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산에 올라본지가 족히 15년은 된 것 같다. 한창 산행에 재미를 들여 이곳 저곳 산을 찾아 다니던 때, 아내와 함께 찾아 온 계명산은 심한 알바를 했던 기억만이 남아 있다. 제법 풀려 버린 날씨가 산을 그립게 한다. 그래서 불편한 허리를 끌고 찾아 간곳은 충주의 계명산(775m)이다. 충주의 진산이라 할만한 계명산은 충주시내 동묵면에 위치한 산으로 충주시와 충주댐을 가로막고 우뚝 서있는 산이다. 그리 수려한 산은 아니지만 산상에 올라 충주호를 굽어보는 경관이 일품이다.
<계명산 등산지도>
<계명산>
<마즈막재 약수터>
마즈막재를 가운데 두고 동북쪽에 계명산이 남쪽에는 남산(636m)이 충주시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뿐더러 특히 토질이 비옥하고 일조환경이 좋아 산기슭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산행기점은 마즈막재로 잡는다. 마즈막재 주차장은 이른 시간인데도 차량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가파르고 힘겨운 계명산을 찾아온 사람보다 대분분 계명산 자락의 걷기 좋은 충주호 둘레길 '종댕이길'을 걷기 위하여 찾아온 사람들이다. 마즈막재 약수터에서 물통을 채우고 산으로 오른다.
약수터에서 목조계단을 타고 몇걸음 오르면 대몽항쟁전승기념탑이 서있다. 대몽항쟁전승기념탑은 고려때 몽고군의 침입에 맞서 충주를 지킨 김윤후 장군과 호국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대몽항쟁전승기념탑이다. 이 탑은 몽고군을 상대로 충주산성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김윤후 장군을 비롯한 충주지역민들의 의연한 항전 모습을 담고 있어 750년전의 호국정신을 되돌아보는 승전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충주산성 전투는 1253년 몽고군이 침입하자 김윤후 장군과 충주지역민들이 70여일동안 세찬 공격을 물리쳐 유일하게 승전을 거둔 역사적 가치가 높은 항전사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산의 옛지명은 오동산(悟桐山) 또는 심항산(心項山)으로도 불리어졌다.
등산로는 매우 가파르다. 지그재그로 오르다 보면 너덜지대가 나온다. 너덜지대를 지나 참나무가 늘어서 있는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또 다시 너덜지대를 통과하여야 한다. 된비알이 포근한 날씨와 합하여 땀방을을 만들어 낸다. 첫번째 봉우리에 오르면 충주호가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뿌옇게 시야를 덮은 개스와 겨울가뭄으로 물이 많이 줄어든 호수가 아쉬움을 만들어 놓는다.
<너덜지대>
<충주호>
충주호는 충주댐이 충주시에 있기 때문에 충주호라 부르나, 호수의 대부분이 제천시 청풍면에 위치하고 있어 제천쪽에서는 청풍호라 부르고 있어 충주호와 청풍호는 같은 호수를 이름을 달리 부르고 있을 뿐이며, 지금도 제천에서는 충주호를 청풍호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구급함이 있는 봉우리로 오른다. 이곳도 가파라서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구급함과 함께 마즈막재 0.9km, 정상 1.4km로 표시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615봉으로 오른다. 615봉은 충주호를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조망터다.
언 제 : 2015년 3월 8일(일)
누구와 : 나홀로
어데에 : 충주의 계명산(마즈막재~정상~마즈막재=소요시간:3시간)
<충주호>
<당겨보면~>
615봉 전망대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705봉으로 오른다. 이곳에는 가지가 여러갈래로 뻗은 왕소나무와 작은 케언이 서있다. 705봉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왔다가 703봉으로 오른다. 계명산은 산 아래쪽에서 올려다 보면 곧바로 치켜 올라간 것처럼 보여도 실제 등산을 해보면 이렇듯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면서 정상으로 오르게 되어있다.
<705봉>
703봉을 내려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군데군데 바위지대와 입석바위도 나오고 송림지대도 지나게 된다. 그래도 계명산 등산로중 제법 아기자기한 면모를 보여준다. 정상을 못미쳐 헬기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청주에서 오신 산객분들이 돼지고기 찌게와 라면을 끓여 드시고 있다. 점심때가 지나 시장끼가 들기도 하고, 옛말에 '사양지심이 손해본심이라' 하였거늘 한잔 권하기에 소주 두어잔과 돼지고기 찌개를 얻어먹고 하산한다.
정상에 조망은 북쪽으로 인등산과 천등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오똑하게 아스라히 보인다. 산 남쪽 산기슭에는 계명산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다. 충주시내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면 두개의 산이 보이는데 우측은 남산이며 좌측은 계명산으로 종민동과 동량면 조동리 양안을 막아 충주댐을 세워 인공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계명산은 지네가 많았는데 충주가 백제의 영토였을때 마고성주(南山城)의 딸이 산기슭에서 지네에 물려 앓다가 회복을 못하고 죽게되자 지네를 퇴치하기 위해 고심하던 마고성주가 심항산 마루에서 치성을 드리던중 꿈에 신령이 나타나 '지네는 닭과 상극이니 산에더 많은 닭들을 심항산에다 방목을 하라' 하여 닭을 방목한 후 지네가 근절되었다고 한다.
그후로 이산을 계족산(鷄足山) 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현대에 이 고장을 아끼는 사람들이 충주지방에 큰 부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계족산이 닭발형상이고 이름조차 계족이라, 닭발은 땅을 파헤치는 분산을 뜻한다하여 1958년 닭이 여명을 알린다는 뜻의 계명산으로 개칭했다고 한다.
<계명산 정상>
<헬기장>
하산은 마즈막재로 원점회귀한다. 춘삼월이라지만 아직도 북사면은 눈이 녹지 않아 북사면을 타고 오른 청주팀이 고생을 한 모양이다. 마즈막재로 하산하여 차를 얻어타고 충주댐까지 간다고 하여 내차를 태워다 주기로 하고 하산하여 50분을 기다려도 내려오지 않아 그냥 귀가해 버린다. 이분들 고생없이 잘 가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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