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대교>
언 제 : 2010년 11월 6일(토)
날 씨 : 오전 안개-오후 개스
누구와 : 고향친구들 8명
어데에 : 호반과 단풍이 어우러진 청풍호반의 옥순봉과 구담봉
고향 친구들이 제천에서 모여 옥순봉, 구담봉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집결지인 제천역에 나가니, 뜻하지 않게 반가운 분을 만나게 되었다. 45년전 초딩때 은사님을 만났다.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렸던 '허정' 선생님은 늘 엄하고 무서운 선생님이셨다. 은사님을 모시고 한방차 한잔하며 옛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정한 모습과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에서 건강함이 배어 나온다.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이시라고 차를 마시는 막간의 시간에도 심신의 건강에 대하여 일장연설을 하신다. 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옥순봉 가는길>
청풍호반도로를 구불구불 돌아서 옥순봉으로 향한다. 차멀미에 힘들어 하는 국민약골 물순가 고생이 심하다. 건강이 안좋은 충원이는 아래서 쉬고 산행을 꺼리는 물순이를 꼬셔서 들머리로 들어 선다. 콘크리트 포도를 따라 10여분 정도 오르면 채석장터가 나오고 예전에 장사를 하던 포장마차는 없어지고 비닐하우스 한동이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채석장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 든다. 통나무계단을 밟고 5분정도 오르면 지능선에 다다른다. 능선을 타고 삼각점이 있는 326봉을 지나, 375봉에 오르게 된다. 375봉은 옥순봉과 구담봉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이다. 암봉과 암릉을 가파르게 오르고 내려야 하는 구담봉은 초심자나, 노약자가 오르기에 부담스럽지만 완만한 옥순봉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가볍게 다녀 올 수 있는 곳으로 휴일이면 늘 산객들로 북적인다.
<옥순봉 정상>
수목이 울창한 375봉의 동쪽으로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청풍호반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고 호반을 건너 흰 암반으로 이루어진 "새바위"가 있는 둥지봉이 보이고 둥지봉 너머로 가은산이 마루금을 이루고 있다. 가은산을 지나 제천의 명산 금수산이 뾰족하게 조망된다. 모두가 청풍호반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산들이다. 그러나 오늘은 개스가 매우 심하다. 한낮인데도 멀리 있는 풍경은 뿌옇게 보이고 사진에 담기도 어렵다.
<사랑길 전망대>
375봉을 떠나 가파르게 송림 사이로 내려서서 30분 정도 걸으면 암릉지대가 나온다. 암릉을 타고 오르면 너른 안부로 이루어진 정상과 양쪽으로 단애를 이루고 있어 아찔해 보이는 "사랑길"로 갈라진다. 남녀가 이곳을 오르면 서로 잡아주고 당겨주고 한다고 하여 "사랑길"이라 부른다. 이곳에 서면 남으로 세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담봉이 멋스러운 모습을 자랑하고 옥순봉의 단애가 단풍과 호반과 어우러져 선경을 만들어 놓는다
<옥순봉에서 바라 본 구담봉>
옥순봉은 단양과 제천의 경계로 하여, 단양8경에도 속해 있지만 제천10경에도 속해 있다. 대나무순이 다발로 솟아 오른듯 암봉이 솟아 오른 옥순봉은 연산군때의 문신인 "김일손"이 <여지승람>에 그 절경을 극찬 하였으며, 청화자 "이중환"도 <산수록>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옥순봉도>
단원 "김홍도"가 정조의 초상화를 잘 그린 덕분에 괴산 연풍의 현감으로 부임한 1796년에 <옥순봉도>를 그려 그의 대표 작품인 <병진년화첩>에 한폭으로 남아 있어 보물 제78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상에 서면 북으로 옥순대교가 보이고 호반을 미끄러지듯 달리는 관광 유람선이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사람들은 이곳에 서면 모두 "아! 절경이다" 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옥순봉 아래로는 단양출신 명기인 "두향"의 묘가 있다.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로 부임하였을때 퇴계를 모시던 두향은 퇴계가 단양군수의 임기를 마치고 떠났어도, 그를 잊지 못하여 수절하였고, 죽고 난뒤에 이곳에 묻혔다. 사람들은 두향의 절개를 높이사서 지금도 단오날이면 <두향제>를 지낸다고 한다. 퇴계를 사모하여 평생 퇴게를 모시고 싱은 마음은 비록 뜻대로 되지 않았으나, 두향은 퇴계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도 같다. 단양 출신인 두향이 당시 청풍군 관할인 옥순봉을 단양군 관할로 해달라고 퇴계에게 간곡히 청하였으나 청풍군수의 반대로 이루지 못하자, 퇴계는 이 절벽에 <단구동문>이라 각명하여 단양의 관문으로 정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옥순봉에서 준비해온 떡과 돼지머리 고기를 안주로 이슬이 한잔씩 하고 구담봉으로 향한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그 맛이 아주 일품이다. 산행을 하기에 좋은 날씨에 암봉과 호수와 단풍이 어우러진 선경을 보며, 여기저기 흩어져 살던 어릴적 죽마고우들이 모여 산행을 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즐거움은 분명 행복한 일임이 틀림없다.
<옥순봉 사랑길>
옥순봉을 떠나 다시 375봉으로 되돌아와 계속 산행하기를 꺼리는 물순이를 살살 꼬셔서 구담봉으로 향한다. 구담봉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암릉을 오르고 내려야 한다. 그래서 이 작은 암산은 짧은 거리지만 적지 않은 체력을 요구하기도 하나, 단풍과 암봉과 호반이 어우러진 수려함과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어느 태산에도 뒤지지 않는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단풍이 물들고 청풍호반이 만수위가 되는 가을이면 가끔 이 곳에 오르고는 한다.
<쬠 삭았지만~ 애들 귀엽죠...^^*>
<구담봉 가는 길>
375봉에서 암릉길을 내려서면 침니 구간인 구담봉 안부에 다다른다. 안부에서 암봉으로 오똑한 구담봉의 직벽을 타고 오른다. 직벽구간엔 쇠줄이 달려 있어 짧은 체력을 요구하지만 그리 어려운 구간은 아니다. 길게 직벽을 기어 오르면 구담봉에 오르게 된다. 구담봉에 서면 주변의 조망이 일품이다.
구담봉은 물아래 비치는 모습이 거북이 뭍으로 기어 올라가는 듯하다 하여 구담봉이라 부른다. 높이가 330m의 작은 암봉이지만 그 수려함은 어느 산에 비하여도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옥순봉과 구담봉을 설악을 닮았다 하여 소설악, 또는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구담봉 어느 암봉의 꼭대기에는 거북을 닮은 바위가 있는데, 이를 찾아 바라보면 100수를 누리며 장수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 보아도 내눈에는 거북바위가 보이지 않는다.
<구담봉>
<구담봉 오르는 길>
<구담봉 정상>
구담봉 정상에 오르면 말목산과 제비봉을 비롯하여 금수산으로 이어져 나가는 둥지봉과 가은산의 암릉과 단풍이 호반과 어우러지고, 장회나루를 드나드는 유람선의 모습이 평화로운 풍경으로 다다온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며 풍경을 감상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호반에 어우러진 단풍>
<구담봉에서 바라 본 말목산>
<375봉>
하산길은 등산때의 역순으로 구담봉 암봉을 내려서서 375봉으로 올라 원점회귀를 하면 된다. 옥순봉과 구담봉을 둘러 보는데는 3~3.5시간이면 족하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이 이곳만 둘러 보기가 아쉽다면 앞에 있는 제비봉을 같이 둘러보는 것도 좋고, 체력이 걱정된다면 유람선을 타고 청풍호반을 둘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호반을 달리는 유람선>
<구담봉 하봉(출입금지구역)>
몇 번이나 올랐던 구담봉, 옥순봉이지만 만수위의 청풍호와 가을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은 늘 선경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하산하여 유기농 쌈밥으로 유명한 한가지골 '산아래' 가든에서 우렁쌈밥과 반주 한 잔으로 분위기를 돋구고 열차 시간에 맞추어 노래방에서 짧으나마 석별의 아쉬움을 나눈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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