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주문진'과 '남애항' 송년여행.

바위산(遊山) 2010. 12. 29. 17:54

언   제 : 2010년 12월 26일(일)

날   씨 : 흐림(혹한)

누구와 : 원무과 직원일동(8명)

어데에 :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항

30여년만에 찾아 온 혹한이 외출을 꺼리게 한다. 산행도 하지 않고 집안에서 런닝머신으로 땀을 빼고 목욕을 마치니, 전화벨이 울린다. 오늘은 원무과 송년회식을 동해안에서 하기로 하였으나 깜박해버렸다. 나이가 들고, 잦은 음주와 흡연이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것 같다. 서둘러 대충 준비하고 동해로 떠난다. 강추위와 일요일 오후인지라 도로는 비교적 한적한 편이다. 

주문진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잠시 바다를 구경한다. 확트인 쪽빛바다와 밀려오는 파도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그러나, 추위와 바람이 오랫동안 바닷가에 머물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주문진항에 도착하여 항구와 어시장을 둘러 보고 마누라 좋아 하는 킹크랩 한마리 챙겨 들고 남애항으로 향한다.

 

 

어시장은 언제나 북적인다. 살아가며 의욕이 상실되고 무기력감에 빠지면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있다. 시장은 언제나 분주한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이다. 그 곳에는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그 활력 있는 시장의 분위기에 휩쌓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기력감이 해소되고 의욕이 솟아나게 된다.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에 아랑곳 없는 상인들과 뱃사람들의 모습은 늘 분주하고 활력이 넘쳐 보인다.

주문진항은 강릉의 외항(外港)으로 동해안 유수의 어업전진기지이고 연안항이다. 1917년에 개설된 부산-원산간 항로의 중간기항지가 되면서 여객선과 화물선이 처음으로 입항했으며, 1927년 개항장이 되었다. 근해에는 오징어·명태·꽁치 등의 어족이 풍부하며, 어선 1,300척이 등록되어 있다. 주요시설로 물량장 1,018m, 방파제(防波堤) 882m, 방사제(防沙堤) 240m, 호안 611m, 안벽 105m 등이 있으며, 접안능력 1,000t급 화물선 1척, 하역능력 51만 4,000t이다. 입항화물은 오징어를 비롯해 무연탄·경유 등이며 출항화물은 주로 규사이다.

남애항은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에 위치한 작은 어항이다. 남애항이 위치한 양양은 오를 양(養), 해양 양(陽)으로 한자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해가 떠 오른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해돋이 고장이다. 남애는 매화가 결실을 맺은 후 떨어지는 모양이라 하여 '낙매'라고 불러오다가 남쪽바다라는 뜻의 '남애'로 개칭되었다. 산과 바다가 함께 인접한 곳에 위치한 항으로 수산물의 집산지 역할을 담당하는 남애항은 강원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로, 1979년 기본시설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1996년 어항시설 정비계획을 진행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남애 1리는 주문진과 양양 사이에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어촌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 펼쳐진 너른 동해와 뒤로는 작은 야산과 들로 둘러 쌓인 아늑한 느낌을 주는 작은 촌락이다. 마을 이름이 남애로 불리어진 것은 오래 전 일이며, 남애의 가장 오래된 성씨는 한양 조씨이며 지금도 가장 많이 살고 있다.

이 마을은 예전부터 영서 지방과 연관된 생활 문화권을 형성해왔다. 과거 남애에서도 농사를 짓기도 했으나 쌀 등의 주곡이 모자랐기 때문에 건어물을 영서 지방으로 가져가서 농산물로 바꾸어 왔다. 그 과정에서 영서 지방의 생활문화도 직. 간접으로 접하게 되고 수용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예가 베를 짜는 일이었다. 남애나 그 주위의 마을에서는 삼을 기르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영서 지방에서 삼을 가져다 베를 짜서 생활했었다.

아름다운 미항 남애항은 386세대에게는 인상적이었던 오래된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이다. “술마시고 노래하며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라는 '고래사냥'이라는 이 노래는 인생에 있어서 돌팔구를 찾지 못하던 젊은 시절에 통기타를 부여 안고 고래고래 악을 써가며 억시로 불러 대던 노래다. 남애항 양쪽에는 서로 마주보는 있는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는 남애항의 운치를 더해주며 낚시배를 예약하면 바다에 나가서 직접 고기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여름철에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과 외지에서 들어와 정착한 주민들과 대도시로 나가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인하여 거의 모든 문화가 복합된 양상을 띠고 있다. 남애1리에는 항구가 없기 때문에 남애 2리에 있는 항구를 사용하고 있다.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유자망으로 연안에서 조업을 하며 주 어획종은 횟집에서 수요되는 광어, 가자미, 황기(황열기),장치, 횟뜨기, 대구 등이다. 이외에도 공동어장의 전복 양식을 운영하고 개인적으로는 가리비 양식을 행하고 있다.

마을의 명소로는 '매바위' 가 있다. 모양이 매의 머리와 같다고 해서 매바위로 불리고 있는데 옛날 매바 위 앞에 살던 인색한 부자가 시주를 거절하자 괘씸하게 여긴 시주승이 부자의 집을 감싸듯 펼치고 있는 매바 위의 날개를 떼어 버렸다는 전설이 전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집은 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남애2리는 삼태기 형상으로 되어 있으면서 학이 날개를 편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반농 반어의 생활형태를 보이던 곳이나 5.16 이후 해사를 주로 하는 어촌으로 마을이 바뀌게 되었다. 남애리는 마을 이름에 대한 내력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1리를 밖남애(外南涯), 2리를 안남애(內南涯)라 부르기도 한다.

남애항은 새벽에 들어오는 고깃배에서 펄떡 뛰어오르는 생선들은 바다의 신선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추위 늦은 시간으로 항구는 고즈넉 하기만 하다. 바다와 함게 살아가는 어민들의 손끝에서 잡아 올린 가자미와 넙치는 남애항 사람들의 부지런한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남애항은 해수욕장, 방파제와 등대, 호수, 바위섬, 고깃배와 횟집 등 바다의 정취를 한꺼번에 모아 놓은 집약형 바닷가로 동해안을 찾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러 볼만한 곳이다.

이 작은 어촌은 잠시면 모두 둘러 볼 수 있다. 그러나 체감온도 영하 20도는 될 듯 싶은 혹독한 추위로 방파제만 잠시 둘러 보고는 음식점으로 향한다. 방파제 앞으로 길게 늘어선 집단시설지구는 여행객들이 대부분 귀가하는 일요일 저녁이고 추위 때문인지 한산하기 짝이 없다. 이곳에서 모듬회를 시켜놓고 소주잔을 기울인다. 연말에 접어 들어 연일 계속되는 술자리에 불구하고 술술 잘 넘어가는 것을 보면 나도 술꾼은 술꾼인가 보다.(중독 수준이지만.....) 

얼큰한 취기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술자리를 더욱 뜨겁게 달군다. 술자리를 파하고 노래방에 들렀다. 모두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맘껏 즐거움을 누린 것 같다.(울마눌 여행 가자는데 이리로 합류하였으니, 요렇게 글쓰면 울 마누라 심통이 심할텐데 걱정이네~) 돌아 오는 길에 만나는 구제역 방역팀들이 혹한속에서 여간 고생이 아니다.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우리는 매점에서 부족한 소주를 보충하는 것이 미안하여 작은 정성을 표시하고 온다. 여러분들 한해동안 고생 많이 하셨고,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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