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관광지내 주차장에 주차를(주차비 2,000원)하고 오르다 보면 용문사 일주문이 보인다. 목련은 꽃몽우리를 터추려 안간힘을 쓰듯하고 일주문 주위로 노송군락이 아름답다.
노송이 어우러진 일주문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용문사가 나온다. 수도권 북서부에서 접근성이 좋은 탓인지 관광객은 만원이다. 근래 산에 다니며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보는 것도 모처럼 인 듯하다. 용문사 앞에는 천연기념물 10호로 수령이 1,100년이나 되는 거대한 은행나무가 서 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인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에 이곳에 들러 심었다는 설도 있고, 신라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를 내리고 자랐다는 설도 있다. 숱한 전란에도 불에 타지 않아 천왕목이라고도 부르며, 조선조 세종때는 정3품격인 당상직첩의 벼슬을 얻었으며, 어느 사람이 나무를 자르려 톱을 대자 피가 쏟아지고 하늘에서 천둥이 쳤다는 전설이 있으며, 나라에 변고가 있으면 소리를 내어 알린다 한다. 고종이 세상을 떠날때는 커다란 가지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전한다.
은행나무 뒤로는 천년 고찰인 용문사가 있다. 신라 선덕왕 2년(913) 대경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설과 경순왕이 직접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다. 순종원년 의병들의 근거지로 활용되자 일본군이 불을 질러 소실된것을 1909년부터 단계적으로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한다. 용문사를 뒤로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절골 들머리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산을 오르는 산객도 제법이나 많다.
들머리에서 조금 전진을 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마당바위와 용각바위가 있는 절골로 오르는 길과 상원사로 향하거나 능선길을 타고 용문산으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절골로 향하고 우리는 인적이 없는 상원사 길로 향한다. 숲은 우거져 있고 처음부터 경사가 심한 비알길을 올라야 한다.
등산로 주변에는 작은 들꽃이 피어 정감 어린 모습이다. 상원사를 지나 장군봉에 들러 용문산으로 돌아 올 생각이었으나 오르다보니 용문산으로 직접 오르는 능선길을 타게 되었다. 수목이 우거져 조망이 안되니 방향설정이 잘못된 것 같다.
등산로를 타고 오르는 길에는어려운 구간마다 로프가 있어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수가 있다.
정상이 가까와 지니 용문산이 올려다 보인다. 계획에 없던 산행이다 보니 공부를 하지 않아 뭔지는 모르겠으나 무신넘의 시설이 저리 복잡하당가?
등산로는 아기자기 하나, 거의 비슷한 가파른 암릉을?타고 올라야 하니 조금은 지겨운 느낌마저 든다. 계곡을 타고 올라 왔으면 좀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산객들도 많고 하늘에서는 헬기가 굉음을 내지르며, 산불예방에 다같이 협조하자는 안내방송이 시끄럽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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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긴 로프구간을 지나면 암릉이 끝이 난다. 하늘에서 희끗희끗 눈발이 날린다. 아니, 춘사월에 눈은 무신넘의 눈이란 말이고?
암릉이 끝나고 정상이 가까와 지자 진달래가 빼곡한 등산로가 나온다. 고지대라 그런지 아직 꽃망울도 제대로 영글지 않았다. 멀리 동남쪽으로 중암산이 보이고 뒤로는 도일봉이 보인다. 도일봉에 오르고자 도일봉 공부를 하고 와서는 용문산에 오르니....계획대로 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는 나의 이런 엉뚱함은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 인 듯하다.
아래가 정상이란다. 용문산의 정상은 레이다를 설치해 놓은 군기지나 송신소 등으로 가득하여 철조망을 쳐 놓고는 등산객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아래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 보나 날씨가 더욱 가라 앉아 조망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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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내려 앉은 하늘에서 눈가루가 내리더니 제법이나 양을 더한다. 마지막 마지막 하던 눈산행을 오늘도 하려는지? 그러나 눈은 내리자 말자 녹아 등산로를 적시어 놓는다.
정상을 떠나 다시 암릉을 타고 하산한다. 바위와 돌로 된 등산로는 물에 젖은데다 산객들이 젖은 흙을 묻혀 놓아 매우 미끄럽다. 올라 갈때보다도 버벅대며 하산을 한다. 두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지고 한번은 3바퀴나 굴렀다. 오랫동안 산에 다녔지만 세바퀴 구른 것은 처음이다. 다행이 다치진 않았지만...ㅠㅠ
하산길은 올라 올 때와는 반대로?계곡을 타고 내려온다. 계곡을 타고 하산을 하다보면 물소리가 정겹고 가끔은 작은 폭포들도 보인다. 티없이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는 가끔 철늦은 산수유꽃도 만날 수가 있다.
골짜기를 가로 지르는 몇개의 다리를 건너며 내려 오다보면 시원함이 여름산행으로도 좋을 듯하다. 눈은 중턱부터 비로 변하더니 이내 그치고 등산로를 적셔 놓아 걷기만 불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내려오다 만난 마당바위다. 높이가 2m이고 둘래가 32m로 상부가 마당처럼 넓고 평편하여 마당바위라 부른다. 부부인듯한 두분이 비에 젖은 바위 위에 자리를 펴고 음식을 즐기고 있다.
아래가 용을 닮아 용각바위라 하는데 바짝 다가서 밑에서 올려다 보아 그런지 용은 죽어도 아닌 듯한데... , 그럭저럭 산행의 날머리가 나온다. 산행은 6시간을 소요하고 마무리 한다. 계곡물에 세수도 하고 굴러서 버린 옷도 닦고 하니?개운하다. 주차장 앞 음식점에서 음식 냄새가 솔솔 후각을 자극한다. 에라~처음 구른 기념으로 해물파전에 막걸리나 한잔 해야겠다. 하여간 술꾼들의 술 마실 구실이야....ㅎ
길 옆으로 달아 놓은 목판에는 불경을 적어 놓아 지나는 이들이 읽도록 하여 놓았다. 한 귀절 따오니~
<분노를 버리고서 바른길 행해보세 / 경계에 부딪히면 견디기 어려우나 / 한 생각 마음 낮춰 내 세움 멀리하면 / 애욕과 분노심도 저절로 사라지리> 어허! 이거야 요즘 내가 산에 다니며 닦고 있는 도가 아니던가? 저절로 눈에 쏙 들어 오는 까닦이 따로 있을리가~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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