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얼음꽃과 설원이 펼쳐지는 선자령

바위산(遊山) 2007. 2. 11. 10:34
여행지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원으로~
여행기간
207년 2월 10일(토)
비용
각자 조금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오늘은 오래전부터 애타도록 선자령을 부르짖던 손과장의 소원이 이루어 지는 날이니 직원가족을 포함한 일곱명이 선자령을 찾아 간다. 선자령(1,157m)은 대관령의 북쪽에 위치한다. 동쪽의 강릉과 서쪽의 평창을 경계로 하며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백두대간길이다. 영서의 편서풍과 영동의 습기많은 공기가 만나 눈을 만들어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한다. 휘몰아 치는 대륙편서풍의 칼바람을 만날 수 있고 풍력발전기(풍차)와 설원을 볼 수가 있다. 대관령휴게소의 높이가 840m이니 표고차 317m로 등산이라기 보다는 산책길과 같이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족단위나 연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니 선자령을 찾아 온 산객들로 만원이니 처음부터 트레픽이다.

 

임도를 타고 오르다 보면 눈풍경이 조금씩 더하고 얼음꽃도 만날 수 있다. 바람도 조금씩 불고 눈발이 흩날리니 운이 좋다면 능선에서 칼바람과 함께 눈보라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언덕으로 올라서니 부드러운 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키작은 수목에는 얼음꽃이 피어 있다. 이곳부터는 내리는 눈도 제법 양을 더 한다.  

 

이곳의 눈꽃이 특별한 것은 상고대가 살짝 녹았다 다시 얼어서 그런지 투명한 얼음꽃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어느 것은 동긍동글한 것이 비가오면서 얼어 붙은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얼음으로 되어 있어 상고대처럼 화사하지는 않지만 또 다른 운치를 느낄수가 있다. 

 

 

 

등산로를 벗어나면 많은 눈이 쌓여 있어 푹푹 빠지고 산객들로 만원이니 사진을 찍기가 영 불편하고 진행이 더디다. 3월에도 눈이 1m씩 쌓인다는 선자령이니 설산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얼음꽃이 아름다우니 사진도 찍으며 선자령을 향한다. 

트레픽으로 진행이 더디니 등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풍을 나온 기분이니 콧노래가 실실 나온다.

 

얼음꽃이 만발한 안부의 숲을 지나 잠시 약간의 된비알을 올라가면 새봉에 다다른다. 새봉에 오르면 작은 전망대가 있고 중계탑이 보인다. 날씨가 좋다면 시원한 동해의 모습이 조망될텐데.....산행증명사진 한장 안 올려주면 동행한 친구들이 삐질 염려가 있으니....자~폼 잡아 봐유!

(사진을 크데 보려거든 작은 그림을 클릭하면 원본사진을 볼 수 있음)

 

새봉을 내려가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양은 많지 않지만 굵직한 눈발과 함께 칼바람이 몰아친다. 그리 고통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오후가 된다면 칼바람의 강도가 더 할 듯하다. 이만하면 선자령칼바람의 면모는 충분히 보여준 듯하니 아래 동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칼바람을 맞으며 정상에 올라서면 백두대간선자령이라는 글이 새겨진 커다란 입석이 서있다.

 

산객은 만원이나 모두들 이곳에서 대관령휴게소로 원점회귀를 하고 몇 안되는 산객들은 곤신봉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은 거리도 짧고 완만하니 그냥 내려가기는 아쉬움이 남아 곤신봉으로 향한다. 

 

정상에도 가벼운 눈보라가 몰아치고 이곳에서도 예쁜 얼음꽃을 볼 수가 있다. 이친구들 즐거운 것인지 칼바람 맞고 올라 온 것이 대견한지 아주 흐믓한 표정들이다.

 

선자령을 내려서서 곤신봉으로 향하는 길은 드넓은 설원이 펼쳐지고 풍차가 늘어서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풍차의 높이가 60m이고 날개의 지름이 80m라고 하는데 저 커다란 풍차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이곳의 바람이 대단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은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발자욱을 덮으니 길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가끔은 많은 눈이 쌓여 있는 풍경도 보인다. 저 곳에 한번 빠지면 봄이나 되어야~

 

 풍차가 늘어서 있는 안부에서 눈이 쌓인 초원지대를 조금 오르다 보면 곤신봉에 다다르게 된다.

눈이 얼어 있고 풀이 보여 깊어 보이지 않으나 부드러운 곳에는 무릅까지 푹푹 빠지기도 한다.

 

하산길은 보현사로 향하는 길을 택한다. 눈이 쌓인 등산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아름드리 적송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산행을 하며 노송군락은 많이 보았지만 이곳처럼 잘자란 소나무가 많은 것은 처음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 산들이 이곳처럼 곧게 잘 자란 소나무들로 우거져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미끈한 잣나무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보현사 후문이 보이니 산행의 마무리 시점인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타고 온 차가 대관령휴게소에 있으니 이곳에서 대관령휴게소로  산을 타고 돌아 가려면 8.7km를 가야 하고 도로를 타고 가면 27km를 가야 한다니 에구~. 가다가 차를 얻어 타든지 한사람이 먼저 가서 차를 가져오는 방법 밖에는 없을 듯하다. 터덜터덜 아래로 향하다 보니 소리없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진다. 이렇게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아 본 것이 얼마만이던가? (함빅눈이 내리는 풍경과 얼음꽃은 이전글에 올려 놓았으니 보시기 바란다.)

 산엘 다니면서 평소에 베푼것이 쬠 있었던지? 아니면 선자령 산신령이 보호하시는지? 서울의 모 산악회원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가 대관령을 경유하는데 자리가 있으니 태워다 준단다. 따끈한 국물과 안주에 쐬주까정 넉넉히 얻어 먹고는 보현사 입구를 빠져 나온다. 수목은 온통 눈으로 덮히고 쐬주 몇잔에 몸과 마음이 훈훈하게 달아 오르니 세상은 아직도 따듯한 인정이 살아 있어 살만한 세상임에 감사드리며 기분좋게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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