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1년 01월 22일(토)
날 씨 : 흐리다 눈
누구와 : 창민산악회 4명
어데에 : 소백산 연화봉(죽령~연화봉~죽령)
소요시간 : 4.5시간
잔뜩 가라앉은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을 뿌릴것 같은 기세다.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는 없었으나, 변화무쌍한 소백의 날씨는 항상 예측하기가 어렵다. 4명이라는 조촐한 인원이 죽령을 찾아 간다. 해마다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소백을 찾아 갔으나, 주로 비로봉으로 오르고 겨울에 연화봉에 오르는 것은 몇년전 희방사코스로 오른적이 있고 죽령에서 오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죽령에 도착하니, 잔잔하게 밀려오는 바람에 세설이 흩날린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연화봉의 칼바람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죽령탐방사무소를 지나면 계속되는 눈쌓인 콘크리트 포도를 타고 올라야 한다.
변화없는 죽령코스의 포도는 연화봉 가까이 있는 천문대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이 길은 가끔씩 지루함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산은 오를수록 운무에 휩쌓이고 세설의 양도 늘어나고, 수목위로 몰아치는 운무와 눈가루가 겨울산행의 정취를 만들어 놓는다. 이야기쉼터, 잣나무쉼터 등 몇개의 쉼터를 지나 풍기전망대로 오른다. 그러나 잔뜩 내려앉은 하늘이 조망을 제로로 만들어 놓는다.
소백산은 봄에는 철쭉꽃, 겨울엔 설화가 만발하는 산이며 1987년 12월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되었다. 부드러운 능선의 곡선가 여성적인 산으로 표현되는 소백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이며 영남지방의 진산으로 알려져 왔다. 태백산에서 서남으로 갈린 산맥이 구름위에 솟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3도의 경계를 만들면서 서남쪽으로 구불구불 백여리를 내려 뻗어 일으킨 소백산은 영주,예천,단양,영월지방을 품어 안고 있으며, 이 고장의 평화와 행복을 수호하며, 기품 있는 선비의 풍모처럼 맑고 수려한 기상의 영기 어린 성산이다. 또한 지맥의 흐름으로는 한반도의 척추 부분에 해당하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아홉 구비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하나로서,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봉인 비로봉(1,439.5m)에는 천연기념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이 고장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는 국망봉(1,421m)과,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394m), 그 옛날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1,315m) 등 많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있다.
소백산 중턱에는 신라 시대 고찰 희방사와 비로사가 있으며, 희방사 입구에는 영남 제일의 희방폭포(28m)가 년중 시원한 물줄기로 피서객들을 즐겁게 맞고 있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철쭉꽃의 장관과 상수리나무 숲 터널은 소백산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으며, 연중 6개월정도 백설로 뒤덮혀 있는 비로봉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고 있다. 죽령 - 연화봉 능선은 백두대간의 원줄기를 이루는 산릉이다. 이 길은 희방사길과 함께 연결한 당일 산해코스로 많이 이용된다. 특히 겨울설화와 백두대간 특유의 강한 바람 맛을 보려는 단체 등산인들이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죽령에서 약 5km쯤 오르면 첨성대 옆으로 거대한 중계탑이 우뚝 서 있다. 이 중계탑이 서있는 봉우리가 제2연화봉(1,357m)이나 중계시설로 인하여 정상으로 오를수는 없으며, 제2연화봉 정상표지석은 중계탑 아래 도로변에 서있다. 도로는 연화봉을 왼쪽으로 빙 돌아 나 있다. 중계탑을 완전히 돌아 북쪽으로 나서면 연화봉쪽 천문대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천문대까지 또한 강한 바람이 불어 닥치는 곳이나 오늘은 그리 심하지가 않다. 이 능선은 바람이 몰아치며 수목에 눈꽃을 피워 아름다운 설화를 구경할 수가 있다.
<첨성대>
이 곳의 적설량은 아주 많으며, 고도가 높은 만큼 겨우내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다. 제설을 해놓아 걷기는 좋으나, 길옆으로 치워놓은 눈의 양이 대단하다. 죽령에서 천문대에 이르기까지는 바람을 피할 곳이 거의 없다. 중계탑 직전의 도로변에 작은 건물이 하나 서 있는데 그 건물 뒤에서나 잠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정도다. 그러므로 겨울에 이 능선을 걸으려면 방한복과 방한수갑, 안면마스크 등의 월동장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날씨가 고약하여 바람과 추위를 감당하기 어렵겠다 싶으면 굳이 정상을 고집하지 말고 하산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천문대>
연화봉은 천문대에서 100m쯤 오르면 된다. 그러나 직접 연화봉으로 오르지 않고 생태체험탐방로로 들어선다. 이곳은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중간에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나, 이정표를 보지 못하여 비로봉 방향으로 향한다. 이곳의 적설량은 아주 많다. 눈이 쌓이고 상고대를 뒤집어 쓴 수목사이로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아우래도 이상하여 미끄러운 된비알길을 되돌아 올라 연화봉 갈림길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연화봉으로 오른다.
<연화봉 직등로>
<생태탐방로>
<비로봉 가는길>
연화봉으로 오른 길은 가파르고 미끄럽다. 이 길은 여름이면 원추리꽃이 화사하게 군락을 이루는 길이다. 그러나 겨울의 소백은 백설과 상고대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낮 선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가파르게 잠시 오르면 연화봉 정상에 서게된다.
<연화봉 정상전망대>
<연화봉 정상>
신여사님! 그 뒤에 숨으니 살만 한가요?
연화봉에 올라서면 눈보라를 안고 몰려오는 세찬 바람을 맞아야 한다. 역시 소백은 눈과 바람의 산이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소백을 찾았지만 정상에서 잠시 머물기도 고통스럽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겠지만 몰아치는 눈보라와 소백을 가득채운 운무로 인하여 시계는 제로에 가깝다. 급히 기념사진 한 장 촬영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좀 더 좋은 풍경을 담고 싶어도, 품안에 넣어 둔 카메라는 바람과 추위로 꺼내자 마자 작동을 멈춘다.
연화봉은 찜통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에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의 산이다. 하산은 죽령으로 원점회귀를 한다. 많은 산객들이 비로봉으로 향하고 있으나, 자차를 이용하는 산행에서 차량회수의 불편함이 항상 원점회귀 산행을 하도록 만든다. 하산길에도 줄지어 오르는 산객들을 만나게 된다. 겨울이면 죽령~연화봉코스는 항상 산객들로 붐빈다. 희방사코스가 풍치는 좋으나, 가파라서 오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죽령에 도착하니, 산행시간은 쉼없이(먹고 쉬고 할 처지도 아니지만) 4시간 20분을 소요하고 산행을 마무리 한다. 가장 많이 올랐던 산인 소백산은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산이다. 봄이면 철쭉으로, 여름철 녹음 아래로 계곡을 따라 걷는 것도 좋으나, 소백은 역시 눈과 상고대와 칼바람을 느낄 수 있는 겨울산행이 일품으로 눈과 바람의 산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소백에 올랐으나, 바람과 눈과 운무에 쌓여 소백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 한 아쉬움으로 청명한 날의 소백 사계의 풍경을 담아본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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