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남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떨어진 연화도(蓮花島)는 아름다운 섬 이름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연꽃에 얽힌 묘한 신비감도 느껴진다. 육지에서 섬으로 가는 맛은 뭐니뭐니해도 배 타는 재미에 있다. 통영서 연화도로 가는 뱃길엔 올망졸망 섬들이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1시간이 아쉽게 느껴질 때면 힘찬 고동소리가 연화도 도착을 알린다. 뱃머리
쪽으로 달려가면 눈앞에 3개 섬이 펼쳐진다. 왼쪽 큰 섬이 연화도, 중앙에 반원 모양인 반하도, 오른쪽 섬은 우도다. 이웃처럼 붙은 3개섬은 2018년 다리로 연결된다. 지난달 27일 연화도~우도 연결보도교 기공식이 열렸다. 선착장은 작은 고깃배와 어구가 어지럽게 놓인 평범한 어촌 풍경이다. 배에서 내리면 섬 주민이 힘찬 목소리로 섬 명물인 출렁다리로 안내한다.
선착장에서 출렁다리까지는 걸어서 1시간 거리다. 이 섬에선 볼락, 우럭, 쏨뱅이, 감성돔, 전갱이, 고등어까지 잘 잡혀 누구나 손맛, 입맛을 즐길 수 있어 낚시군들이 믾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연화도는 통영시 유인도 중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섬이다. 바다에 연꽃처럼 핀 섬, 연화도를 실제 북쪽 바다에서 바라보면 꽃잎이 겹겹이 봉오리진 연꽃을 떠올린다.
"연화도는 불교계 중요한 유적지로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한 흔적과 전설이 곳곳에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전설에 따르면 연화도인이 이곳 연화봉에 실리암을 짓고 수도했다. 이후 조선 중기 사명대사는 조정이 억불정책을 펴 남해 금산 보리암에서 수도하던 중 처 보월, 여동생 보운, 연인 보련을 만나 다시 이곳 연화도로 피신했다. 네 사람은 이곳에서 만난 인연을 증표로 삼는 시를 한수씩 남겼다. 이 세 비구니를 '자운선사(慈雲禪師)'라고 한다. 이들은 훗날 섬을 떠나며 판석에다 '부·길·재(富·吉·財)' 라는 글을 새겼다. 지금도 마을에서 이 돌을 보물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연화봉(215m)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처음에는 울창한 숲길을 가파르게 오르다 능선으로 오르면 길은 유순해진다. 능선길 옆으로 흑염소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고 숲이 트이는 능선길에서는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연화봉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통영 8경 중 하나인 '용머리 바위'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양을 향해 헤엄쳐 가는 한 마리 용을 연상하는 말 그대로 비경이다. 연화봉 아래 등산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자 마을 수호신을 모셔 놓은 서낭당이 나온다.
그곳에 자운선사가 돌에 쓴 것으로 전해진 '부길재'다. "연화도에 부유함과 길함, 여기에다 재물까지 안겨 주는 축복이 담긴 돌이자 보물 1호"라고 자랑했다. 연화봉 아래 보덕암에서 바라보는 용머리 바위도 일품이다. 보덕암은 바다 쪽에서 보면 5층이지만 섬 안에서 보면 맨 위층 법당이 단층 건물로 보인다. 다음 볼거리는 연화도 명물인 출렁다리다. 5년 전 만든 길이 45m, 폭 1.5m 출렁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용머리 전망대까지 갈 수 있다. 걸음을 옮갈때마다.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연화도 등산로는 크게 2개 코스다. A코스는 여객선터미널~연화봉~보덕암~출렁다리~용머리~여객선터미널(3시간 소요). B코스는 여객선터미널~연화사~보덕암~출렁다리~용머리해안~여객선터미널(2시간 소요). (이 포스팅은 몇년 전 해킹으로 지워진 연화도 여행기를 복원한 것임)
선착장에는 횟집이 있다. 수족관에는 작은 참치만큼한 커다란 시라시(농어과) 한마리가 힘차게 놀고 있다. 잡기조차 힘든 농어는 주인장의 마구잡이 망치질에야 퍼득임을 멈추고 잠시 후 우리들의 식탁에으로 올라왔다. 그 맞도 양도 모두를 만족시킬만 했다. 그리고 얼큰해진 모습으로 숙소를 잡은 통영으로 가는 베에 올라 탔다. 연화도는 충분히 그리움 하나 만들어 줄 아름다운 섬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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