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바쁜 것도 없이 낮이면 일하고 저녁이면 술타령을 하다보니 블로그를 만져보는 것이 열흘은 된 듯하다. 산행기도 이제서야 올리고 딴 블로그 구경도 못다니고...ㅠㅠ
막장봉은 군자산과 칠보산이 있는 괴산의 쌍곡과 문경의 가은을 경계하며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이다. 오늘 산행은 백두대간길에 있는 버라미기재에서 장성봉에 올라 애기암봉을 돌아 볼 계획이었으나 버라미기재에 도착하니 산행 들머리에는 입산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어기고 올라가기도 그렇고 대야산으로 향하니 대야산 나들목은 주차장에 그들먹한 차들로 보아 많은 산객들이 올라 간 듯하다. 이곳도 입산통제구간인데 다들 올라가는데...대야산은 여름에 올라 보았으니 다시 차를 돌려 버라미기재를 넘어 제수리재로 향하다 보니 계곡을 타고 희미하나마 등산로가 보인다. 이곳에서 올라가면 장성봉에 오를수 있을 것 같다.
북동으로 희양산의 흰 암벽이 보이고 조금위로 백덕산과 악휘봉, 마분봉이 나란히 마루금을 이루고 남으로는 대야산이 우뚝 솟아 있다..
북으로 군자산과 칠보산 보배산 보이고 수려한 산 사이로는 쌍곡계곡이 구불구불 돌아 나간다. 쌍곡계곡은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찾는 곳으로 깨끗한 계곡수와 함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통천문을 빠져나오면 너른 암반이 비스듬이 경사를 이루고 앞으로는 멋진 암봉이 보인다. 이곳부터는 본격적인 암릉산행을 하여야 한다. 날씨는 춥지 않으나 약간 흐리고 조금씩 바람이 분다. 감기에 걸린 탓으로 콧물이 주책없이...ㅎ
암릉에는 요상한 바위들도 많아서 바위를 비껴가고 돌아가고 오르기도 하며 서쪽을 향한다. 꽤나 많은 밧줄구간을 만나게 되고 어느 곳에는 밧줄도 없어 절절매며 암봉을 타고 올라야 한다.
이것이 코끼리바위라 하던 것 같은데...?
암봉은 곳곳에 아름다워 주변의 명산인 칠보산, 군자산, 악휘봉과 희양산을 무색케 하며 암릉을 오르고 내리는 아기자기함이 대야산 보다도 더 좋은 듯하니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오늘 산행은 아내와 단둘이니 급할 것도 없고 힘뺄일도 없으니 느긋하게 걷는다.
서쪽 투구봉으로 향하는 길에 천지바위가 보인다. 어제 길에서 만원짜리 등산점퍼를 하나 사들고 와서는 오늘 착복식을 하는데...에구~ 역시 싸구려는 싸구려다. 가볍고 따스하긴 한데 땀이 배출이 안되니 점퍼 안쪽은 물에 담근것처럼 축축하여 가뜩이나 감기로 으쓱한 몸을 괴롭힌다.
암벽에 자라나는 소나무도 멋지고 암봉을 타고 오르는 길은 그리 만만치 않다. 도중에 제수리재에서 막장봉으로 향하는 분들을 만났는데 암봉을 타며 하시는 말씀이 "장난이 아니네~"
오늘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막장봉의 진가를 보는 느낌이다. 막장봉은 칠보산 밑 쌍곡계곡 절골에서 시묘살이 계곡을 타고 오르다 장성봉으로도 오르기도 하고 막장봉으로 올라 서릉을 타고 통천문을 지나 백두산천지바위와 사형제바위를 지나 노적봉 능선을 타고 절골로 돌아가는 등산로를 많이 이용한다 한다. 13km 정도에 6시간쯤 소요되고 시간을 단축하려면 제수리재에 차를 세우고 막장봉을 경유하여 장성봉을 다녀와도 될터이고 산악회를 이용한다면 버라미기재로 올라 장성봉을 경유하여 막장봉서릉을 타고 제수리재로 하산하는 것도 좋은 산행코스가 될 것 갔다.
암봉의 모습이 수려하고 요상한 바위도 만나게 되니 울 마늘 "와! 멋징거" 하며 감탄사를 내 뱉는다.
암봉에 올라 선 몇몇 산객들이 "야~호"를 외친다. 멋있는 암봉을 타다보면 절로 "야호" 소리가 나오겠지만 이곳이 통제구역이라는 것을 잊었단 말인고?
암봉을 타고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다 보면 유난히 밧줄구간도 많고 아찔한 구간도 만나게 된다. 우회로가 있는 곳은 무리하지 말고 우회하길 바라며 겨울철 눈이나 얼음이 얼었을 때는 가능한 산행을 자제하여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지나온 동쪽의 암봉 너머로 막장봉이 올려다 보인다.
암벽에 붙어 자라는 소나무의 모습도 아름답고 몇명의 산객들이 암봉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처럼 멋지게 보인다.
밧줄을 타고 암봉에 올라서면 백두산천지바위에 오르게 된다. 아래로는 수십길 단애로 아찔함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사방이 사원하게 조망되고 특히나 남으로 대야산의 우뚝하고 뾰족한 봉우리가 멋지게 조망된다. 지남 여름에 대야산에 올랐으나 비가 쏟아지는 우중산행이고 주위가 운무에 휩쌓여 있어 조망이 전혀 안되는 날 다녀 왔으니 대야산의 모습이 영 낮설기만 하다.
사형제바위가 어떤것인지 모르겠네? 내가 가져간 지도에는 삼형제바위라고 되어 있드만....그새 하나 더 낳았는가? 울 마늘 올라 앉아 있는 바위가 천지바위다. 움푹하게 의자처럼 생겼는데 비가오면 물이 고여 백두산의 천지의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백두산천지바위라 부른다 한다. 이곳에 오르면 누구나 저곳에 앉아 사진 한방은 찍을 듯싶다. 뒤로는 수십길 단애를 이루니 조심 조심~
참나무에 겨우살이가 유독 많은 것이 눈에 띤다. 하산길에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내려오다 보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낮은 곳에 달려 있는 겨우살이를 만나 한묶음 따가지고 왔다. 이곳 저곳 좋다는 데가 많으니...^^*
삼형제바위를 지나 제수리재가 가까워져 간다. 북으로 쌍곡의 절골로 향하는 노적봉 능선이 보인다. 제수리재로 하산하면 차와 자꾸만 멀어져 가니 차가 있는 버라미기재 쪽으로 최대한 방향을 틀어 등산로도 없는 산길을 타고 내려온다. 산은 낙엽으로 수북하니 푹신푹신하고 때론 밀림처럼 우거진 숲을 헤쳐 나가기도 하고 암반과 바위가 어우러진 곳도 타고 내려온다.
하산중에 마주보이는 대야산이 수려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위용을 자랑한다. 날씨가 좋은 날을 잡아 중대봉을 거쳐서 다시한번 대야산을 돌아 오고 싶다. 뜻하지 않던 막장봉 산행은 그리 피곤하지도 않고 아기자기하게 5시간을 소요하고 산행을 마무리 한다. 계획에 없던 막장봉, 그러나 언제 찾아도 좋은 산이 아닐까 싶다.
산행지도 남쪽은 끊김(지도출처 : 한국의 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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