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매표소에 주차를 하고 콘크리트 포장이 된 임도를 따라 올라 간다. 중간에 공원관리소가 나오고 이곳부터는 비포장도로에 눈이 녹지 않아 조금 미끄러운 길을 올라야 한다. 조금 더 오르면 마지막 주차장이 나오고 이곳에는 상원사로 운반하는 물품을 보관하는 비닐하우스가 있고 앞에는 안내판이 있다. "불자님들이 상원사에 오를때 상원사로 옮길 물품을 힘닿는 만큼만 져다 달라"는 내용이다. 상원사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하고 도로가 없어 생필품등을 운반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니, 불자님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이곳부터 계곡을 타고, 산행이 시작된다.
오르다 보면 계곡을 건너는 철다리가 나오고, 이런 철다리는 오르는 중에도 몇개를 만나게 된다. 그늘진 곳에는 눈이 쌓여 있어 조금 미끄러우나 양지쪽에는 눈이 녹아 버렸다. 일기예보는 완전히 빗나가서 눈도 내리지 않고 포근하여 아침인데도 눈이 녹기 시작을 한다.
상원사는 "꿩의 보은"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하는 절이라 한다. 치악산 남대봉 정상에서 400m쯤, 남쪽아래 자리하고 있으며 오대산 상원사에서 분파를 하였다 한다. 울 마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웅전을 응시하고 있다. 요즘 "있을 때 잘해"가 인기이니, 주머니 용돈 붙어 있을때 시주도 해야지....쬐끔.^^*
옛날, 과거를 보러가던 한 선비가 구렁이로부터 잡혀 먹힐 위기에 처한 꿩의 새끼를 구하고자 구렁이를 죽인다. 그날밤, 한 여인이 맞이하는 객주에 머물게 되고 잠을자다 답답하여 눈을뜨니, 구렁이가 몸을 감고 있다. 여인은 낮에 죽인 구렁이의 짝으로,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선비에게, "오늘밤 자정에 산위에 있는 상원사 종이 세번 울리면 살려 주겠다" 고 하였는데 자정이 되자 상원사에서 종이 세번 울리고 선비는 죽음을 면하게 된다. 이튿날 선비가 상원사에 가보니 어미꿩 두마리가 종아래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 한다. 새끼를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하여 머리로 종을 박아 종을 울려서 선비를 살리고는, 목숨을 버렸으니, 하찮은 동물도 은혜를 소홀히 여기지 않는데 살아가며?도움 받음에 감사하고 보답함을 게을리 하여서는 아니 될 것 같다. 그 이후로 이산의 이름을 꿩 "치"자를 써서 치악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산 아래서 바라보던 산정을 하얗게 덮었던 상고대는 포근한 날씨로 거의 녹아버렸다. 눈꽃이 녹기 전에 오르고자 쉬지도 않고 헐떡이며 올라 왔는데...ㅠㅠ, 상원사에서 남대봉과 시명봉으로 갈라지는 안부에 오른다.?그러나 남대봉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우리가 올라 온 남쪽에는, 거의 녹았으나 산의 북사면은 상고대가 그대로 남아 있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우뚝한 치악의 능선이 하늘금을 이루고 산정마다 눈꽃으로 화사하니, 눈꽃을 보러 올라온 산객들도 많고,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제대로 끌어다 붙힌 것인지?) 오늘 남대봉의 눈꽃을 보러 온 것이 헛되지 않았으니, 눈꽃의 향연이 동쪽의 향로봉에서 서쪽의 시명봉까지 아름답게 이어진다.
좋은 날씨에도, 산은 온통 벗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한 듯, 눈꽃으로 가득 차있으니 어지간해선 감탄사를 내지 않는 별로 무드없는(?) 울 마늘도, 기분이 좋긴 좋은가 보다.
"효석"이 달빛아래 화사한 메밀꽃을 보고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다고 표현을 하였건만 햇볕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도록 화사한 이 눈꽃의 풍경은 어떻게 표현하여야 할꼬? 글이 짧으니 아래로 쭈~욱 눈꽃구경이나 하고~~
눈꽃을 보며 사진도 찍으며 남대봉으로 향한다. 남대봉은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에서 향로봉을 지나 등산로 상에서는 마지막에 있는 봉우리다. 높이가 1,182m로 겨울철 눈꽃과 심설산행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주로 금대에서 영원사쪽으로 오르고, 일부는 향로봉쪽에서도 오고, 우리가 올라 온 성남에서 오를 수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더 가면 치악산맥 끝으로 시명봉이 나오고, 시명봉을 지나 1088봉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시명봉과 1088봉은, 등산통제지역으로 국립공원 안내도에도 없으며 산객들도 많이 찾지를 않는다.
남대봉에 오르니, 동으로 치악의 주능선이 웅장하고 아름답게 조망되고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향로봉 쪽에서 한패의 등산객들이 몰려오니 정상은 금새 시끄러워 진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 길을 재촉한다. 향로봉으로 갈까? 시명봉으로 갈까? 망서리다 향로봉쪽은 산객이 많고 등산로가 발달되어 있으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시명봉으로 향한다.
다시 안부로 내려서니 상원사에서 키우는 커다란 개 한마리가 올라왔다. 저놈이 외국산 뭐라카냐? 덩치가 엄청나게 큰 놈인데 순하기는 양보다 더 순하다. "너도 눈꽃구경하러 왔는고?" 안부에서 시명봉으로 향하는 길은 <등산로 아님>표시가 되어 있다. 시명봉으로 향하는 산객은 없지만 희미하게 등산로가 나 있다. 등산로는 눈이 녹지 않아 수북하고 어제저녁 내린 눈과 눈꽃이 떨어져 등산로를 덮고 있다. 오늘은 우리가 처음으로 발자욱을 내며 시명봉을 찾아 간다.
시명봉을 못미쳐 점심으로 라면 한개씩 끓여 먹고 시명봉에 오르니, 이곳에도 눈꽃이 장관을 이루고 멀리 우리가 다녀 온 남대봉과 함께 치악의 능선이 아름답게 조망된다. 시명봉은 1,187m로 어느 지도에는 남대봉으로 표기되고, 남대봉을 망경봉이라 표기되어 있지만 국립지리원이나 치악산 관리소에서도 1,182봉이 남대봉으로, 1,187봉이 시명봉이라고 되어 있으니 참고로 하여야 할 것 같다.
두세개의 봉우리를 넘었는데 시명봉을 오르고도 시명봉인줄 모르고 사진만 찍다가, 지나와서 지도를 보니, 지나온 봉우리가 시명봉임을 알게 되었다. 서쪽으로, 1088봉이 우뚝하게 서 있으니 그곳까지 가보기로 하고 1088봉으로 향한다.
1088봉에 오르니 동서로 길게 이어지던, 치악산맥이 이곳에서 끝을 맺고, 동쪽을 제외한 삼방이 시원하게 시야를 티운다. 서북으로 수리봉이 내려다 보이고, 남으로 멀리 감악산의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시명봉도 1088봉에도 안내판은 없다. 두명의 산객이 우리를 뒤따라 와서는 금대리로 하산한다고 한다. 준비한 등산지도에는 시명봉에서 성남으로 하산길이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로 등산로는 없다. 등산로를 찾으려 애를 써보나 헛 수고다. 그분들도, 성남으로 하산하는 길은 상원사길 밖에 없으니, 상원사로 돌아 가야 한다고 한다.
다시 발길을 돌려 상원사로 향한다. 길은 미끄럽고 아이젠 밑에는 자꾸만 눈똥이 붙어 성가시게 한다.
싸구려 아이젠은 오래 사용해서인지? 눈똥이 얼어 붙고 낙엽도 달라 붙으니 발도 불편하고 떼어내기가 귀찮다. 말목산에서는, 마늘이 서너번 미끌어 지더니, 에구! 오늘은 내가 임무교대 해버렸다....ㅠㅠ
오후가 되니 산은 눈꽃이 많이 졌으나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상원사로 되돌아가 상원사 아래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하산을 한다. 성남매표소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7시간을 소요하고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이쁜 눈꽃사진은 다음글에 파이로 구워 놓았으니, 보시기 바란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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