에는 수문동폭포, 병풍폭포, 관폭대, 수곡용담 등이 있으며 개발을 하지 않고 출입을 통제하여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느낄수가 있다.
 
 
 
용하구곡은 주계곡과 계류중에 아홉군데의 비경이 있다하여 용하구곡이라 부른다. 넓이가 100m에 이르고 폭포아래 몇백명이 들어 설 수 있는 동굴이 있는 "수문동폭포"와 넓은 암반과 폭포가 어우러진 "수곡용담"은 시루봉으로 오르는 계류에 자리하고 있으며, "관폭대"는 들머리 주차장 뒤에 있으며, "청벽대"와 주변에 송이가 많기로 유명한 "선미대", 그리고 거울처럼 맑은 물에 부녀자들이 찾아와 몸을 청결하게 한다는 "수용담은 꾀꼬리봉으로 오르는 분기점 아래에 있다.
 
 
큰 폭포가 하늘에 매달린듯 세차게 떨어져 소를 만들어 놓으며 주변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는 "활래담" 과 용하구곡중 가장 길고 높은 지대에 있어서 옛날에 선비들이 글을 읽고 쓰던 "강서대"는 꾀꼬리봉 등산로 분기점 위에 있어 별도로 찾아가야 만날수가 있다. 넓은 암반위로 까마득히 떨어진다는 멋진폭포로 용하구곡의 제9곡이라는 "수령선대"는 영봉에서 발원한다 하는데 위치를 잘 모르겠으니 나중에 찾아 보기로 하고.....
 
 
수문동폭포와 수곡용담은 시루봉 산행때 보았으며 관폭대와 청벽대, 선미대와 수용담은 보았으나 활래담과 강서대 그리고 수렴선대는 산행로와 멀리 떨어져 있어 보지 못하였다. 더구나 용하구곡의 주계곡이 출입금지구역이고 개발이 되어 있지 않아 안내판은 주차장 뒤에 있는 관폭대와 옛날에 세워 놓은 낡은 청벽대 안내판 뿐이니, 계곡이 모두 수려한 이곳에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어느 놈이 어느 놈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선미대와 수용담을 지나 꾀꼬리봉으로 오르는 계류를 타고 오른다. 등산로 주위로는 갖가지 버섯이 돋아나 있다. 모양도 다양하지만 식용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식용버섯도 종종 눈에 뜨이나 자신있게 아는 것은 싸리버섯이라 조금 챙겨왔다.
 
희미한 등산로를 타고 계류를 타고 한참을 오르니 계곡은 물이 마르고 숲이 원시림처럼 우거진 골짜기는 아예 등산로가 없어졌다. 나무가지를 헤치며 계속 오르다 지도를 보니 꾀꼬리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은 계류의 초입에 있는 듯한데 한참이나 지나친 것 같다. 다시 하산을 하기도 그렇고 하여 되나가나 능선으로 기어 오른다. 잡목이 우거지고 네발을 써야 할 정도의 된비알을 치고 오르자니 잡목이 팔등을 할키고 다리를 무겁게 한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오르다 보니 군데군데 싸리버섯이 돋아나 있다. 아름들이 노송들 사이로 잡목이 우거진 이곳은 소문대로 송이버섯이 많이 날 것 같다. 송이 채취꾼들이 버렸는지 가끔 해묵은 맥주켄과 소주병의 모습도 보인다. 가파르게 잡목을 헤쳐가며 오르다보니 커다란 암벽이 떡하니 앞을 가로 막는다. 좌우로 아무리 둘러 보아도 벼랑으로 되어 있어 우회를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암봉의 한옆으로 크랙이 있고 발을 딛기가 좋아보여 올라 보기로 한다. 아슬아슬 위태위태 기어올라 암벽위로 오르니 하늘이 보이고 조금은 숨이 트이는 듯하다.
 
 
 
암벽위에서 다시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대미산에서 꼭두바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 오르게 된다. 이곳에는 등산로가 제법 발달되어 있고 능선은 해묵은 노송들이 늘어서 있다. 동으로 암릉과 노송이 어우러진 꾀꼬리봉이 내려다 보인다. 그러고 보니 꾀꼬리봉의 옆을 지나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오르게 된 것이다. 꾀꼬리가 많다는 이곳에 꾀꼬리는 눈을 씻고 보아도 없고 바람소리를 빼고나면 산은 적막에 갇혀 있다.
 
 
일단 점심때가 훨씬 지났으니 능선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능선을 오락가락하며 꾀꼬리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찾는다. 두개의 등산로를 찾고 나서 어느길을 택할까 고심을 하다 리본이 전혀 없는 길을 버리고 몇개의 리본이 달린 길을 택한다. 그러나 아무리 내려와도 꾀꼬리봉은 보이지 않고 산행들머리인 철조망지대가 가까와진다.
 
길게 늘어서 있는 암봉을 돌아 가파르게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소량의 물이 흐르는 길게 내리 뻗은 건폭이 보인다. 날머리 묵밭에 다다르니 갑자기 길이 없어졌다. 앞으로는 깊이 가라 앉은 계류가 협곡을 이루고 있어 건널 방법이 없다. 다시 계류를 타고 한참을 오르다 협곡이 낮은 곳을 택하여 계류를 건너니 등산로가 보인다. 들머리 계곡에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으니 그 시원함이 일품이다. 
 
오전에 산을 오를때는 없었던 "송이채취금지" 현수막과 표지판이 계곡의 길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충 계산을 하여 보아도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 같으니, 송이가 많이 나긴 나는 것 같다. 비포장도로를 타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계곡길에서 울 마눌이 진풍경을 발견했다. 피서를 즐기던 몇명의 남자들이 알탕을 하는데 모두 팬티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이다. 워낙 인적이 드믄 곳이라 안심을 한 것 같다. 울마눌에게 좋은 구경거리를 제공한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여야 할 것 같아서~ "거기 누가 알몸으로 목욕을 하는거야?" 하고 벽력처럼 소리를 지르니 당황한 이사람들 비척비척 바지를 꼬이고 물속으로 잠수를 하기도 하며, 고추만 가리고 돌아 서는 등 황급한 모습들이 재미있다.
 
비록 꾀꼬리봉을 가운데 두고 한바퀴 돌아 온 알바산행이 되었지만 티없이 맑고 수려한 용하구곡과 함께 좋은 산행이었던 것 �다. 오후의 따끈한 양광을 받으며 끓어 오르는 듯 한 뭉게구름 아래로 멀리 월악의 영봉이 우뚝 서 있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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