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백덕산은 만객인데 사자산은 어드메뇨?

바위산(遊山) 2007. 1. 14. 23:42
여행지
강원도 영월의 백덕산과 사자산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7년 01월 13일(토요일)
비용
차량유류대+도시락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나의 여행 스토리

 

백덕산과 사자산은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와 주천면, 평창읍과 찐빵으로 유명한 횡성군 안흥면에 걸쳐 있다. 해발 1,350m로 곳곳에 단애가 있고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법흥사를 마주하고 있는 구봉대산과 함께 가을단풍이 아름답고 적설량이 많고 설화가 아름다와 겨울산행지로 태백산, 계방산에 이어 선호도가 좋은 산이다. 원래는 사재산이라 하여 동칠(옻나무), 서삼(산삼), 남북으로 전단토(먹는 흙)가 (황금설도...)많다 하여 사재산이라 하였는데 사자산이라는 명칭도 사재에서 유래 하였다 한다.

 

날씨는 차가우나 바람도 없고 하늘은 청명하니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요즘 별것도 아닌 것을 같고 잔소리 좀 했다고 냉냉한 울 마늘 같이 갈려나? 하는데 주섬주섬 산행준비를 한다. 

괜스레 튕기는 것은 처녀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법흥사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관음사가 나오고 이곳에서 산행을시작한다. 관음사에서 오른쪽 계곡을 건너 한참을 오르다 보면 전방으로 <등산로 없음> 표시가 나오고 이곳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택하면 된다. 갑자기 경사가 심해지고 정상까지 2시간 가량을 쉬지 않고 오르막을 오른다.  산은 특별이 아름답다거나 멋지다는 생각은 없고 가끔 노송과 함께 바위구간이 나오니 위안으로 삼는다.

 

산행안내문 앞에는 각기 다른 애교 있는 문구를 써 놓아 보는이로 하여금 정감을 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땀이 흥건하게 베어 나오니 쟈킷을 벗어 버린다.

산의 중턱까지는 눈이 녹아 잔설만이 남아 있어 심설산행의 명성은 느끼기가 어려우나 가끔씩 만나는 크고 작은  바위와 해묵은 낙엽교목과 노송이 운치를 보여준다. 

 

살갓에 부딧히는 공기는 차가우나 바람도 없고 청명하니 수목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하늘은 가을에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랗게 물들어 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으나 녹았다 다시 얼어 아이젠을 차지 않아도 오르기에 불편함이 없다. 눈을 밟을 적마다 발 밑에서는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가 들리고 스틱을 옮길 적마다 삐드득하는 듣기에 거북살스러운 마찰음이 들린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고사목이 뾰족하게 솟아 있고 용바위가 올려다 보인다.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눈이 녹지 않아 설산의 면모를 보여준다. 대부분이 문재나 운교리 쪽에서 오르고 관음사에서 오르는 산객은 별로 없으니 산은 적막하고 눈 밟는 소리와 산새 소리만이 귓전을 파고든다. 

 

신선바위봉으로 갈라지는 안부에 다다르니 백덕산 0.2km라는 안내판이 나오고 이곳에서 동북으로 조금 치고 오르면 백덕산의 정상에 다다른다. 

 백덕산 정상은 산의 웅장함에 비하여 여러명이 올라서기 어려울 정도로 협소하다. 그나마 먼저 올라 온 산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오락가락 하니 자리가 나질 않는다. 독사진도 찍고 단체로도 찍으니 찬바람을 맞으며 기다리는 마음이야....방빼! 소리가 입안에서 뱅글밸글 맴도는 것을......인내는 본래부터 쓰다고 했으니....사진을 잘 찍지 않는 나도 울 마눌이 하도 한방 찍으라 해서....^^*

 

오늘 날씨가 청명하니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아주 좋다. 북서로 치악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아래로 법흥계곡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남서방향으로는  평소에는 흉악하게만 보이던 단양의 현대시멘트에서 갉아 먹어 오똑하게 만들어 놓은 산봉우리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사자산에서 바라 본 백덕산>

 

안부로 내려서니 앞으로 암봉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망된다. 이곳에서 바람이 덜한 곳을 찾아 점심을 먹는다. 보은도시락에 소찬이니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사자산으로 향한다.

 

하산중에 만난 나무가 굴곡이 심하게 자랐다. 아름다움은 고통속에서 만들어 진다고 하던가?

우리네 삶도 질곡된 삶을 이기고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 감으로 더욱 성숙되고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나 싶다.

 

작은당재에 다다르니 대부분의 산객은 운교리 방향으로 하산을 하고 몇몇 산객이 법흥사 쪽으로 향한 발자욱이 눈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다. 당재로 하산을 하거나 시간을 보아 사자산을 경유하기로 하고 계속 전진을 한다. 가끔 암봉을 만나게 되고 잣나무와 전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르기도 하고 아름드리 노송이 멋진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한참을 전진하니 전망 좋은 곳이 나오고 아름드리 소나무와 전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백덕산과 서쪽 방향으로 법흥계곡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1125봉에 다다르니 사자산 정상표지판이 나온다. 준비해 온 지도에는 한참을 더가야 하는데 지도를 놓고 비교해 보아도 맞지가 않는다. 이때부터 헷갈리기 시작하나 다시 치악산 방향으로 전진을 한다. 백덕산에서 왔으니 갈 곳이 그 곳 밖에는 없다. 

 

안부로 내려서니 이곳에는 산객이 많지 않아서인지 눈이 많고 인적도 없다. 미리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안부로 내려서다 다시 오르려니<위험지역 등산로 없음>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그러나 꽤나 많은 산객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나 지도상으로 영낙없는 치악산 방향이니 따라 갈 수도 없고 왼쪽 골짜기로 몇개의 발자욱이 나 있다. 발자욱을 따라 하산을 하나 등산로도 없고 산이 험하다.

 

안부로 내려와 바라 본 1125봉의 모습이다. 아래로 단애를 이루고 있고 단애 아래서는 무속인들이 제를 올리고 기도를 하는 곳이 있어 당재라 부른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까마귀 둬마리가 우릴 쫓아 다니면서 까악~깍 울어 대니 그 곳으로 가지 말라는 것인지?

등산로가 헷갈리게 하는데 저놈들 마져 울어대니 기분이 영 꿀꿀하다.

 

내려가다 다시 남동쪽으로 방향을 트니 암벽아래 아름드리 전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서있고 암벽 밑에는 무속인들이 기도하고 제를 올린 흔적이 있다. 취사도구도 차곡차곡 쌓여 있고 작은 굴 안에는 타다만 양초가 여기 저기 널려 있다.

 

그러나 이곳에도 하산하는 등산로는 없다. 지도상으로 남동쪽으로 계속 전진하면 당재에서 하산을 하는 등산로를 만날 것 같다. 가다가 눈위에 찍힌 발자욱을 만났으나 등산로는 아니고 우리처럼 길을 찾아 헤멘 사람들인 듯하다. 산은 원시림처럼 우거져 있고 바위와 낙엽위로 눈이 수북히 쌓여 있어 전진이 어렵다. 산막이 하나 보여  접근하여 등산로를 찾아 보나 역시 등산로가 없어 무조건 아래로 향한다. 아래로 향하다 막히면 우회를 하기를 번복한다.

 

계곡에는 작은 폭포들이 줄지어 늘어선 풍경도 보이고 오락가락 걷기가 편한 곳을 찾아서 아래로 향하다 보니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 백년계곡은 폭우에 의하여 등산로가 유실된데다가 오랫동안 등산을 통제하여 등산로는 없고 눈이 없을 때도 위험하지만 돌로 덮힌 눈쌓인 계곡을 타고 내려오기가 만만치 않으니 눈쌓인 겨울에는 접근을 금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바위틈에 빠지기도 하고 나무에 걸리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니 울 마눌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고 발걸음도 느리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시간만 4시간 가까이 걸린 듯하다. 

 

해는 서산에 지고 어둠이 밀려 오는데 골의 끝이 나오지 않는다. 헤드렘프를 켜고 내려오다 보니 <위험 등산로 없음>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계곡에서 백덕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계곡길은 나무로 막고 <위험 등산로 없음>을 해 놓았으나 많은 산객들이 산행지도만 보고 이곳까지 왔다가 더 이상 전진이 어려워 뒤돌아가니 이곳도 험하기는 하나 산객들의 발자욱이 제법 많다. 어둠을 뚫고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니 백덕산으로 향하는 삼거리에 다다른다. 칠흙 같은 어둠속에서 갑자기 개 한마리가 길을 막고 짖어 댄다.(심산설곡에....기절초풍..# #) 헤드램프를 비추니 눈빛만 번뜩인다. 악의는 없는 듯, 앞서 가다 뒤돌아서 바라보고를 반복하니 길을 안내 하는 듯도 하다(?) 관음사에서 개를 키우더니만 불빛을 찾아 올라 왔는지? 수백미터 산을 타고 올라 온 것도 이상하지만 관음사가 가까워지니 어데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산행은 8시간 반을 소요하고 관음사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사자산의 위치와 등산로가 애매하여 조난의 우려가 있으니 다른분들을 위해서 사자산을 정리를 해 보아야 겠다. 아래 지도에는 법흥사 뒤로 우뚝 솟은 산이 사자산이라 표기 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지도에는 우리가 방향을 꺽어 내려 온 1120봉이 사자산이라 표시되어 있고 정상 안내판은 1125봉에 설치 되어 있으며 절에서는 백덕산을 사자산이라 부른다 하니 사자산은 어데메인고?

일단 정상표지석이 있는 1125봉으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고 법흥사 앞 삼거리 안내도에도 사자산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다. 사자산은 법흥사 사찰소유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4대 적멸보궁이 있어 등산을 통제하고 있으며 영월군에서는 관리권한이 없다고 하며, 폭우에 의하여 계곡이 유실되어 등산로가 없다. 우리가 내려 온 길이나 당재, 안부, 작은당재 길도 일단은 등산로는 소멸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꼭 하산로로 택 한다면 그래도 사람들이 가끔 다니는 작은당재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 산을 오를때도 백년계곡으로 들어서는 길은 막아 놓았으니 지도만 보고 오르면 아니 된다. 많은 눈이 쌓인 겨울철에 백년계곡으로 잘못 들어서면 백년동안 고생 할 것 하루에 다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1/18일 보탬  : 어제 등산객 10명이 이곳에서 조난을 당하여 119에 의하여 5시간만에 구출되었다 한다. 등산로가 아닌 곳의 산행은 자제하고 골이 깊고 눈이 쌓여 있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둠이 빨리 찾아 오니 헤드렘프나 비상식량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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