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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과 노송이 어우러진 <계룡산>

바위산(遊山) 2011. 4. 17. 19:31

 

 

언   제 : 2011년 4월 16일(토) 맑음

누구와 : 창민산악회 9명

어데에 : 충청남도 공주의 국립공원 '계룡산'

소요시간 : 갑사-용문폭포-금잔디고개-삼불봉-관음봉-문필봉-연천봉-갑사(5시간30분)

 <괴목대신>

주차를 하고 조금 오르면 들머리에 괴목대신 서있다. 옛부터 갑사 대웅전에 장등을 하였는데. 음력 섣달 어느날부터 새벽3시 예불시간에 불이 꺼져 있어 이를 이상히 여긴 사마승이 지키고 이는데, 구척거인이 대웅전에 들어가 옥등속의 심지를 들어내고 등유를 발에 바른 뒤 절 아래로 내려가 사마승이 뒤따라 가보니, 이 괴목 앞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사마승이 큰스님께 아뢰고 같이 내려와 보니, 이 나무가 불타고 있었다고 한다. 스님들이 불을 끄고 이듬해부터 제를 올리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매년 음력 5월에 괴목제를 지내고 있다고 전한다.

갑사로 들어서는 길옆엔 아름드리 수목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예로부터 '춘마곡, 추갑사' 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갑사계곡의 가을 정취는 뛰어나 계룡팔경에 속한다. 아늑한 분위기와 빽빽이 들어찬 수목이 뿜어내는 단풍빛은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멋이 있다. 녹음이 짙은 여름철의 계류 또한 장관이다. 수량이 많을 때면 한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낄 정도이며, 그늘진 울창한 수목아래를 걷는 산책로로도 아주 좋아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매표소에서는 예의없이 2천원씩의 문화재관람료를 받고 있다. 하산길에 슬쩍 물어보니, 오늘 입장객만 1,200명이란다. 오후에도 계속 관광객들이 밀려 오는 것을 보니, 대략 엄청난 수입을 예상할 수 있다. 예전엔 산행 중 절간에 들리면 적지 아니하게 시주를 하고는 하였는데, 절간에서 입장료를 징수하고 부터는 시주하는 일이 별로 없다. 특히, 국립공원내에 있는 조계종산하의 절간에는 거의 시주를 하지 않는다.

<갑사의 벗꽃과 목련꽃>

매표소를 지나 갑사를 지나면 석불이 나온다. 석불을 지나 삼거리에서 용문폭포로 향한다. 갑사계곡은 계룡5경이라는 동학사계곡의 신록에 이어 계룡6경으로 단풍을 꼽고 있다. 가을철 갑사에서 금잔디 고개로 오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단풍에 물들고, 자연성능에서 갑사계곡을 내려다 보노라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절경을 이루어 가을단풍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주는 관람료로 대신~>

갑사는 관람료만 내고 둘러보지 않고 오른다. 개울을 건너면 금잔디고개와 대자암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편으로 크게 꺾인 언덕을 넘어 조금 내려가면 골짜기가 나오고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이 계곡은 관음봉에서 갑사로 흘러내려 수정봉에서 내려온 물과 공원관리소 앞에서 합류한다. 이 계곡은  금잔디고개쪽 등산로와 마찬가지로 수목이 울창하고 시원스럽다. 비탈길을 따라 15분쯤 올라가면 다시 길이 갈라지며 왼쪽으로 대자암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등산로는 잘 발달되어 있다. 대부분의 국립공원 등산로가 돌로 인공조성되어 있듯이 이곳도 헬기로 돌을 날라와 등산로에 깔아 놓았다. 돌을 깔아 놓으면 등산로가 훼손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조금은 식상하고 장거리 산행을 하면 관절에 부담을 주게된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용문폭포가'가 나온다 그리 크지는 않으나 하절기에 수량이 좋을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용문폭포>

갑사구곡의 8곡에 해당하는 용문폭는 동학사쪽 은선폭포와 함께 계룡산을 대표하는 폭포지만 규모는 은선폭포에 비해 훨씬 작다. 폭포 왼쪽의 철계단을 올라 계곡을 따라 가면 갑사에서 내원암을 통해 신흥암으로 이어지는 넓은 도로와 만난다. 숲이 울창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계곡이 잦아 들며 신흥암이 나온다. 신흥암은 암자보다 천진보탑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신흥암 뒤쪽으로 수정봉이 수려한 자태로 오똑하게 서있다.

 

천진보탑은 커다란 바위 기둥으로 이 바위 머리부분에서 신비한 빛이 비친다고 해서 화제가 된 돌탑이다. 샘터가 있어 목을 축일 수도 있어 등산인들이 자주 들렀다 가는 곳이다. 절 앞 널찍한 공터에 등산인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통나무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한쪽에 화장실도 있어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나무다리를 건너 등산로를 따르면 계곡은 희미해지고 지루한 돌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계속해서 숲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잔디고개에 도달할 때까지 좋은 조망은 기대할 수 없다. 오를수록 경사가 가파라지고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금잔디고개에 오르게 된다.

<신흥암>

 

 

<수정봉>

 

 

<금잔디고개 오름길>

 

<금잔디고개>

신흥암에서 출발해 50분 정도면 금잔디고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고개 한쪽에 쉼터가 설치되어 있고, 널따란 헬기장이 있다. 고개 이름의 유래가 된 금잔디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금잔디고개에서는 길이 여러 군데로 갈라진다. 수정봉을 오르거나 고개 넘어 상신리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고, 삼불봉으로 직접 오르거나 삼불봉고개를 넘어 남매탑을 경유해 동학사로 내려가기도 한다. 갑사에서 금잔디고개까지는 약 1시간 20 분 소요된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 J과장과 K주임은 기권을 하고 하산하고, 남은 인원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삼불봉으로 오른다.

오늘 날씨는 화창한 전형적인 봄날씨다. 등산로 주변에 피어난 야생화가 청초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완만하게 산허리를 돌다가 삼불봉으로 오른다. 삼불봉은 3개의 암봉으로 겨울설화로 유명하다.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바라보면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 하는 삼불봉에 서면 자연성능을 거쳐 쌀개봉,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비롯해 황적봉 능선과 연천봉 능선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동학사계곡과 갑사계곡도 한눈에 들어와 계룡산의 전모를 볼 수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움 풍광을 맛볼 수 있으나 그 중 설화가 피었을 때가 압권을 이루어 계룡2경으로 꼽힌다. 아쉬움이라면 수목이 가려있어 좋은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는 어렵다.

 

 

 

 

<삼불봉>

 

계룡산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777  번지에 위치하며, "68년 12월 31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대전과 공주시, 논산시에 걸쳐있는 충남 제일의 명산이다. 금남호남정맥의 금남정맥에 위치한 산으로 능선이 닭의 볏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계룡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으며, 풍수지리에서도  명산이며, 무속신앙과 관계깊은 신비스러운 산이다.

 

<장군봉능선>

 

주봉인 천황봉(845.1M)을 비롯하여 삼불봉, 연천봉, 관음봉 등 열댓개의 봉우리, 기암괴석과 서쪽에 용문폭포, 동쪽에 은선폭포, 남쪽에 암용추, 숫용추 폭포를 어우르고 있는 명산명소이다.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의 벚꽃터널, 여름에는 동학사 계곡의 신록, 가을에는 갑사와 용문폭포 주위의 단풍, 겨울에는 삼불봉과 자연성능의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계룡산에는 유서 깊은 절과 전설이 담긴 유적들이 도처에 많다. 동쪽의 동학사,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에 신원사, 동남쪽에 용화사가 있고 갑사삼신괘불탱 등 국보 2점, 쇠로 된 당간과 당간지주 등 보물 7점과 신원사 오층석탑 등 지방문화재 9점이 있다.

<문필봉으로 향하는 자연성능>

 

<갑사계곡>

 

삼불봉에서 점심을 먹고 자연성능을 걷는다. 능선은 명산의 이름에 걸맞게 많은 산객들로 북적이고 암릉길은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서 반들반들하다. 계단과 암릉을 걸어 관음봉으로 오른다. 암릉의 중간에 오똑하게 솓아 있는 관음봉은 장쾌한 모습을 보여준다.

관음봉은 계룡산의 중앙에 위치한 봉으로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 관음봉의 한운은 계룡8경에 속하며, 계룡산을 대표하여 공주10경에도 포함되어 있다. 이 곳에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면 신선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고 하였으나, 오늘은 청명하여 운해는 볼 수가 없다. 

<동학사 방향 능선>

관음봉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동학사와 동학사 들머리가 아스라히 내려다 보인다. 지금쯤 동학사 들머리엔 양옆으로 벗꽃이 화사하게 만개하였을 것이다. 오래전 벗꽃이 화사한 봄날 동학사에서 계룡산을 오른적이 있고 잔설이 분분한 늦겨울에도 동학사에서 오른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갑사쪽을 택하게 되었다. 계룡 제7경이라는 은선폭포는 동학사계곡 상류에 있는 폭포로 옛날 신선들이 폭포의 아름다움에 반해 숨어 지냈다 하여 은선폭포라 불린다. 절벽과 녹음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는 이 폭포는 특히 안개가 자욱할때의 풍광이 압권이다.

<동학사 계곡>

또한 동학사코스에서 오르다보면 남매탑을 구경할 수 가 있다. 계룡8경이라는 남매탑은 오뉘탑이라고도 부른다. 계명정사 부근, 옛날 청량사터에 위치해 있으며, 멸망한 백제의 왕족과 호랑이가 업고 온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탑으로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이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게 느껴져 계룡8경에 합류하게 된다.

<천황봉(좌)과 주능선> 

 

<자연성능>

 

 

<관음봉>

 

 

 

 

 

 

 

 

 

 

<문필봉으로 향하는 암릉길>

 

<천황봉>

 

<스마트폰은 구입했는데... 사용방법이~??>

 

관음봉에서 문필봉으로 향하는 암릉길은 계룡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깍아지른듯한 절벽을 타고 늘어선 암릉에는 분재처럼 수려한 키작은 노송이들이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늘어서 있다. 이 능선을 걷다보면 누구나 참 아름답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능선의 끝으로 문필봉 오름길은 가파르다. 바위로 되어 있는 암벽슬랩을 철책에 의지하여 오르다, 다시한번 계단을 타고 가파르게 오르면 문필봉에 오르게 된다. 

  

 

 

 

 

 

<문필봉 오름길>

 

 

<능선 끝으로 관음봉과 삼불봉>

 

<문핑봉에서 바라본 천황봉>

문필봉은 암봉으로 정자가 세워져 있고 산객들의 휴식을 위하여 테크가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남으로 뻗어 나간 천황봉 능선을 바라보면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장쾌함을 보여준다. 천황봉 일출은 계룡8경 중 제1경으로  상봉이라고 불리며, 계룡산 최고봉으로 한국통신 중계탑이 세워져 있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입산이 금지되어 있어 산객들의 아쉬움을 만들어 놓는다. 공주와 논산 일원의 산야가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과 정상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일출은 경이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고 한다.

<문필봉 서릉>

 

<연천봉 갈림길>

문필봉 정상에 오르면 수려한 암릉인 서릉이 시야에 들어온다. 등산로는 없지만 계룡산의 또 하나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문필봉을 내려와 연천봉으로 향한다. 계룡3경이라는 연천봉의 낙조는 유명하다. 계곡과 신원사계곡을 가르며 서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솟아 있는 봉우리로 계룡산의 서쪽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봉으로 멀리 백마강 물줄기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등 절경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한낮엔 별로 볼 것이 없는 것 같아 등운암으로 향한다. 작은절인 등운암은 현재 중건을 하느라 어수선하다. 다시 연천봉 들머리로 돌아와 갑사로 하산을 한다.

<등운암에서 바라본 천황봉 능선>

 

<하산길>

 

하산길은 가파르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길은 그래도 고무판을 부착하여 걷기가 좋다. 계단이 끝나면 또 다시 등산로에 돌을 깔아 놓아 걷기도 불편하고 관절에 무리가 간다. 하산 중, 잠시 쉬며 계곡에서 흐른땀을 씻어낸다. 얼음처럼 차갑고 맑은 계곡물에 땀을 씻으니, 소름이 돋도록 시원하다. 계곡의 한옆으로 대자암이 나온다. 대자암엔 들리지 않고 대자암까지 포장된 도로를 타고 내려오다, 다시 계곡으로 접어들면 갑사가 나오고 산행의 날머리가 된다.

하산하여 들머리에 위한 <산장가든>에서 동동주로 갈증을 풀어본다. 이 식당은 음식이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전국의 산을 돌아 다니며, 관광지의 음식을 맛보았으나, 이렇게 맛갈진 음식은 처음이다. 계룡산에 가시면 <산장가든>적극 추천한다. 양지쪽엔 이미 푸르름이 시작되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한 대지에서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 그리고 나무가지 끝에 피어나는 연록의 초엽은 싱그럽고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갑사 옆 계곡에는 몇마리의 청둥오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어 온유한 봄 날씨와 함께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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