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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항삼봉에 다녀오다.

바위산(遊山) 2007. 3. 10. 23:44
여행지
춘삼월 눈보라가 몰아치는 월항삼봉. 
여행기간
2007년 3월10일(토)
비용
1,000원(주차료)+차량유류대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월항삼봉과 포함산을 돌아 오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월악산군이 집에서는 한시간 거리이니 느긋하게 다녀와도 충분할 것 같다. 월항삼봉은 월악산에서 만수봉을 지나 포암산 남쪽에 위치하며 남으로 주흘산과 부봉을 마주하고 있다. 높이가 851m로 탄왕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백두대간길과 접하고 있다. 오늘 예보는 비나 눈이 온다 하나, 날씨는 화창하기만 하다. 월악산국립공원으로 들어가 송계계곡을 따라 남으로 향하다 보면 하늘재와 느릅재가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 민박촌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미륵사지로 들어간다.

 

주차장에서 하늘재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니 마의태자의 전설이 깃든 미륵사지터가 나온다. 미륵사지는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신라의 왕권회복을 위하여 오대산으로 향하다 꿈의 계시를 얻고 하늘재를 넘어 이곳에 도착하여 미륵사와 미륵불상, 마애블을 만들고 8년을 머물다 대의를 꿈꾸며 오대산으로 향하고 덕주공주만 홀로 남아 아버지 경순왕을 그리워하며 마의태자의 건승을 빌었다 한다. 그래서 미륵사의 미륵석불은 마의태자를 덕주사의 마애블은 덕주공주로 서로 마주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4,000평이나 되는 넓은 절터에는 옛절은 대부분 소실되고 석등, 거북등, 미륵불등이 자취를 남겨 놓아 옛절의 번성을 느낄수 있게 한다. 미륵불앞에는 스님과 보살님이 기도를 드리고 옆에는 방송에도 소개된 기도하는 개 "진구"가 함께 엎드려 기도를 하고 있다. 이녀석 사람들이 몰려와 시끌하고, 보살님의 기도가 끝나니 같이 기도를 끝내고 일어선다.

 

미륵사는 몇번의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었지만 마의태자를 상징하는 미륵불은 아직도 건재하여 나라에 큰일이 있을때면 땀을 흘린다는 전설이 있으나 현존하는 스님들은 아직 보지를 못하였다고 하는데 요즘 갑자기 땀을 흘려서 오늘 모방송국에서 취재를 왔다 갔다한다. (취재팀은 촬영 후 카메라피를 그냥 두고 갔으니 찾아 가시기 바람.) 돌모자를 쓰셨으니 비가 샐리는 없는데 정말로 미륵불의 오른쪽 귀위에 땀을 흘리는 모습이 보인다. 나라에 큰일이라니? 나쁜일이 아니었음 하는 바램이다.  

 

 

미륵사지를 돌아 하늘재로 향하다 보면 옛날 하늘재의 중요성을 말하 듯 역의 역할을 했던 원터가 나오고 조금 오르면 밭가에 3층석탑이 보인다. 밭가에 홀로 버려지듯 서있는 것은 이곳의 터가 약하여 터를 누르려고 했다는 설도 있으며....이웃하여 반불두상이 있다. 

 

 

하늘재 입구에는 장승과 함께 솟대가 서있고 하늘재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하늘재로 조금 오르면 미륵사의 대웅전과 함께 신축중인 절이 보이고 석상들의 모습도 보인다. 미륵사지는 2006년 5월에 문화재청으로부터 복원승인을 받아 복원준비에 한창이다. 비용이 많이 들터이니 불사축조를 위하여 시주를 받는데 대들보야 못해도 기와몇장이야~부모님 만수무강 기원과 6남매중에도 젤 힘들어하는 울형님 내외분의 이름도 써 올리고 우리가족의 건강도 기원해 본다.

 

 

미륵사 대웅전을 뒤로 돌아 산행이 시작된다. 숲은 송림이 우거져 있고 날씨는 포근하니 점퍼는 벗어들고 오른다. 처음부터 가파른 등산로를 타고 오르다보니 땀이 많이 흐른다. 

 

너럭바위에 오르니 북으로 시원하게 월악과 송계의 모습이 전망된다. 월악의 주봉들이 웅장함을 뽐내고 송계계곡이 골을 이룬다.

 

 

북동으로 포암산이 우뚝하여 흰암벽을 드러내고 있다. 포암산은 베를 널어 놓은 듯 암벽이 희게 늘어서 있어서 베바우산이라 부른다 한다. 오늘 월항삼봉을 돌아 저곳까지 다녀오는데는 5시간이 안팍이면 족할 것같다.

 

 

전망이 좋은 너럭바위부터는 암릉이 이어진다. 바위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멋지게 자란 노송이 유독 많아서 정취를 더한다. 선바위가 보이고 이곳부터는 암능길을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월항삼봉은 암봉으로 되어 있으나 대부분 수목이 우거져 있어 조망도 시원치 않고 그리 튀어 보이지 않는 산이다. 3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어 삼봉이라고도 하며 예전에 산삼이 많이 나서 삼봉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분들이 가끔 스쳐지나가고,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으나 우리가 타고 오르는 암릉구간은 월항삼봉의 진가이며 어느 유명산의 암릉구간 못지 않는 풍경과 스릴을 느끼게 한다. 밧줄도 없는 암릉을 기어 올라야 하는데다 홈통바위의 홈통에는 눈이 덜녹아 발을 디디기가 불편하다. 낑낑오금을 저리며 먼저 올라와 배낭을 뒤져서 밧줄할 것을 만드는 중에 울 마늘 두어번 시도를 하더니 우회를 한다. 우회하는 길도 눈이 있고 가파라서 만만치가 않다.

 

이렇게 난코스 암봉구간은 몇번 맞이하게 된다. 울마늘 왈~난 돌아갈래!

난  죽으나 사나 기어 오르다 보니....에구! 무릅까져 버렸다....ㅠㅠ  

 

 

암릉을 타고 오르다 뒤돌아 보니 왼쪽으로는 석문봉이 우뚝 서 있고 월악산과 송계의 모습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아래 민박촌을 왼쪽으로 느릅재로 오르는 길과 함께 오른쪽으로 미륵사지를 지나 하늘재로 향하는 길이 늘어서 있다.

 

 

산이 크지않으나 아기자기한 것이 아주좋다. 산객들이 대간을 종주하며 월항삼봉의 숲이 우거진 육산부분을 경유하다보니 산의 진가를 잘 모르는 듯하나 이 암릉구간은 노송과 함께 어우러져 좋은 암릉산행코스를 만들어 놓고 있다. 

 

 

암릉은 첫번째 봉우리에 오르기 전까지 계속된다. 동산을 오를때 무암사에 오르는 남근석코스와도 흡사한 것 같다.

 

 

암봉을 타고 오르고 우회도 하며 정상으로 향한다.

 

 

암릉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유독 많아서 풍치를 더하며 작은 밧줄구간도 나온다. 이구간에 밧줄이라고 가느다랗고 짧은 것 두개뿐이고 대부분은 밧줄이 없어 기어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마늘때문에라도 보조용 자일하나 구입해야 할 것 같다.

 

암릉구간이 끝이나면 첫번째 봉우리를 돌아 정상에 올라 설 때까지는 눈이 덜 녹고 수목이 울창한 등산로를 따라 가야 한다.

 

 

첫봉에 올라서니 대간종주를 하는 분들이 하늘재로 향하다 이곳으로 올라 와서는 길을 묻는다. 눈이 녹지 않았고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눈위 발자욱이 없으니 찾아 가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남서로 부봉의 3, 4, 5, 6봉이 웅장하게 늘어서 있다. 포암산과 주홀산도 그렇지만 대부분 산들이 남사면은 암벽과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름다우며 북사면은 수목이 우거져 심산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오랜기간 태양광과 편서풍의 영양으로 남쪽이 침식이 잘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동남으로 눈이 덜 녹은 주흘산의 모습이 올려다 보인다.

 

 

서쪽으로 마패봉과 깃대봉의 모습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숲이 우거져 있으나 가끔씩 전망이 좋은 곳을 만나기도 한다.

 

 

암봉구간이 끝나고 정상에 오르니 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제법분다. 요즘 기상청 오보가 심한 듯한데 오늘은 제대로 예보를 한 것인지?

정상을 지나자 함박눈이 하나둘 내리더니 이내 바람과 함께 세차게 퍼 붓는다. 올겨울 눈산행은 끝인가 했더니 눈보라가 몰아치는 것이 예사롭지가 않다. 

 

 

눈보라가 흩날리는 하산길에 만난 암봉도 멋있고 풀 한포기 없는 사막화 된 곳도 지난다. 흙을 살펴보니 특별히 다른 것도 없는 듯한데 왜? 이곳에만 풀 한포기 없을꼬?  눈보라는 더욱 거세고 진눈개비로 변하기도 하니 생쥐꼴인데 날씨가 포근한 듯하여 방한장갑을 빼놓고 왔으니 장갑이 흠뻑젖어 손이 시려서 몬 살겠다. 바로 앞에 포암산이 눈보라에 휩쌓여 희미하다.

 

 

눈보라를 동영상으로 찍다보니 습기 때문인지 카메라가 작동을 정지 하였다. 하늘재에 도착하니, 생쥐꼴에 눈보라를 맞으며 걷는 것이 안쓰러웠던지 대간종주를 하는 분들이 자기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로 같이 하산하자고 한다. 감사하나 정중히 사양을 하고 날씨 때문에 포암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눈보라를 맞으며 하늘재를 걸어 하산을 한다.

 

 

하늘재는 문헌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개다. 조선시대 조령이 활성화 되기 전에는 영남과 호서를 잇는 중요한 교통로 였으며 신라가 북진을 위하여 개척을 했다는 설도 있다. 고구려 온달장군의 중원등 영토회복 전쟁과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전설과 고려의 몽고 항쟁사로 물들은 한반도 역사의 산실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조선조에 와서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로 문경새재가 활성화 된 후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다. 문경쪽에서 하늘재로 오르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어 차량이 올라 올 수가 있으나 송계방향으로는 자연학습탐방로로 되어 있어 보행만이 가능하다.

 

 

 

춘삼월에 만난 월항삼봉의 눈보라는 봄을 시샘하는 아쉬움의 몸부림처럼 월악의 산정과 송계의 골짜기로 휘몰아 치고 있다.

 

벌써 4시인데 점심을 먹지 않았으니 뱃속에서 데모하는 소리가 들린다. 빨리 돌아가서 따스한 물에 목욕도 하고 한잔해야지 추위가 풀리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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