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방태산 들꽃과 바람과 운무 속으로~

바위산(遊山) 2007. 8. 18. 05:58
여행지
방태산의 구룡덕봉과 주억봉을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7.08.15(수)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몇주간 계속된 우기의 끝인지?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지만 큰비는 오지 않을 듯하나, 숨막힐 듯 후덕지근한 날씨가 활동을 주저하게끔 하는 날이다. 등산채비를 하여도 울마늘 따라 나설 생각을 아니한다. 한여름의 비와 더위가 두려운 것인지? 살살 꼬셔서 방태산으로 향한다. 방태산을 찾아 가는 길은 어찌 그리도 멀던지? 쉼없이 3시간을 달려서야 인제 현리를 지나 내린천을 타고 한참을 들어가니 방태산 휴양림이 나온다. 휴양림 입구에서 1인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을 징수하고 있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방태산휴양림앞 이단폭포 아래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대형버스는 계곡의 입구에 세워 놓고 산행을 하여야 하므로 산행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방태산은 인제군 기린면에 있다. 높이가 1,443m로 오지에 있어서 오염이 덜되고 깨끗하면서도 수량이 많은 계곡과 함께 울창한 숲을 걸어야 하는 여름산행지로 알려져 있다. 계곡을 타고 오르다 보면 곳곳에 폭포가 늘어서 있다. 곳곳에 몇몇 피서객들이 물놀이도 하고 텐트를 치고 취사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산중에 계곡에 발을 담그니, 물속에 오래 있기가 힘들더만 저 사람들 어지간히 추울 것도 같다.

 

아래가 이단폭포다. 길게 내리쏟는 폭포 아래로 높이는 낮으나 넓은 폭포가 이어져 있다.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폭포를 구경하고 물놀이를 하는 사람과 한옆에서는 아예 자리를 펴고 음식을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수량이 풍부하고 줄지어 와폭들이 늘어선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유난히 많은 단풍나무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단풍나무가 많아 2km나 되는 단풍터널이 있어 가을단풍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가을단풍이 한창일때 이길을 걷는다면 아주 좋을 듯하다.
완만한 계곡산행을 하다보면 곳곳에 늘어선 와폭이 발길을 붙잡는다. 이단폭포 위쪽으로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고 계곡을 이어놓은 폭포수 소리만 소란하다. 계곡의 수려함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것은 내린천등 주변에 피서지가 많고 계곡의 아래쪽에도 좋은 곳이 많기도 하겠지만 강원도 오지의 산이다 보니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탓인 듯 싶다.

 

폭포는 무진장 찍어 왔는데, 산행기가 아니고 폭포기행 같아 대충 정리하고  몇개만 올린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데다 우기이니 수량도 풍부하다.

 

폭포들이 즐비한 계곡을 벗어나 본격적인 산행으로 들어간다. 계곡의 지류에는 통나무로 만든 다리가 놓여져 있다. 이런 통나무 다리는 산행중에 여러개를 만날수가 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다리가 잠겨 건널수가 없으므로 산행이 어렵다고 한다. 다리는 물에 떠나려 가지 못하도록 밧줄로 매달아 놓았다.

 

잠시 벗어나 있던 계곡을 다시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계곡의 두 지류가 하나로 합쳐져서 폭포를 이루고 있다. 계곡은 어느 곳을 보아도 우기의 풍부한 수량이 깨끗한 바위와 우거진 숲과 어우러져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두 지류가 하나로 모이는 갈래폭포(쌍폭포는 흔한께 갈래폭포가 낳을 듯하여 내가 명명함...^^* )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타고 오른다. 숲이 우거져 있음에도 바람이 살살 불어와 산행으로 흘린땀을 식혀주니 시원함을 느낄수가 있다. 산속에 들어서면 산밖에서 느끼는 후덕지근함이 없으니 여름산행을 두려워 하지 마시길~

 

갈래폭포(?)를 지나면 숲이 우거지고 유난히 단풍나무가 많은 완만한 등산로를 타고 오르게 된다. 숲은 아름드리 노목과 잡목으로 밀림처럼 들어서 있다. 특히 허물벗은 자작나무와 단풍나무가 유난히 눈에 띤다. 산은 오를수록 점점 비알이 급해지니, 숨이 차고 땀이 줄줄 흐른다. 어차피 여름산행이야 땀과의 전쟁이 아니던가?

 

헉헉대고 오르다 보면 주변에는 우거진 수림과 함께 유난히 많은 들꽃이 보인다. 특히 정상부근에는 들꽃이 화원을 이루어 놓아 운치를 더한다. 적막 산중에 만나는 들꽃은 언제 보아도 정감이 듬뿍간다.

 

가파른 된비알을 치고 오르다 보면 매봉령에 오르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는다. 오기 싫어 하는 울 마늘 억지로 모셨는데 별로 재미가 없는 듯~ 요즘 산에도 잘 안따라 다니더만 굵어진 저 장딴지 좀 봐~ 이보슈! 내가 불쌍해서 데리고, 아니 모시고 사는....줄 아슈! (조심....*^^*)

 

매봉령에서 수목이 울창한 부드러운 능선길을 타고 오르다 보면 임도가 나온다. 뿌연 운무속에서 한팀의 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이곳부터 임도를 타고 올라야 한다. 폭우로 훼손된 임도를 타고 산악자동차를 즐기는 분들이 올라오다 애를 먹었는지? 악조건을 벗어 나려는 자동차의 굉음이 고요한 산상을 뒤 흔든다.

 

운무가 가득한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길옆으로 들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해발이 높아 이미 산 아래서 느끼는 폭염은 사라지고 몰려오는 바람과 함께 운무로 인하여 서늘함 마져 느낄수 있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구룡덕봉에 다다르게 된다. 몇대의 산악자동차를 즐기는 분들이 바퀴를 높일때로 높힌 자동차를 타고 험한 임도를 타고 이곳까지 올라와 커피브레이크를 즐긴다. 나도 저거 한번 하고파서 기웃거리다가 따근한 커피한잔 얻어 마시고 감사를 표하고는 주억봉으로 오른다.

 

주억봉으로 오르는 길은 물기에 젖은 잡목이 빼곡한 등산로를 타고 올라야 한다. 운무와 바람과 우거진 수림으로 산은 음습하다. 방태산(주억봉)이 가까와 지자 산은 키작은 잡목으로 뒤덮혀 있고 들꽃이 화원을 이루고 있다.

정상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으로 별로 볼 것이 없다. 더구나 날씨가 좋다면 주변의 조망이 좋을테지만 운무로 인하여 조망도 전혀 되지 않는다. 안개처럼 뿌연 운무를 안고 쏴아~쏴아~ 몰려오는 바람으로 서늘함을 느낄수가 있으니, 대부분의 산객들은 파카를 꺼내 입는다. 주억봉의 산상은 운무와 몰려오는 바람과 지천으로 널려 있는 들꽃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서 잠시쉬고 하산길을 택한다. 하산중에 천년은 묵었음직한 주목을 만나게 된다. 하산길도 수목이 울창하고 가파른 등산로를 타고 내려와야 된다. 된비알길은 축축하게 젖어 있어 미끄러우니 가끔은 버벅대야 하는곳이 있다. 경사로에는 밧줄을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방태산을 오르시려는 분들은 휴양림에서 오른쪽 주억봉쪽으로 가파르게 올랐다가 구룡덕봉을 돌아서 내려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된비알은 거의 들머리에 있는 폭포지대까지 계속된다. 계속되는 비알길이 조금은 식상하다. 구룡덕봉과 주억봉으로 갈라지는 곳에 도착하니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한팀의 산객들이 배낭을 벗고 족탕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도 족탕도 하고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물이 너무 차서 아직도 오래 들어가 서 있기가 부담스럽다.

처음찾은 방태산, 구룡덕봉과 주억봉을 돌아오는데는 5시간 30분에서 6시간쯤 소요된다. 겨울의 눈산행과 가을단풍과 봄꽃이 흐드러진 봄산행과 계곡과 수림을 걷는 여름산행으로 좋은 사시사철 언제나 찾아도 좋은 방태산이 아닌가 싶다. 정상에서의 운무가 내려앉은 멋진 조망을 기대하였지만 조망은 제로이고, 폭포와 운무와 바람과 들꽃을 보는 즐거움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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