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잔잔한 파도가 푸른물결을 만들어 놓으니, 작열하는 태양열도 호반과 바람에 융화를 하는지? 조금은 기세를 꺽는 듯하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소풍을 즐기고 있다.
조금 내려가면 열두대 위로 탄금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올리지 못하고, 탄금정 옆으로는 "신립장군순국지기"가 홀로 쓸쓸히 서 있다. 우륵이 이곳에서 가야금을 타고 제자를 가르치며, 원래의 조국과 점령국의 사이에서 오르지 예술에만 몰두하였으나, 그 회안은 매우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미산은 보련산과 더불어 장미와 보련의 전설이 있다. 옛날 노은에 장미라는 아들과 보련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남매는 둘 다 장수의 기질을 타고 났다고 한다. 한집에 두명의 장수가 태어나면 한명이 희생을 하여야 한다는 속설에 의하여 장미는 장미산에 성을 쌓고, 보련은 보련산에 성을 쌓아서, 지는 사람이 희생을 당하기로 하였는데, 아무래도 누이인 보련이 먼저 쌓을 것 같자, 어머니는 아들 장미를 도우려고 떡을 해서 보련에게 먹인다. 보련이 배가고파 떡을 먹고 마지막 돌을 들고 오르는 중에 장미가 먼저 성을 쌓았다고 하며, 보련은 어머니가 그런 것을 알고 어데론가 홀연히 떠나고, 그날밤 보련의 본집에는 커다란 별똥별이 떨어졌다는 슬픈 전설이 있으니, 초정약수가 있는 초정의 구녀산 구녀성의 전설과도 비슷하다. 오래도록 이어온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낮의 작열하던 태양이 열기를 식히고, 서쪽으로 오뚝 솟은 보련산에 걸리니 석양이 붉게 물든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주말오후의 중원문화탐방은, 다시한번 역사를 되새겨보는 좋은 여행으로 서산에 지는 붉은 해와 함께 마무리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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