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했던지? 심통이 났던지? 아님 심영래가 진짜 영구인지 알았는지?
예술영화감독인 "이송희일"이 "이무기"를 한번 걷어 차 보았다가,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고 실신을 했는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용가리를 물어 뜯어도 끄떡없던 과거의 다른 비평가들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르게 "용"도 되지 못한 "이무기"에게 녹다운 되는 허약함을 보니, 예전에 예술의 이름을 빌어 대중음악을 멸시하여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유행가"라 비하하다, 이제야 제정신을 차려가는 저 80년대 이전의 크래식 음악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예술영화의 첨봉에 서서 오만하게 눈을 내리깔고 "너희들이 예술을 아는가?" 라며, 준엄한 한마디로 꾸짖어 "예술을 깔보지 마라"며 예술에 무지한 대중을 일깨우려 하였는지 모르나 그 결과는 누리꾼들에 의하여 "쓰나미" 보다도 거센 역풍에 휘둘리고 있다.
영화관을 찾은 것이 20년전쯤은 되는 싶은 듯한 내가 이런 글을 쓴다는 자체가 "아이러니"라 할 수 있으나, 가난과 시간의 횡포속에서 문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불우함에 기인된 결과라고 위로하고 변명해 본다.
비단 이런 문제가 어디 영화뿐이던가?
이땅에 밀물처럼 거세게 서양문물이 밀려 오면서 그 선봉에 선 많은 이들의 노고와 기여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유문화나 대중문화를 천박시 하고 멸시하는 모습은 단순히 서양문화의 우월성에 있기보다는 아직도 문화의 권위주의와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몽매함에 있지 않은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코디디언으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심형래"씨는 어느날 영화를 만든다고 "충무로의 이단아"로 영화계의 비주류로 충무로의 변방을 기웃거리며 야심찬 모습으로 "용가리"를 만들었으나 눈물로 고배를 마시고 다시 "용"보다는 한 수 아래인 "이무기"를 내세워 <디워>를 만들기에 이른다.
개봉과 더불어 출발이 좋아 보이는 <디워>에 우리나라 예술영화의 거장(?)인 "이송희일"의 <디워>죽이기 비하 발언은 단순히 <디워>를 폄하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대중예술을 폄하하는 오만한 중세 귀족이나 "마당놀이"나 "품바"를 시끄럽고 난잡한 천민문화로 비하하던 양반네들의 편협과 오만함의 잔재에서 기인 되었으리라.
헐리우드의 거장 "스틸버그"의 히트에 주눅들은 예술영화인들이 "머리가 없는 영화"라는 혹평에 "내영화는 한조각의 크림빵으로 관객이 맛있게 먹어 주는 것으로 족하다."라고 답한 "스틸버그"의 자신감이 지금의 심형래에게는 필요한 듯하다. 그는 흥행에 기초하여 많은 대중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을 뿐이고 예술성에 심혈을 기울여 멋진 예술영화 한편 만들어 볼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심형래의 <디워>에 대하여 "B급영화"니, "700억원을 주면 그런 영화 350편을 만들수 있다"느니, "70년대 청계천에서 만든 미제 토스트기 조립품에 불과하다" "벌거숭이 꼬마" 등등의 발언은 한마디로 비평이 아닌 일방적 비하로 고정관념의 허울에 갇혀 이 시대에 대중이 진정으로 원하는 예술이 무엇인지? 고민도 하여 보지 못하는 편협과 오만으로 시대를 따라 잡지 못하는 몰지각한 행위이며, 남을 폄하하여 나를 세우려하는 정신적 미숙아의 자기방어본능의 표출이라고 아니 할 수 있는지?
일부 상류사회가 주도하던 문화권위주의의 쇠락과 대중의 상류(?)사회에 대한 관여와 견제와 비판이 커져가는 이 시대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송희일"의 예술영화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스틸버그"를 꿈꾸는 "심형래" 의 대중과 함께하는 "도전과 성공기"가 아닌가 싶다. 충무로의 주역들이 스크린 쿼터에 목을 메어 붉은 띠를 두루고 투쟁에 나서는 것이 예술을 위한 것인지? 생존을 위한 것인지도 모호하게 대중을 향하여 애국심을 호소하던 때가 얼마나 되었는가?
지금은 예술과 흥행과 대중을 아우러 같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동참하는 이해와 상생의 자세가 필요할 듯하다. 편협과 아집으로 나를 세움은 이미 나를 버림이니 이제야 말로 비우고 부딧히고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연일 퍼붓는 폭우로 산행도 못하고 온몸이 근질근질 배배꼬이는데 세상사 들여다 보며 골머리 썩힐 필요없이 이참에 20년 동안 단절된 영화와의 재회를 위해서라도 <디워>나 한번 보러 갈까나?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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