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영 남 권

도장산과 비경의 쌍룡계곡.

바위산(遊山) 2007. 6. 24. 20:53

산 행 지 : 경북 상주시 화북면의 도장산과 쌍룡계곡

산행일시 : 2007. 06. 23 (토)

날     씨 : 흐림(가끔 가랑비)

일찍 찾아온 장마가 오늘 주말하루를 쉬었다가 내일부터 다시 이어진다하니, 아침일찍 산행준비를 하고 어데로 갈까 망설이다, 도장산을 찾아간다. 상주시 화북면에 있는 도장산을 찾아 가는데는 2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다. 상주시 화북을 찾아가서 조금 들어가면 쌍룡터널을 지나서 용추교가 나온다. 용추교를 건너면 작은 화장실과 함께 소형차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너럭바위와 쌍룡폭포가 있다. 남쪽이 암룡이요, 북쪽이 숫룡이라고 하며, 너럭바위 위로는 십여구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어, 맑은 물과 함께 비경을 자랑하고 있다.   

도장산은 828m로 상주시 화북면 용유리와 문경시 농암면 내서리를 경계로 하며, 백두산 자락의 마지막 명산으로, 택리지에는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화양구곡과 쌍룡.용유계곡이 있고, 사람이 살기 그만인 복지가 있다" 하였는데, 도장산과 쌍룡계곡을 일컬음이라고 한다.  

너럭바위를 지나 충렁다리를 건너면 계곡의 수려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추는 심원사에 기거를 하던, 윤필거사와 의상대사가 용왕의 아들인 동자승에게 글을 가르쳤는데, 그후 동자승의 간청으로 두분을 용추의 용궁으로 초대하여 극진한 예우와 함께 월부, 요령등의 선물을 받았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여름산행추천지로 알려진 도장산에는 꽤나 많은 산객들이 찾아와 산을 오르고,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쌍룡계곡에도 곳곳에 자리를 잡고 물놀이와 함께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쌍룡계곡에서 심원골로 접어든다. 수백길 단애를 이룬 암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협곡을 이루고 있는 심원골의 들머리는 수목이 울창하고 거리를 맞출수가 없어 사진에 담기가 어렵다. 일명 저승골이라고도 불리운다 하니, 협곡을 가득채운 바위와 수목으로 인하여 골은 음산한을 느낄수 있다. 협곡을 벗어나서 심원골을 따라 돌들이 널려 있어 걷기가 불편한 너덜길을 따라 오른다.

   

 

계곡은 돌들로 가득하고 수목이 우거저 있으며, 장마로 인하여 후덕지근한 날씨가 땀을 줄줄 쏟아내게 한다. 서울에서 홀로 오신 산객 한분이 야영준비로 무거운 배낭을 지고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고 있다. 초반부터 많이 지친듯하여 전해질 보충제를 조금 나누어 준다.

오르다 보면 15m 폭포를 만나게 된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2단으로 만들어진 폭포가 수목사이로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물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오르면 심원사를 조금 못미쳐서 심원폭포가 있다. 폭포 아래로는 맑고 차가운 폭포수가 넓은 소를 만들어 놓았으며, 골이 깊고 수목이 우거져 한낮인데도 침침하니 음습함을 느끼게 된다.

  

심원폭포에서 10분정도 오르면 시골집 대문같은 초라한 심원사 일주문이 서있다. 심원사 뜰에는 작은 꽃밭도 만들어 놓았고 버섯 재배사와 자급할 요량으로 갖가지 채소를 심어 놓은 텃밭이 있다. 초반부터 많은 땀을 흘린탓으로 물통이 많이 줄었다. 이곳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잠시 쉰다. 

 

심원사는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임진왜란때 소실된 것을 1605년 조정으로부터 인근 10리 안의 땅을 하사받고, "사명대사"의 명을 받은 "연일"이 중창을 하였으나, 1958년 대화재로 완전히 전소된 것을 1964년 다시 중창을 하였으나, 명성에 비하여 그 규모가 작아 암자처럼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 서있다.   

심원사 뒤쪽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으므로, 다시 되돌아 나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잘 발달된 등산로를 타고 오른다. 등산로는 수목이 우거져 있어 그늘을 만들어 놓았으나,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한시간 가까이 치고 올라야 능선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체력도 많이 소모되고 많은 땀을 흘린다.

    

능선에 올라서니, 약간씩 바람도 불고 시원함을 느낄수가 있다. 능선길도 수목이 울창한 육산으로 되어 있으나, 가끔 암릉을 만날수가 있다. 첫번째 봉우리에 오르면 정상인가 싶은데, 다시 안부로 내려가 봉우리를 올라야 하고, 또 봉우리에 오르면 또 다른 봉우리에 올라야 한다. 몇팀의 산악회에서 오신분들이 몰려와 인적도 없이 조용하던 산판이 갑자기 시끌시끌해진다. 이렇게 북적거림은, 조용한 곳을 좋아 하는 내 취향과는 달리 울마늘 취향이니, 울마늘 힘이 나는지? 잘도 걷는다. 예전에는 내가 끌고 다녔는데, 이제는 쫓아 다니기가 힘드니, 이것이야 말로 나에겐 비극적인 반전드라마가 아니든가? 

    

이렇게 몇번의 봉우리를 넘으면 도장산의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작은 정상표지석이 있으나 좁고 수목이 우거져 조망이 쉽지가 않다. 나무가지 사이로 속리의 주능선이 톱날처럼 보이고, 몇팀의 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으니 사진을 찍기도 불편하다.  

예로부터 "우복동"이라 하여 소의 뱃속처럼 사람 살기에 더없이 좋은 터가 있어서 재난을 피할수가 있다 하니, 전란시에 피란지로 명당자리가 있다 하는데, 이곳 화북 사람들은 도장산과 쌍룡계곡이 있는 화북일대라고 믿고 있다 한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는 헬기봉으로 향한다. 하산길도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야 한다. 정상에서 헬기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가끔씩 단애를 이룬 전망대를 만날수가 있다. 능선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수려한 속리의 주능선이 톱날처럼 암봉을 이루며 늘어서 있으며, 청화산과 시루봉을 뒤로하여 흰 암봉을 드러낸 희양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도장산은 특별하게 아름답거나 수려한 모습은 없으나 쌍룡계곡과 심원골을 끼고 있으며, 온산이 수목으로 우거져 있어 그늘산행을 할 수가 있으니, 여름산행지로 좋을 듯하다. 도가 감추어져 있는 산이라 하여 도장산이라 부른다 하니, 좀 더 오랫동안 머무르며, 노력을 한다면 도가 보일런지?   

     

능선길에도 아름드리 노송과 함께 단애지역을 빼고는 수목이 울창하다. 전망대 위로 노송이 멋지게 폼을 잡고 있다. 울직장의 모 과장이 같이 왔다면 싯가 몇천만원이야 안 메기겠는가?  

  

사진상으로는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속리의 능선에는 암봉들이 수려한 모습으로 늘어서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속리의 주능선이 너무 멋져 보이니, 조만간 다시 찾아 가야 할 것 같다. 속리산 아래로 자꾸만 왜소해 지는 듯한 산골마을인 화북의 풍경이 평온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인다.

 

속리산을 옆으로 대야산이 뾰족하게 조망된다. 날씨가 좋다면 도명산까지 보인다 하는데, 흐린 날씨에다 개스로 인하여 보이지 않는다.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 잠시 쉰다. 멀리 우리가 다녀온 도장산의 모습이 올려다 보인다.

 

    

산행중에 가끔씩 세우가 뿌리고는 하더니, 이쯤부터는 제법 낙엽을 두들기는 빗소리가 소란하다. 헬기봉을 내려서니, 커다란 암벽이 가로막고 있으니, 암벽 밑으로 나 있는 소로를 타고 내려와야 한다. 암벽에는 바위에 붙어 사는 커다란 이끼가 덕지덕지 달라 붙어 있다.

  경사가 심한 하산길에는 가끔씩 암릉도 만날수가 있다. 이곳의 돌은 모가나고 뾰족뾰족하여 걷기가 불편하다. 가파른 비알길이 끝나고 나면 묘지가 나오니 심원사가 가까와 지는 듯하다.

    

묘지에서 울창한 숲길을 걷다보면 심원사 아래로 들머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쌍룡계곡으로 심원골을 타고 내려온다.

 

    

심원골을 빠져 나오면 산행을 시작한 쌍룡계곡에 다다르니, 5시간을 조금 넘기고 산행을 마친다. 도장산에서의 낙조는 "우복동팔경"중의 하나로 "도장낙조"라 부르며, 달은 "도장명월"이라 하여 "장암동팔경" 에 속한다 하는데, 청명한 날에 도장산에 올라 "도장낙조"와 "도장명월"을 볼 수 있는 날이 올려는지? 

    

근처에 서원정자와 병천정 등 정자와 함께 병천정 옆으로 병천암이 있으며, 아래가 "남부군" 등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장각폭포의 모습이다. 여름산행이 가져다 주는 "땀과의 전쟁"(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제목 같네~)은 피로를 가중시키나, 땀을 흘리고 난뒤의 개운함을 맛볼 수 있으니, 나름대로의 매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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