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강촌의 구곡폭포와 봉화산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8년 8월 30일(토) 맑음
나의 평가
봉화산은 춘천의 강촌리, 창촌리와 가정리 사이에 있는 산이다. 경춘선 강촌역을 입구로 들어서면 콘도와 모텔, 민박집들이 늘어서 있고 식당들과 자전거나 스쿠터, 4륜오토바이등을 대여하는 대여점이 많이 눈에 띤다. 높이가 487m로 그리 높지도 수려함도 없지만 검봉을 사이에 두고 문배마을과 구곡폭포를 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구폭폭포 입구로 들어서니 주차료 2,000원에 별도의 입장료를 1,600원씩 징수하고 있다. 계획도 없이 찾아 오다보니 봉화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들머리부터 굽이굽이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오른다. 주차장은 만원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것 같은데 모두들 어데로 가고 등산로는 한적하게 비어있다. 그늘 아래를 걸을때는 조금 덜하지만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임도를 타고 오르다 보면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지루하리만치 변화없는 임도를 한시간 정도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봉화산으로 오르는 길과 문배마을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계곡을 타고 오르는 등산로가 있으나 길을 잘못 택한 것 같다. 임도를 벗어나 봉화산으로 오르는 길엔 참나무로 가득하다. 가을을 말하는 듯,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뚝뚝 들리고 인적이 드믄 등산로엔 알이 굵은 도토리가 지천으로 뒹굴고 있다. 들머리를 오를때 노산객 한분이 배낭이 미어져 늘어질만큼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내용물이 궁굼하였는데 도토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참나무 숲을 오르다 보면 갑자기 비알이 급해지고 길게 밧줄이 매달려 있다.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봉화산의 정상이다. 정상은 그리 넓지 않은 공터로 사방으로 참나무가 에워싸고 있어서 조망은 할 수가 없다. 정상에서 잠시 쉬노라니 몇마리의 똥파리와 벌들이 웽웽거리며 귀찮게 굴어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다시 오던길로 되돌아 내려가 문배마을로 향한다. 가끔씩 구불구불하고 덜덜거리는 임도를 타고 택시가 오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구곡폭포를 구경하고 문배마을에 오른 사람들이 술에 취하여 하산하기 힘들때 택시를 부르고는 하는데, 구곡폭포쪽으로는 차로가 없기 때문에 구불구불 먼길을 돌아서 올라 오는 것 같다. 문배고개를 넘어서면 한옥으로 깨끗이 단장한 "김씨네집"이 나오고 마을 안쪽으로 "최씨네집"과 "신씨네집"이라는 간판도 보인다.
그러나 모두 한산하고 저수지 위에 있는 식당에만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앉아 술타령을 하고 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러명의 젊은 남녀들이 술을 많이 마셨는지 어떤 여성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하여 택시기사와 실갱이를 하는 모습도 보여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봉화산에서 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아래로 분지에 형성된 자연부락인 문배마을은 몇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임도가 아니라면 교통로라고는 없는 이 오지에 자연부락이 형성된 것이 신기할 뿐이다.
마을 앞에는 구곡폭포로 이어지는 작은 골짜기가 저수지로 이어져 있다. 인공으로 만든 저수지는 수질을 정화하고 물을 저장하였다가 갈수기에 방류하여 갈수기에도 폭포수가 마르지 않고 흘러 내리도록 하여 놓았다. 저수지에는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을 받고 물고기가 떼를 지어 노닐고 있다. 물고기가 너무 많아 물반 고기반이라 표현하여도 좋을 것 같다. 아주 작은 새끼로부터 큰 것들은 팔뚝만한 놈들도 보인다.
그러나 생명체가 번창하면 천적도 늘어나는 법이고 먹이 사슬이 이어지는 것인가 보다. 한마리의 뱀이 슬금슬금 헤엄을 쳐서 고기들한테 접근을 한다. 저녁식사를 하려는가 보다. 보통은 산행을 하다 악산에서 만나는 뱀들은 거의 살모사나 까치독사 등 독사들이 대부분인데, 봉화산엔 율무기가 많은가 보다. 올라 올때도 임도에서 어린 개구리가 악을 쓰고 도망가고 율무기가 뒤를 쫓는 모습을 보았고, 하산중에도 길이가 한팔은 됨직한 커다란 율무기를 만났다. 하여간 개구리와 물고기들의 평화를 깨는 모습이 좋치 않아 보이니, 이놈들 사냥에 내가 방해 좀 하였다. 가을이 오면 겨울잠을 준비하는 뱀들이 포식을 하고 겨울잠자리를 찾아 산상으로 오르는 계절이니 산행중에 뱀에 물리는 사고를 조심하여야 할 것 같다.
문배마을을 따라 아름드리 잣나무가 빼곡한 언덕으로 오르면 간이로 만든 작은 주막이 하나 있다. 이곳에서 술과 간단한 안주와 음료수등을 팔고 있다. 언덕을 내려서면 잘 발달된 등산로를 타고 내려오게 된다. 들머리로 부터 임도를 타고 문배마을 지나 구곡폭포로 돌아 오는 길은 하이킹 코스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오르는 사람들도 보인다. 들머리에서 구곡폭포까지 20분쯤 걸리고 구곡폭포에서 문배마을까지 20~30분쯤 소요되니 문배마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주차장을 가득채운 차량에도 불구하고 봉화산 등산로가 텅비어 있는 것은 구곡폭포를 지나 문배마을까지 오른뒤 원점회귀를 하기 때문인 듯하다. 숲이 우거진 등산로가 끝나면 앞으로 하늘벽바위가 보인다. 깍아 지른 듯 한 절벽에 소나무가 어우러진 하늘벽바위는 구곡폭포와 함께 검봉과 봉화산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하늘벽바위 아래로 단풍나무가 많은 계곡을 조금 오르면 구곡폭포가 보인다.
가을철 단풍이 물들때쯤 이곳을 찾아오면 아주 좋을 것 같다. 구곡폭포 아래로 작은 폭포가 하나 있다. 구곡폭는 길이가 50m로 그 규모도 웅장하고 문배마을 저수지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섬세하고 수려하게 흘러 내린다. 계곡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꽤나 북적인다. 폭포수가 떨어지며 만들어 놓는 물보라와 시원한 바람이 휘감아 돌아 폭포 아래에 서 았으면 그 시원함이 일품이다. 한여름 더위에도 이곳을 찾아 온다면 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구곡폭포를 뒤로하고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계곡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는 탓인지 산행중에 만나는 심산유곡의 계곡처럼 물이 맑지 않고 수량도 적으나 몇몇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물가에 둘러 앉아 술을 마시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강촌이 젊은 학생들의 MT장소로 유명하고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는 것은 서울에서 경춘선을 타고 한번에 찾아 올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계곡을 타고 20분쯤 내려오면 들머리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봉화산과 문배마을 경유하여 구곡폭포로 돌아오는 시간은 4시간 안팎이 걸린다. 구곡폭포를 제외하면 별로 볼품이 없는 봉화산 같으나 단풍철 가족단위의 산행으로 좋을 것 같다.
산을 즐기는 산객들이 먼곳에서 찾아 온다면 검봉을 함께 돌아 보거나 구곡폭포와 문배마을을 경유하여 봉화산에 오른 뒤 구한말 의병을 일으켜 평생을 항일운동에 몸바친 유인석 선생의 출생지인 기장리로 하산하면 좋을 것 같다. 미나리폭포가 있는 계곡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코스로 요즘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한다. 강촌은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도로 위에는 스쿠터나 자전거 4륜오토바이를 타는 행렬들이 적지 않게 교통을 방해한다. 해는 서쪽하늘에 걸리고 수목을 뚫고 침광처럼 파고드는 석양을 뒤로 받으며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강촌을 떠나온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산행.여행 > 강 원 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으로 불타는 구봉대산 (0) | 2008.10.19 |
---|---|
태화산 가을산행 (0) | 2008.10.17 |
용연동굴과 매봉산 풍력발전소 (0) | 2008.08.07 |
천상의 화원 대덕산에 오르다. (0) | 2008.08.05 |
설레임으로 오르는 설악산 용아장성 (0) | 2008.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