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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팔봉산에 오르다.

바위산(遊山) 2008. 7. 14. 20:30
여행지
작고도 아름다운 서산의 팔봉산
 
여행기간
2008년 7월 13일(일) 비.흐림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토요일 고향의 죽마고우들이 평택에서 모두 모였다. 멀리 서해까지 가는 길에 그동안 찾아가고 싶어도  멀어서 쉽게 찾지 못한 서산의 팔봉산행을 같이 해볼겸 친구들 모임에 아내와 함께 동행한다. 평택호관광지 솔밭공원에서 삼겹살도 굽고 닭과 조개도 삶아 대낮부터 거나하게 한잔한다.
 
 
평택호에는 보트와 요트등으로 여름을 즐기는 모습이 시원하다. 요트와 모터보트는 못타도 이곳까지 왔으니 유람선은 타야 할 것 같다. 유람선도 타고 노래방도 가고 밤이 늦도록 거나하게 마시고 취한탓으로 차안에서 잠이 들었다. 이른새벽 거세게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눈을 뜬다. 찌부덩함을 해장국 한 그릇으로 달래고 서산의 팔봉산을 찾아간다.
 
팔봉면사무소에서 조금 들어가면 팔봉산가든이 있다. 이른 시간에 도착을 하니, 휴게소나 매점은 굳게 닫혀 있고 주차장은 텅 비어있다. 비는 그쳤으나 흐린 날씨 탓으로 오똑하게 솟아 있는 팔봉산은 운무를 떠 안고 있어 뿌옇게 올려다 보인다.
 
팔봉산은 충남 서산 팔봉면 어송리에 위치한다. 높이가 362m로 작은 산이나 바다와 인접한 나즈막한 주변의 구릉지대에 병풍을 친듯 홀로 우뚝하여 그 모습이 위풍당당하게 보이며 암봉과 기암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아기자기하다. 여덟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팔봉산이라 부른단다. 원래는 작은 봉우리를 합쳐 9봉이었는데 막내봉우리를 빼고 팔봉산이라 부르다 보니, 해마다 연말이 되면 작은 봉우리가 자기만 빼 놓았다고 서운해 하는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전설이 있다. 후에 작은 봉우리는 홀로 태안으로 옮겨가니 이를 백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팔봉산은 팔봉산 가든에서 1봉부터 8봉까지 종단을 하기도 하고 꺼꾸로 어송리에서 8봉으로 올라 팔봉산 가든으로 내려오기도 하고 팔봉산가든에서 정상인 3봉까지 오른 후에 다시 원점회귀를 하기도 한다. 이리하나 저리하나 교통편에 맞추어 산행을 하면 되고 산이 작아서 1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만 소요하면 충분히 돌아 볼 수 있는 산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임도를 따라 오르면 송림이 울창하다. 송림 아래로 산딸기가 많으나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라 산딸기 맛을 보기는 힘들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향하면 1봉으로 직등을 하게 되고 오른쪽으로 향하면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로 오르게 된다. 임도의 끝으로 거북바위샘이 있다. 돌거북의 입에서 물이 쫄쫄흐르는데 식수로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예전에는 식수로 사용하였지만 수질검사에 불합격하였다는 검사표가 옆으로 붙어 있다.
 
거북바위부터는 바위돌이 널려 있는 등산로를 타고 올라야 한다. 잠시 오르다 보면 1봉과 2봉사이의 안부에 오르게 된다. 팔봉산은 군데군데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기 좋도록 나무 의자와 평상을 만들어 놓았다. 안부에서 곧바로 2봉으로 오른다. 가파르게 오르는 길은 바위들로 가득하고 어려운 구간은 밧줄도 달아 놓고 철계단을 설치하여 그리 어렵지 않다.
철계단을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우럭바위가 나온다.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데 <우럭바위>라는 표지판을 달아 놓았다. 그러고 보니 꼭 닮은 것도 같다. 관찰력 좋은 사람들 덕분에 즐거움을 보탤 구실이 만들어 지는가 보다. 우럭바위를 지나면 석문이 나온다. 석문하단의 턱을 올라서다보면 상단에 정수리를 부딧치기가 쉽다. 옆에 <머리조심>이라고 써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울마눌 누가 더 단단한지 겨루어 볼셈인지 바위에 헤딩~
 
석문을 지나서 2봉에 오르게 된다. 2봉은 기암이 군락을 이룬 암봉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서 1봉의 모습이 오똑하게 내려다 보인다. 확트인 조망이 좋으나 날씨 탓으로 가까운 곳 만 보인다. 날씨가 좋다면 태안반도와 바다의 시원한 풍경까지 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태안반도의 전망대라 부르는 팔봉산인데 아쉬움이 크다. 위로는 팔봉산의 정상인 3봉이 우뚝하니 운무에 쌓여 있다.
 
어제 낮부터 밤늦도록 부어댄 술탓으로 내몸인지 네몸인지도 모르겠다. 술자리에 앉으면 절제가 안되는 것이 습관탓인지, 중독탓인지, 아님 술귀신이라도...???
 
하여튼 아무리 죽을 맛이라 해도 정상엔 다녀와야 할 것 같다. 2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면 수목이 울창한 부드러운 능선길을 잠시 걸어야 한다. 3봉으로 오르다 천제터와 운암사지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지 수풀에 가려진 소로는 자칫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안부의 송림길에 작은 기암이 하나 있다. 모습은 거북이가 바위돌에 올라 앉은 모습인데 누군가가 머리에 해태상을 새겨 놓았다 그러고 보니 영낙없이 해태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3봉을 가파르게 오르다 보면 용굴이 나온다. 길이가 12m인 용굴은 계단과 밧줄을 잡고 어렵게 빠져나와야 한다. 위쪽이 입구이고 아래쪽이 출구다. 옆으로 우회하는 철계단이 있어서 요즘은 여간해서는 힘들게 굴을 빠져나가지 않고 우회를 한다고 한다. 울마눌 용굴로 진입을 하고 나는 우회하는 철계단을 타고 오른다.
 
 
3봉에 올라서면 바위등이 거북등처럼 갈라져서 벗겨진 기암이 보인다. 3봉은 팔봉산의 정상으로 2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표지석도 2개의 봉우리에 각각 서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주좋다 1봉과 2봉의 모습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날씨만 좋다면 멀리 태안의 바다까지 시원하게 조망되고 서해로 떨어지는 일몰의 풍경이 일품이라 하는데, 개스로 인하여 뿌연하니 구분이 안된다.
 
 
3봉 정상은 팔봉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기암이 군락을 이루며 석화처럼 피어있어 아름답기가 그만이다. 멀리 1봉에는 많은 산객들이 올라서서 흰 화강암봉에 게딱지처럼 달라 붙어 있다.
 
첫번째 봉우리를 내려와 길게 계단을 타고 오르면 두번째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 이곳도 기암군락으로 만들어진 암봉이다. 바위돌위에 정상표지석이 있다. 이곳에 서면 서북으로 팔봉산의 5, 6, 7, 8봉이 나란이 내려다 보인다. 1, 2봉과 정상인 3봉이 암봉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하여 나머지 봉우리는 송림이 우거진 능선을 걸어야 한다. 저곳을 모두 다녀와야 서너시간 밖에 걸리지 않지만 하산을 서두른다.
컨디션은 제로이니, 빨리 하산하여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산은 올라오던 암릉길을 버리고 북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철계단을 타고 가파르게 내려서면 수목이 울창하여 그늘을 만들어 놓은 숲길을 걸어야 한다. 천제터와 운암사지가 있다하나 귀찮아서 그냥 지나친다.
 
울창한 숲길을 걷다보면 호랑이굴이 나온다.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굴은 크지도 않고 볼품도 없다. 울창한 숲을 빠져나가다 보면 대나무가 빼곡한 대나무숲이 나온다. 대나무숲은 제법이나 넓게 분포하고 있어 터널을 이룬다. 대나무숲을 빠져나와 깨끗하게 단장된 묘지를 지나면 지나면 송림이 울창한 날머리가 나온다. 그래도 땀을 흘리며 한바퀴 돌고나니 주독이 쭈욱 빠져나가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에 텅비어 있던 날머리 주차장에는 차량이 가득하고 가든과 매점도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송림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연세가 지긋한 노년층도 많이 보이는 것이 산이 작아 힘들지 않고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팔봉산은 크기에 비하여 산세가 수려하고 봉우리가 오똑하고 골이 깊어서 아기자기함이 산행의 묘미를 배가되게 하는 산이다. 크기만 두세배쯤 크다면 멋진 산행코스가 될 것 같다. 산에 오르기 힘든 노인들은 군데군데 자리를 펴고 음식도 먹고 노랫가락과 함께 박수를 치며 여흥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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