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 2010년 29일(월)
여행지 : 철새 없는 주남저수지
누구와 : 동료직원 3명
동료직원들과 함께 멀리 창원으로 출장 갈 일이 생겼다. 먼길을 가야하니, 너무 서둘렀는지, 약속시간보다도 2시간이나 일찍 도착하였으니,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창원시 인근에 있는 주남저수지를 찾아 갔다. 제천의 쌀쌀한 날씨와는 달리 남도의 날씨는 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길가에 개나리도 활짝 피어 있고 목련도 하나둘 꽃몽우리를 티우고 있다.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의 철새는 온화한 봄날씨를 피해 모두 북녘으로 떠나고 나약하고 치매걸린 청둥오리 몇마리 만이 먹거리를 찾아 늪지에 자리하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오랜 옛날부터 창원시 동읍과 대산면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던 자연 늪이며, 산남(750,000m²), 주남(용산) (2,850,000m²), 동판(2,420,000m²)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진 배후습지성 호수이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저수지일 뿐이었으며 ‘주남저수지’라는 명칭 또한 쓰지 않고 마을 이름을 따서 산남 늪, 용산 늪, 가월 늪이라 불렀다. 주남저수지는 인근주민에게 계절마다 민물새우, 민물조개, 민물고기와 같은 먹을거리와 갈대, 억새와 같은 땔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주남저수지가 철새도래지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창오리 등 수 만 마리가 도래하여 월동하면서다. 현재는 람사르협약의 등록습지 기준에 상회하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두루미류의 중간 기착지 및 재두루미의 월동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오랜 세월 동안 홍수로 인해 낙동강 중하류에 범람원이 발달하면서 형성된 크고 작은 배후습지 또는 범람호에서 그 생성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약 7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계속된 신생대 제4기의 최종 빙하기 중 최성기였던 1만8천여년 전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약 100m정도 낮았다. 이 때에는 황해 및 동중국해의 대부분이 육지화하여 한반도와 중국, 일본열도가 연결되어 있었다. 이렇게 해수면이 하강할 때에는 위치에너지가 커져 하천 바닥 쪽으로 깎아내는 힘이 증가하여 대산평야 지역은 최소한 100m에 가까운 골짜기를 이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다가 점차 기온이 상승하면서 약 6,000년 전에는 해수면이 현재의 높이에 도달하면서 하천은 침식력이 약화되고 퇴적력이 강화되어 하류지역부터 범람원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 때 형성된 것이 낙동강 좌우의 대산평야와 하남평야이다. 그래서 대산평야는 전형적인 범람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범람원은 홍수 때 하천수가 넘쳐 범람하는 범위의 평야로서, 홍수시 운반된 물질이 하천 양안에 퇴적되어 형성된 낮고 평탄한 지형을 말한다. 주로 10년 주기로 일어나는 홍수의 범위와 일치한다. 그리고 범람원이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지형이 자연제방, 배후습지, 자유곡류하천 등이다. 주남저수지도 바로 이 배후습지의 일부에 해당한다.
주남저수지 일원에 제방이 쌓이기 전인 1920년 지도를 보면 자연제방과 배후습지의 경계인 노연-대방-가촌-가술-제동-우암-용등-주천강까지 일본인이 설립한 촌정농장이 주도하여 촌정제방을 가장 먼저 쌓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주남저수지 일원은 홍수에 이은 범람 시 가장 먼저 물이 차고 가장 나중에 물이 빠지는 지대가 가장 낮은 저습지였는 바, 촌정농장의 주도로 주민들을 동원하여 주남저수지 제방을 쌓으므로서 촌정제방과 주남저수지제방 사이의 배후습지는 수리안전답이 되었으며 곡창지대로 변모하였다.
범람원인 대산평야에는 범람원이 만들어내는 세 가지 주요 지형요소를 볼 수 있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양안에 비교적 높게 퇴적된 부분을 자연제방이라고 하는데, 가는 모래를 중심으로 퇴적물질의 입자가 비교적 굵고 배수가 양호하여 취락이 입지하거나 밭, 과수원, 교통로 등으로 이용된다. 약 8~12m의 해발고도를 보이는 대산면 갈전리-일동리-신성리-모산리-북부리-유등리로 이어지는 지역으로서, 초기에 사람들이 정착하여 마을이 비교적 일찍 형성된 곳이다. 이들 지역은 지금도 마을 주변에 밭과 과수원이 우세하고 비옥한 토양과 양호한 배수를 이용하여 시설농업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범람한 하천수가 자연제방 뒤쪽 내륙으로 흘러들어 주변의 구릉지와 만나는 곳에서 드디어 흐름을 멈추고 호소와 늪을 형성하는데, 이를 배후습지라고 한다.
주남저수지의 총유역면적은 8,541ha로 유역 내에는 8.25ha/25,000㎥ 규모의 소류지가 있다. 강우 시 연 300만㎥ 의 수원이 유입되며 주남배수장을 통해 농수로에서 약 200만㎥가 유입되며, 일부 농경지 및 과수원의 농업용수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주남저수지와 산남저수지의 경우 평균수위는 1.5m이며 만수위는 4.32m, 저수량은 6,672,000㎥이다. 이는 홍수 시 초과되는 수량을 축적하는 저수지 역할과 주변 식물들이 물의 흐름을 지연시켜 수량의 극심한 변화를 막아 홍수발생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남저수지 전체는 서로 수문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산남저수지와 동판저수지에는 낙동강으로 자연 배수되어지는 주천이 연결되어 있으나, 낙동강 본류의 수위상승에 의하여 매년 자연배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각 지점별로 위치한 배수장에서 양수하여 주남저수지 및 동판지에 연결한 후 저류로 방류 되어지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겨울철에 100여 종 이상의 새와 하루 평균 개체수 1만~2만 이상이 관찰되는 곳으로서 겨울철 수금류의 주요 월동지 및 여름철새 백로류와 같은 새들의 휴식, 채식장소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국제자연보존연맹의 적색자료목록에 올라 있는 가창오리가 연간 약 1만~2만 개체 이상 도래하는 곳으로 람사르협약의 기준치를 상회하고 있는 국제적으로 주요한 철새도래지이다. 식물은 33목, 69과 233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선정된 가시연꽃 군락지를 비롯하여 줄 군락, 생이가래 군락, 물억새 군락, 연꽃군락, 노랑어리연꽃 군락, 갈대 군락, 물피 군락, 창포군락, 버드나무군락, 물옥잠군락, 마름, 붕어마름군락 등이 우점군락으로 형성되어 있다. 곤충상은 170여 종(수서곤충 포함)이 넘으며 이는 생태계 2차 소비자인 어류나 양서류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 구조의 최종소비자로 구분되는 조류에 충분한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2008년 람사르총회 개최지였던 창원시에 위치하여 인접 도시와 전국에서 연간 5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고 있다. 또한 우수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164호로 지정된 엄나무, 삼한·삼국시대의 대표적 분묘유적인 다호리 고분과 신석기시대의 합산패총, 주남돌다리 등 다양한 지역 문화재를 가지고 있으며, 동읍과 대산면 일대의 농경지역과 저수지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문화도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습지의 기능이 악화되거나 자원이 감소하거나 하면 커다란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하고, 그 기능을 보충하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인 부담을 안겨 주며, 습지를 파괴하는 개발에 있어서는 마이너스 효과로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간사회에 생물 자원이 커다란 경제 가치를 가지는 것은 습지가 많은 야생생물의 생활을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낼 수 있다. 종이나 생물 다양성의 보전에 있어서도 습지는 매우 중요한 환경이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데에 불가결한 것이어서 습지를 동반한 환경에는 많은 생물이 보이며, 어류 등 수생 생물은 물론이고 물새 등 육지생물도 습지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호소나 하천들은 불연속으로 분포하여 거기에 사는 생물은 이동이나 분산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그만큼 떨어져 있지 않아도 각각 고유의 생물종이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것은 또 생물 다양성의 정도가 각각의 지점마다 낮은 경우라도 이러한 습지를 몇 개 포함하는 지역에서 보면 높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하구지역은 풍부한 영양이 하천이나 주변 식생이나 바다로부터 모여 식생이 동물의 서식처나 피난 장소가 되는 물리적인 기능을 동반하고, 야생생물에게 있어서의 중요한 생식 환경이 형성된다. 어패류에는 치어, 어린 게등 어린 시기만 거기서 보내는 것도 많이 보인다. 도요새, 물떼새류나 오리류 따위의 이동을 하는 물새에 있어서는 이동 도중의 채식지나 휴식지로 이용하는 생식지의 일부로서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의 습지들은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동남아 등 해양을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월동지·중간 기착지·번식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한반도 남부에 위치하는 주남저수지는 중북부 지역에 비해 결빙기가 짧아 조류 월동에 유리하여 1980년대까지 동아시아 최대의 겨울철새 도래지로서의 명성을 날렸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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