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지
옥동천과 폭포가 어우러진 덕가산에 오르다.

여행기간
2008.03.09(일) 맑음
나의 평가





영월읍에서 태백으로 향하다 고씨동굴을 지나 옥동리에 다다르면 남한강으로 합류하는 옥동천이 흐르고 옥동천변으로 청석암벽을 둘러친 듯 한 산이 높이 832m의 덕가산이다. 옥동천 제방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160년을 묵은 노송이 두구루 자라고 있다. 제방 밑에는 노송아래로 울타리를 둘러친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제방을 따라 오른다.
오르다 보면 강을 가로지르는 섶다리가 나온다. 나무가지를 잘라 만들어 놓은 울렁거리는 섶다리를 건너면 깨끗한 강돌이 널려 있다. 이곳에서 수석을 수집하는 몇명의 수석꾼들을 만나게 된다. 잠시 수석꾼들의 장황한 수석예찬론을 듣다가 다시한번 작은 섶다리를 건너면 갈대숲이 나오고 곧바로 덕가산의 신행들머리인 얼쿠리계곡이 나온다.
들머리에는 별도의 등산로가 없어 돌들이 울퉁불퉁 쌓여 있는 계곡을 타고 올라야 한다. 5분정도 들어가면 폭포가 하나 나온다. 이단폭포로 얼음은 녹아 있으나 수량이 적어 폭포의 풍광은 반감하는 듯하다. 폭포를 우회하여 오르면 또 하나의 폭포가 나온다.
20m쯤 되는 폭포의 좌측 사면으로 기다란 건폭이 두개 있다. 비가 내려야 폭포의 역할을 하는 건폭은 그 길이가 대단하여 여름철 우기에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폭포를 왼쪽으로 돌아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조금은 위험하나 밧줄이 걸려 있어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엉금엉금 두손까지 이용하여 폭포의 상단에 이르면 잠시 숲길이 이어지다가 얼쿠리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폭포가 얼어 붙는 겨울철에 빙벽등반훈련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 온다고 한다.
얼쿠리 폭포는 30m쯤 되나 상단에 20m쯤 되는 와폭이 있고 5m쯤 되는 직폭이 연결되어 있으니 실제 길이는 50m는 족히 넘는 듯하다. 길이가 길어서 잡목이 우거진 협곡에서 한번에 사진에 담기는 어려운 얼쿠리폭포는 수량이 적어 볼폼이 없으나 수량이 많은 여름철에 찾아 온다면 연이어 늘어선 폭포들의 대단한 향연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폭포를 우회하여 오르면 눈덮힌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한다. 군데군데 유실되고 희미한 등산로는 눈이 덮혀 있어 길을 찾기가 어렵다. 오락가락하며 계곡을 따라 오른다. 산객하나 없으니 산은 고요한데 갑자기 우르릉 꽝~하는 소리가 들린다.(기절초풍....ㅠㅠ) 얼어붙은 암벽이 녹으며 바윗돌이 굴러내린 모양이다. 산새도 놀랐는지 괴성을 지르며 우짖는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두개의 계곡이 합쳐지는 합수점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계곡을 타고 오른다. 계곡이 끝나고 나면 오른쪽 산사면을 타고 올라야 한다. 등산로가 제대로 발달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로프도 없고 눈까지 쌓여 있어 수직에 가까운 된비알을 치고 오르는 것은 유격훈련과 같다. 두팔까지 합세하여 나무가지를 잡고 엉금엉금 기어오르다 보면 지능선에 오르게 된다.
지능선에 오르면 송전탑이 하나 보이고 송전탑 아래로 병풍바위가 늘어서 있다. 그러나 잡목으로 인하여 조망은 시원치가 않다. 지능선을 타고 조금 오르다 보면 덕가산의 주능선에 다다르고 조금 더 전진을 하면 송전탑에 다다른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위로는 덕가산의 정상에서 북동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이 응봉으로 향하며 하늘금을 이루고 있다.
송전탑부터는 암릉산행을 하여야 한다. 오른쪽도 급경사 벼랑인데다 왼쪽으로 수백길 병풍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어 칼등처럼 좁은 암릉을 오르고 내려야 한다. 더구나 눈이 수북하여 미끄러진다면 에구~상상불가다. 위험지구에는 양옆으로 밧줄을 늘여 놓았으며 암릉의 양옆으로는 유독 화양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울타리 역할을 하니, 위험성을 줄여주고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암릉의 끝을 지나면 눈덮힌 등산로를 가파르게 치고 올라 덕가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나무표지판과 함께 돌로된 정상표지석이 함께 서있다. 남으로 옥동리와 옥동천이 들판과 함께 시원하게 조망되고 북으로 응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이 장쾌하게 뻗어 나가고 동으로는 두위봉과 함백산, 단풍산이 잡목사이로 웅장하게 조망되고 남동으로는 구룡산과 선달산이 옥동리 뒤로 떡하니 앞을 가로막아 가슴이 시원할 정도의 조망을 즐길수가 있다. 엇저녁 과음으로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한데다 점심도 준비하지 않았으니 허기가 밀려온다. 잠시 쉬며 간식으로 허기를 달랜다.
눈위에는 크고 작은 짐승의 발자욱뿐 사람의 발자욱이 없는 것으로 보아 덕가산이 산객을 접한지가 꽤나 된 듯하다. 오지의 산은 적막에 갇힌 듯 고요하기만 하고 훈풍이 살랑살랑 불어와 살갓을 간지럽힌다. 하산은 648봉을 향하여 남동릉을 타고 내려온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648봉에 오른다음 가파르게 내려선다. 바위가 성곽처럼 늘어서 갈참나무 숲을 지나 또하나의 작은 봉우리에 올라야 한다. 울마눌 힘든지 걸음이 느려지고 있다. 주말산행에 참석율이 저조하더니만 뱃살은 두꺼워지고 몸무게만 늘려 놓은 것 같다.
마지막 봉우리에 올랐다가 급하게 하산을 하다보면 멋지게 잘자란 소나무 옆으로 노간주나무가 자라고 있는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대에 서면 옥동리와 옥동천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다시 급하게 안부로 내려와 서쪽으로 향하면 낙엽송이 빼곡한 길옆으로 씨앗이 더덕더덕 달려있는 마른 달맞이꽃풀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묵밭을 지나서 농로가 나오니, 산행의 날머리다.
산행은 4시간을 조금 넘겼으나 주차를 하여 놓은 옥동천변까지 30분가량 더 걸어야 하니, 넉넉히 5시간쯤은 잡아야 할 것 같다. 농로길 옆으로 몇개의 포도밭이 있고 포도밭을 지나면 예밀리가 나온다. 도로옆으로 예밀리포도공원이 깨끗히 단장되어 있다. 바람은 이미 찬기운을 잃어 훈풍으로 변하고 들판을 오락가락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농부들과 냉이를 캐는 아낙네들의 모습과 걸음을 재촉할 때마다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이 봄이 왔음을 알리는 듯하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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