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니 산행을 포기하고 예식장과 모임으로 청주에 다녀오고, 오늘은 용화산을 찾아 간다. 아침안개가 자욱한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춘천으로 향한다. 춘천에서 화천으로 향하다 보면 102보충대를 지나 춘첨댐을 건너기 전에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도로가 나온다. 호수가 아름다운 춘천호반을 타고 28km쯤 들어가면 고성2리가 나오고 곧이어 영통삼거리가 나온다. 영통삼거리에 주차를 하고 큰고개로 향한다.
처음부터 포장이 안된 길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북으로 하늘벽과 촛대바위가 있는 만장봉이 올려다 보인다. 안개는 모두 걷히고 화창하나 뿌연하니 시야가 좋지 않다. 오르다 보면 물소리가 정겨운 계곡이 보이고 30분쯤 오르면 울타리를 치고 출입을 통제하는 강원석재 폭파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암벽산행을 연습하는 연습바위가 나온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행길이 된다.
용화산은 높이가 878m로 강원도 춘천과 화천을 경계하며 암릉과 함께 멋들어진 노송들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함과 스릴이 넘치는 산행을 할 수가 있다. 화천군민의 정신적 영산으로 지네와 뱀이 싸워서 이긴쪽이 용으로 승천을 한다는 전설이 있어 용화산이라 부른다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영통삼거리-연습바위-큰고개-만장봉-용화산-858봉-동릉-전망바위-시어령-영통삼거리로 돌아오는 코스로 12km에 달한다.
큰고개를 오르는 길은 돌들이 가득찬 너덜길을 걸어야 한다.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영통삼거리에서 큰고개 까지는 약 한시간 안팍이 걸린다. 오르다 바라 본 만장봉의 암봉과 하늘벽의 모습이다.
큰고개에 다다르면 화천쪽에서 큰고개로 올라오는 길은 아스팔트로 잘 포장되어 있고 주차장이 있어서 이곳에 주차를 하고 용화산에 올랐다 원점회귀를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용화산을 제대로 둘러 볼려면 영통에서 큰고개로 올라가서 시어골이나 고탄령, 시어령으로 돌아 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굵은 밧줄을 타고 조금 오르면 첫번째 암봉에 다다른다. 동쪽으로 하늘벽과 만장봉의 남사면이 촛대바위와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자랑한다.
북쪽으로 요상하게 생긴 바위가 있어 찍어 오기는 하였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다. 득남바위, 주전자바위 등 요상한 바위 이름도 많더구만~이놈들 명찰이 없고 초면이다 보니 영 구분이 안된다.
첫번째 암봉에는 멋진 노송이 한그루 서있고 남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다. 대부분 이곳에서 사진 한방은 찍고 지나가는 듯하다.
동으로 하늘벽이 눈부시리만치 우뚝하게 단애를 이루고 뒤로 만장봉의 남사면과 촛대봉이 소나무와 함께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고성리로 계곡이 뻗어 내리고 폭탄을 맞은 것 같은 폭파장의 모습도 보이고 멀리 시루봉을 잇는 능선이 하늘금을 이룬다.
요상한 바위도 눈에 들어고 첫번째 암봉에서 참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등산로를 타고 오르다 보면 하늘벽 암봉에 다다른다. 하늘벽 암봉의 끝은 100m 길이는 됨직한 너럭바위가 단애를 마감하고 멋지게 자란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바위끝은 수십길 하늘벽 낭떠러지로 위험하니 밧줄을 쳐 놓았다.
너럭바위와 함께 멋있게 자란 소나무가 어울려 보기 좋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바람이 많이 불어 두터운 등산복을 입으면 땀이 많이 나고 벗으면 추우니 오늘은 등산복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 입업다 벗었다를 되풀이 하니...ㅠㅠ
동쪽으로는 만장봉의 암벽이 소나무와 어우러지고 앞으로 촛대바위가 오똑하게 솟아 있다.
아기자기함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데 울마늘은 별로라고 생각하니, 이 사람이 잘생긴놈과 평생 살아서 눈이 높아진 것인지?....^^*
만장봉에 올라서서 다시 숲길을 타고 동쪽으로 향하다 보면 용화산에 다다른다. 사방이 나무에 가려져 있어 조망은 시원치 않고 정상에는 커다란 용화산 정상표지석이 서있다. 크기도 너무 커보이고 인공으로 다듬은 돌로 만들어 놓아 자연미도 없으니 영 아니다 싶은 생각이다. 정상으로 오르다 나무가지 사이로 하늘벽이 내려다 보인다.
요상한 바위들을 구경하며 동릉으로 향한다. 이곳부터는 오르고 내리는 암릉산행을 하여야 한다. 고사목과 함께 올려다 보이는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푸르르다.
굴곡이 심한 등산로를 오르고 내리고 하다 보면 주변에 잘생긴 바위들이 보인다. 날씨는 화창하나 산상은 그리 차갑지는 않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등릉을 타고 30분 정도 동진을 하다보면 858암봉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영통으로 뻗어내린 능선과 골짜기가 시원하게 전망되고 불알바위(생기긴 그런데...?)가 보인다.
만장봉 남사면 서쪽 끝으로 층계를 이룬 바위가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동릉은 설악산의 용아릉을 닮은 소용아릉이 있다. 금수산 망덕봉 서쪽에도 소용아릉이 있더구만 요것이 망덕봉 소용아릉보다는 쬐끔 타기가 어렵다. 아기자기한 멋은 있지만 밧줄이 시원치 않은 곳도 있고 산행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스릴도 있고 괜찮지만 초심자들은 조심하여야 한다. 이 아줌씨들 중간에서 겁을 먹어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난리도 아니다. 위치가 도와주기도 어려워 저분들 내리느라 쬠 시간을 소비하였다. 아주머니 도와주는 사이에 암봉너머에서 울마늘이 빨리 오라 소리를 지른다.(질투?) 쫓아 가보니 울마늘도 그곳에서 절절매고 있다. 마늘은 안돕고 딴 아주머니만 도운다고? ㅎㅎ 본능인거 아닝가?
암봉의 꼭대기에 올라서면 바람이 워낙 거세니 모자를 꾹 눌러 �는데도 훌떡 날라가 북쪽벼랑 아래에 걸려 버렸다. 주어 오기는 힘들겠고 포기하려니 그것이 오만냥을 더 주고 산 것이라며 울마늘이 도끼눈을 뜬다. 에고~ 암봉을 돌아 다시 벼랑을 기어 올라가서 주어 오기는 했는데 그곳이 위험도 하지만 암벽아래는 낙옆이 무릅까정 쌓여서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벼랑밑 낙엽속을 뒤지면 평생 모자니 스틱등은 걱정 없을 듯하다. 모자도 많이 날라와 있고 스틱들도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A급 나이키 스틱은 한개 주어들고 왔다. 지난주에는 막장봉에서 겨우살이를 따가지고 왔는데 요즘엔 산에 가서 잃어버리는 것보다 얻어 오는 것이 많으니 올해는 재물복이 들었는지....^^*
소용아릉 구간을 지나면 잡목이 우거지고 낙엽이 수북한 길을 따라 전망바위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고사목 사이로 가덕산이 보인다. 바람때문에 마땅한 곳이 없어 미루다보니 점심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라야 오다가 휴게소에서 산 감자떡 두어개와 찐빵 한개씩이다. 산에서 많이 많이 먹지 않는 습관이다 보니 항상 먹거리에는 신경을 덜 쓰는 편이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면 낙엽이 수북하고 잡목이 우거진 능선을 따라 걷는다. 부드러운 능선은 걷기가 편하다. 고탄령으로 하산을 하면 조금 빠르겠지만 지도가 없어 계속 동쪽으로 향하다가 한팀의 산객들을 만나 물어보니 우리가 배후령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급히 방향을 틀어 시어령 고갯길로 하산을 한다. 시어령으로 내려오는 등산로는 잡목이 우거져 있으나 길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내려오다 보니 계곡이 나오고 맑은 물이 흐른다. 계곡을 끼고 잘 지어놓은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하산중에 바라 본 용화산 동릉구간이다. 왼쪽 끝으로 나무가지 사이로 부랄바위가 보인다. 부랄이 아니라 성난 고추 끄트머리와 똑같이 생겼다. 그놈 잘 생겼구만~ 암릉구간은 생긴 것만 보아도 쬠 애먹이게 생겼다. 그러나 저 암릉을 타는 재미가 없다면 용화산이야 절반의 가치가 줄지 않을까 싶다.
계곡은 폭우에 휩쓸려 수해복구로 한창이나 손실이 되지 않은 곳은 암반이 멋있게 깔려 있고 물이 맑아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나 자연휴양림이 들어서고 취사단속을 심하게 하여 찾는 사람들이 예전에 비하여 많이 줄었다고 한다. 여섯시간을 소요하고 영통삼거리에 도착하여 포장마차에서 따끈한 어묵 한그릇으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처음 찾아 온 용화산은 역시 이름만큼이나 아기자기하고 스릴이 있는 산행을 한 것 같다.
돌아 오는 길에 마늘의 성화로 의암호에 잠시들렀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햇볕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호반의 끝머리로 중도의 모습이 아스라이 수면에 잠길 듯 보인다. 호수가에서 자전거를 타는 소녀들의 모습이 호수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가롭고 평온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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