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홀로 걷는 백악산

바위산(遊山) 2007. 4. 30. 23:04
여행지
바위와 송림과 봄꽃이 어우러진 백악산~
여행기간
2007년 4월 28일(토)
비용
0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내일은 아버님 생신을 챙겨드려야 하니 청주에 가야한다. 마늘은 생신준비에 바쁘고 홀로 백악산을 찾아 간다. 백악산은 경북 상주와 충북 괴산을 경계로 하고 있다. 화양계곡을 돌아 송면을 지나서 입석리가 나온다. 대부분 입석리에서 오르고 낙영산이 있는 괴산군의 대방리에서 오르기도 한다. 입석리를 지나 옥양동에서 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옥양동에는 길옆에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으니 이곳에 주차를 하고 석문사로 향하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벗꽃의 화사함이 조금씩 퇴색되어 가고 연록이 푸르름을 더하는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길옆으로 골짜기가 있고 골짜기에는 벗꽃과 함께 봄꽃이 피어 있어 정감을 더하고 조금 오르니 옥양폭포가 보인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웅장한 바위사이로 티없이 맑은 물이 흘러 내린다.

지도에는 옥양폭포 위쪽으로 15m 길이의 폭포가 있다하나 시간이 늦어 들리지 못하였다.

 

 

옥양폭포를 지나 가파른 비알길을 타고 오르게 된다. 오르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쪽은 백악산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쪽으로 향하면 작은 절 석문사가 나오고 절 위로는 웅장한 바위아래 불상이 놓여있으며 불단 앞에는 화단을 가꾸어 놓아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가파른 비알길을 오르다 보면 많은 바위들이 널려 있어 바위사이를 돌아 된비알을 치고 올라 첫번째 능선에 오르게 된다.

 

 

이곳은 동쪽이 시원하게 틔여 있어 조망이 아주 좋으니 동으로 청화산, 대야산, 조항산이 마루금을 이루고 있다.

 

 

4월의 날씨 치고는 너무도 따듯하여 연신 땀을 닦아낸다. 지난주에는 장인어른 상석을 하느라 산행을 하지 못했는데 2주만에 올라보는 산은 이미 신록의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능선에 올라 바라보는 산판은 연록의 파노라마를 만들어 놓아 꽃밭처럼 화사하고 시원하게 보인다. 

 

 

능선의 뒤로는 암봉이 올려다 보인다.  백악산은 높이가 858m로 속리산의 북쪽에 위치한다. 속리산 문장대에서 화양구곡으로 가지를 뻗어 내려가다 우뚝하니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바위와 송림이 잘 어우러진 산이다. 백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저 백악산이라 전해져 오기도 하고, 백개의 큰산이라 백악이라고도 하며, 바위가 하얗게 보여 백악이라고도 부른다 한다. 실제로 많은 바위가 널려 있으며 특히 능선에서의 조망은 아주 뛰어나다. 

 

 

등산로에는 송림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 진달래가 만개하여 정취를 더하며 때이른 철쭉도 꽃망을 터추고 갖가지 봄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어 산행의 정취를 더한다. 고향에 마늘을 데려다 주고 오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발써 2시가 넘었다. 올라오다 하산을 하는 머리가 허연 노(老)산객들을 한팀 만난것이 전부이고 오늘 백악산에는 나홀로 인 듯하니 심산의 고요가 엄습한다.

 

 

첫번째 능선에 올라서면 한시간 이상을 송림과 진달래가 흐드러진 부드러운 능선을 걸어야 한다. 능선에는 제법 많은 바람이 분다. 쏴아 쏴아 밀려오는 봄바람이 땀에 젖은 살갓을 두들기니 이보다 더 상쾌할 수가 일을까?

 

오르락 내리락 부드러운 능선을 걷다보면 송림사이로 요상하게 생긴 바위를 만나게 된다. 옆에서 보면 동물의 머리 모양과 흡사하다.

 

 

송림사이로 흐드러진 진달래를 구경하며 오르락 내리락 능선을 타고가다 가파른 된비알을 만나게 된다. 가파른 등산로를 잠시 치고 오르면 헬기장에 오르게 된다. 

 

 

헬기장 앞에는 넓적한 바위가 놓여 있고 바위에 오르면 남쪽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개스로 인하여 선명하지 않지만 얼마전에 12시간에 걸쳐 종주를 한 속리산의 서북능선이 웅장하게 마루금을 아루어 놓았다.  동으로 칠형제바위에서 문장대와 관음봉을 지나 묘봉, 상학봉아래 매봉까지 30리에 달하는 아름다운 능선이 이빠진 톱날처럼 늘어서 있다. 언제보아도 좋은 곳, 언제라도 가고 싶은 속리산의 서북능선이 아니던가?

 

 

헬기장에서 서북을 바라보면 백악산이 흰 암벽을 드러내고 멀리 돔형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이곳부터는 암릉산행을 하여야 한다. 유독 많은 바위와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햐여야 하나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곳에서 참외 하나로 점심을 대신한다. 오다가 점심을 먹고 오르던지 사들고 오려 했으나 아침에 아내에게 지갑을 맡기고는 깜박 그냥 오는 바람에 주머니에는 100원짜리 동전하나 없고 베지밀과 참외하나 뿐이다. 아침도 시원찮은데 참외를 먹으면서도 뱃속에는 꼬르륵~

 

암릉을 타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더욱 바람이 거세다. 그러나 바람이 흐르는 땀을 식혀주니 기분은 아주 좋다. 뒤돌아 보면 내가 지나온 능선이 아스라이 보이고 군데 군데 멋진 암봉들의 모습도 보인다. 

 

 

2주동안 산행도 못하고 유난히 계속된 많은 술자리 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감기 기운도 있는데 산행으로 땀을 흘리니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도 좀 풀리니 정신의 고통을 육체의 고통으로 상계할 수 있는 것인지? 실제로 등산을 하는 중에는 우리 몸에서 많은 엔돌핀이 분비된다고 하니 육체의 피로에 반비례하여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 지는것 같다.   

 

 

아름다운 암릉을 타고 가다 갑자기 가파른 비알길을 치고 오르면 백악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오르다 층계바위도 만나고 유독 많은 바위가 널려 있어 바위사이를 빠져 나가야 한다.

 

 

정상부근에서 빠져나가기 힘든 석굴을 만나게 된다.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옷을 버릴 염려가 있으니 옆으로 바위에 매달린 작은 로프를 잡고 오르는 방법도 있다. 정상에는 길이가 20m는 되는 기차바위와 의자바위, 개구리바위가 있다. 의자바위 아래로는 10여명이 쉴수 있는 2층 굴이 있어 악천후에 대피하여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좋을 듯하다. 

 

 

아래가 돔형바위에서 올려다 본 백악산이다. 백악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산세가 웅장하고 자연미가 넘친다. 골짜기에는 원시림처럼 나무가 우거져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듯하고 능선은 많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의 양쪽으로 계곡을 만들어 놓아 아기자기한 산행을 할 수 있다.

 

 

백악산 정상에는 정상표지석이 있다. 내가 들머리로 삼은 옥양폭포에서는 5.2km를 올라 왔고 정상에서 대방리와 입석리로 갈라지는 수안재까지는 2.6km를 더 가야한다. 정상표지석 위로 기차바위가 길게 누워 있다.

 

아래가 개구리 바위인 듯한데 닮기는 닮은 것도 같고....

 

 

정상에서 서쪽을 향하여 하산하다 보면 전망대가 나오고 이곳에는 고사목 사이로 돔형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웅장하고 흰 화강암봉이 형제처럼 나란히 늘어서 있다.

 

 

돔형바위에 오르면 암봉위에 또 다른 바위들이 올라 있고 이곳에서도 남으로 속리산의 서북능선이 아름답게 조망된다.

 

 

너른 바위에는 두개의 크랙이 있다. 하나는 건너기가 어렵지 않지만 한개의 크릭은 꽤나 넓어서 다리를 크게 벌려야 하고 크릭이 깊어 오금이 저린다. 돔형바위에서 가파른 암릉을 밧줄에 의지하고 내려서면 수안재로 향하는 길과 대왕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가지고 간 지도에는 대왕봉 표시가 없지만 거리가 가까우니 대왕봉으로 향한다. 대왕봉은 커다란 암봉위로 작은 바위들이 올려져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암봉 사이로 가파르게 올라서면 대왕봉 정상에 오른다.

 

 

대왕봉은 819m로  정상에는  작은 플라스틱 정상표지석이 있고 암봉옆에는 구불구불 힘겹게 자란 키작은 소나무 수간에도 손으로 써서 비닐로 포장한 안내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서북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소나무가 자라는 흰 암벽도 보이고 시원하게 뻩어내린 능선들이 아름답다. 그러나 시야가 좋지 않아 멀리 있는 풍경이 희미함이 아쉽다.

 

석양아래 빛나는 신록의 푸르름은 꽃보다 아름다운 듯하다. 바람도 상쾌하게 밀려오고 주변의 연록의 향연이 눈부시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산행을 하기 아주 좋은 계절이며 오늘 날씨 또한 전형적인 봄 날씨로 산행에는 아주  제격이다.

 

서북으로 낙영산과 조봉산, 가령산이 보인다. 역광으로 인하여 선명하게 나오지 않았으나 괴산의 명산중 내가 가장 많이 오른 낙영산이다. 시간만 나면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낙영산은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면 족하지만 커다란 바위슬랩을 만날 수 있는 작지만 좋은 산이다. 아래 암봉위에는 목없는 부처바위가 올라서 있다. 부처보다는 의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시 갈림길이 있는 안부로 돌아와 수안재로 향한다. 수목은 울창하고 골이 깊다. 갑자기 골안에서 커다란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 인가에서 수km가 떨어지고 사람이 들어가기도 힘들게 수목이 우거진 심산유곡에 웬 개짖는 소리인가? 암자라도 있나 내려다 보아도 수목이 울창하여 보이지 않는다. 아님 멧돼지 사냥꾼들이 끌고 온 사냥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대방리에서 넘어오는 수안재에서 골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계곡을 만나게 된다. 등산로에 온갓 봄꽃이 화사하다. 이름모를 새한마리가 길을 안내 하는 듯 앞장서서 걷는다. 날아 가지도 않고 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걸어 가는 것이 이상하다. 저놈도 잘생긴 놈을 알아 보는지....^^*

 

 

계곡에도 봄꽃이 흐드러지고 짝짖기 철을 만난 새소리가 여늬때와는 달리 교성처럼 간들어지게 들린다. 맑은 계곡에 앉아 세수도 하고 목도 축이니 시원하기가 그지 없다. 계곡이 길어 조금은 지루한 듯하나 봄꽃이 흐드러져 지루함을 달래준다.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노송으로 둘러 쌓인 입석리에 도착하니 해가 서산에 기운다.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이 소요되고 옥양동 주차장까지 도로를 걸어서 30분이 더 소요되니 합이 6시간이 소요되었다. 홀로 걷는 백악산은 봄의 화창함과 함께 좋은 산행이 된 것 같으나......에고~뱃속에서 도랑물 소리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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