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폭포>
모처럼 가족이 모여 선유동계곡을 찾아갔다. 괴산의 내선유동계곡과 용추폭포는 여러번 다녀왔지만 문경의 외선유동계곡은 처음이다. 선유동계곡 상류 대야산 등산로 초입에 있는 용추폭포를 구경하고 선유동계곡 초입인 학천정을 찾아간다. 암수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오른 곳이라는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용추 양쪽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을 할 때 용트림하다 남긴 용비늘의 흔적이 신비롭게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선유동계곡은 선유구곡 또는 선유동천이라고도 부른다. 수려한 암반으로 티없이 맑은물이 흘러내려 이름 그대로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학천정은 경상북도 문경시(聞慶市) 가은읍(加恩邑) 완장리(完章里)의 선유동 계곡에 있는 정자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조선 후기의 학자인 도암 이재(陶庵 李縡)가 후학을 가르치던 자리에 지역 유림(儒林)들이 그의 덕망을 기려 세웠다.
<학천정>
선유구곡 원림의 제1곡은 옥하대(玉霞臺)이다. ‘아름다운 안개가 드리우는 누대’라는 의미이다. 이 신비한 공간에 들어가는 입구고 바로 제1곡이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2곡은 영사석(靈槎石) 이다.제1곡에서 물이 흘러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앞으로 야트막한 산이 자리한다. 이 산은 선유구곡의 시내를 굽어 돌게 하여 한 굽이를 만든다. 영 은 ‘신령하다’라는 뜻이고 사는 ‘뗏목’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영사석은 ‘신령한 뗏목 모양의 바위’ 라는뜻이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3곡은 활청담(活淸潭)이다. 제4곡에서 흘러오는 물이 이곳에 이르러 활청담을 만들고 힘차게 제2곡을 향하여 흘러간다. 바위 위를 흘러온 물이 모여 만든 못이라 그 맑기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4곡은 세심대(洗心臺)이다. 이 바위 앞으로 움푹 들어간 못이 나타나는데 이 못은 제3 곡의 활청담 보다 규모가 큰 못이다. 바위 자체가 움푹 들어가 만들어진 못인지라 물빛이 맑고 파란빛을 띠고 있다.세 심대는 ‘마음을 씻는 대’라는 의미이다. 세심대는 유자(游者)가 반드시 거쳐야 할 공간으로 과거 선유구곡을 오르던 이들은 이 공간에서 더럽혀진 몸을 씻듯이 더럽혀진 마음도 씻었다고 한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5곡은 관란담(觀瀾潭)이다. 이곳에는 ‘관란담’이라는 글씨 외에 ‘굿은 대’라는 글씨가 있다. 이 ‘굿은 대’라는 글씨 옆에는 아홉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관란담의 ‘觀瀾’은 단순히 ‘물결을 보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란의 ‘란(瀾)’은 물결의 의미보다 여울목의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관란은 ‘여울목을 보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구곡원림에서 제5곡은 가장 중심이 되는 굽이이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6곡은 탁청대 (濯淸臺)이다.제5곡에서 100m 정도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내 왼쪽에 표지판같이 생긴 바위가 나타난다. 이 바위 위를 유심히 살펴보면 돌이끼 속에서 '탁청대'라는 글씨를 발견할 수 있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7곡은 영귀암 (詠歸巖)이다. 제6곡에서 100m 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시내 오른쪽 큰 바위 위에 영귀암’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전서(箭書)로 새겨진 글씨가 너무 아름다워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바위 왼쪽으로는 반석이 자리하는데 그 위로 시냇물이 흘러 폭포를 형성하여 그 소리가 요란하다.
선유구곡 원림의 제8곡은 난생뢰(鸞笙瀨)이다. 난생(鸞牲)은 악기 생(牲)의 미칭(美稱)이다. 대나무로 만든 악기 생(牲)은 만물이 소생하는 소리를 낸다. 제8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난생이 연주되는 소리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즉 선유구곡을 거슬러 오르는 사람들이 이 굽이에 이르러 근처가 멀지 않다는 것을 이 난생의 소리를 통하여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옥석대▼>
옥석대(玉舃臺)는 제8곡에서 6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자리한다.옥석(玉潟) 은 ‘옥으로 만든 신발’이다.
옥석이라는 말은 ‘득도자(得道者)가 남긴 유물’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제9곡은 선유구곡의 극처이다. 극처는 선인들이 지향했던 도(道)가 존재하는 공간을 의미한다.이 공간에 이르러 선인(先人)들은 득도 자가 남겨 놓은 유물, 즉 옥석대를 만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를 만나고 도를 얻다고 한다.
선유구곡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다. 몇몇 행락객들이 음식을 싸와 대낮부터 한잔하는 모습도 보이고 가족단위로 물가에 앉아 담소하는 모습이 여유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선유구곡 중간의 수려한 암반위로 100여명 안팍의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스님 한분이 야단에 앉아 법회를 갖고 있다. 이거야 말로 야단법석(야외에 단을 만들고 법회를 함)이다. 고명하신 스님이 주관하는 단체의 행사 같은데. 진행요원의 행태는 속세의 찌든 모습을 벗어내지 못한 것 같다. 나무관세음 보살~
<칠우대>
선유구곡 끝으로 선유칠곡이 이어진다. 칠우대는 완장리 입구 시내 건너편 높다란 바위 위에 세워져 있는데 바위에는 나이 순서대로 칠우(七愚)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대한제국 시절 망국의 시기에 가은 지방의 선비요, 칠명의 유력 인사들로 나이도 비슷하고 정도 두터워 자주 모임을 가지고 선유동의 산수를 즐기며, 선유구곡 아래에 칠곡을 경영하면서 우정을 나누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의 만남을 위한 장소로 1910년대 칠우대 옆 산자락에 정자를 세우니, 의친왕이 이를 알고 ‘칠우정'이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칠우대(七愚臺)에서 내려와 시내에 이르면 널따란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이 바위 사이로 선유칠곡의 맑은 시냇물이 흐르며 작은 연못을 만든다. 이 못이 선유칠곡 제2곡은 망화담(網花潭)이다. 널따란 바위 옆에 세워진 돌에 ‘망화담’이란 아름다운 글씨가 새겨져 있다. 물에 떠있는 꽃들이 많아서 그물질할 수 있는 못이란 의미의 망화담은 봄이면 선유칠곡에 각 굽이의 꽃잎들이 떠내려 와 이곳에 이르러 맴돌지 않았나 여겨진다.
<칠우폭포>
제3곡은 백석탄(白石灘), 주위에는 나무가 없고 다만 흰 바위들 사이로 맑은 시냇물만 흘러가고 있다.
흰 돌들 사이로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바위로 인하여 여울을 만들며 흘러가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원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 옛날 칠우들은 이 굽이에 이르러 망국으로 인하여 가졌던 울분을 삭이지 않았나 여겨진다.
백석탄에서 300m 정도 물길을 따라서 거슬러 오르면 넓은 바위를 만나는데 이 굽이가 선유칠곡 제4곡은 와룡담 (臥龍潭)이다. 바위 위에 새겨진 ‘와룡담 ’ 글씨는 해서와 초서를 배분하고 조합하여 절묘한 느낌을 준다. 위로부터 흘러내려오던 시냇물이 이곳에 이르러 큰 못을 이루면서 넘실거려 마치 용이 누워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 굽이의 이름을 용이 누워 있는 못이라고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장군손바위>
제5곡은 홍류천(紅流川) 이다. 홍류(紅流)는 붉은 물을 의미하며 실제로 물이 붉을 수는 없으나 이것은 물위에 붉은 꽃이 떨어져 흘러갔기 때문이다. 이 곳은 물살이 천천히 흐르고 있어 붉은 꽃잎들이 물을 가득 메우고 흘러가기에 이 굽이의 이름을 홍류천 이라 하지 않았나 여겨진다.
제6곡은 월파대(月波臺)이다. 이 굽이는 선유칠곡의 다른 굽이와 달리 바위가 넓게 자리하고 그 옆으로 시내가 흘러가 대(臺)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비스듬히 자리하는 바위 때문에 이 굽이를 흐르는 시냇물이 완만히 흐르고 있었는데 달이 뜬 밤이면 달빛이 이 물살 위에 비치어서 하얀 물결을 이루고 흘러가기 때문에 월파대라고 이름한 것으로 보인다.
제7곡은 칠리계(七里 溪)이다. 여울이 7리에 걸쳐 있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이 굽이는 널따란 바위가 약간의 격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유구곡에서 흘러오는 물이 이 굽이에 이르면 작은 폭포를 이루며 흘러가니 7리를 걸쳐 흐르는 여울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선유구곡에 이른 사람들이 물길을 따라서내려오다 이곳에 이르러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되어 오랫동안 머물기도 한다.
이렇게 선유구곡과 선유칠곡을 둘러보고 나니, 아름다운 우리산하에 감탄하고 감사하다. 가슴이 후련해 질 정도의 수려한 풍광과 맑은물 그리고 계곡을 둘러싼 울창한 수림, 갑자기 은퇴하면 이곳 터를 잡고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그리 한다면 한평생 어질러 놓은 몸과 마음이 모두 깨끗해 질 같아서이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산행.여행 > 영 남 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촬영지 장사도 해상공원 <카멜리아> (0) | 2016.08.20 |
---|---|
케이블카로 오르는 통영의 <미륵산> (0) | 2016.08.18 |
울산 12경의 수려한 자연공원 <대왕암공원> (0) | 2016.01.11 |
게으름뱅이의 '간절곶 해맏이'여행 (0) | 2016.01.11 |
가을에 걷기 좋은길 - 소백산 자락길 '달밭길' (0) | 201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