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9년 11월 14일(토)
산행지 : 상주시 화북면 대궐터산
동 행 : 옆지기와
날 씨 : 강풍에 흐림(밤에 눈)
대궐터산은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위치한다. 해발 746m로 갈령재를 경계로 하여 서쪽으로 오르면 형제봉이고 남동으로 오르면 청계산과 투구봉을 지나 대궐터산으로 오르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산객들은 갈령에서 청계산으로 올라 투구봉을 지나 대궐터산에 올랐다가 극락정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하고는 한다. 좀 더 길게 걷는다면 형제봉을 같이 오르기도 하고 비경의 쌍용계곡을 이웃하고 있는 도장산을 같이 돌아 보기도 한다. 아직도 비실중인 마누라와 힘든 산행은 무리고, 이곳 청계산을 마주하고 있는 형제봉 산밑에 작은 팬션을 지어 놓은 친구도 만나볼겸 대궐터산을 찾아간다.
예로부터 "우복동"이라 하여 소의 뱃속처럼 사람 살기에 더없이 좋은 터가 있어서 재난을 피할수가 있다 하니, 전란시에 피란지로 명당자리가 있다 하는데, 이곳 화북 사람들은 도장산과 쌍용계곡이 있는 화북일대라고 말한다. 속리산을 서북으로 하여 형제봉을 지난 산맥이 갈령고개에 다다라 두갈래로 갈라지며, 북으로 도장산으로 이어지며 수려한 용유, 쌍용계곡을 만들어 놓고, 하나는 남으로 청계산(이 곳 사람들은 "두루봉"이라고도 부름)을 일구어 놓고 투구봉과 대궐터산을 지나 칠봉산으로 이어져 나간다.
쌍용계곡과 시비공원을 지나 화서와 화북을 갈라 놓은 갈령고개를 넘어서면 도로공사가 한창이고 고개 아래로 계곡을 끼고 몇개의 팬션과 가든이 있다. 갈령고개 동남으로 차안에서 언뜻 보아도 바위산으로 아기자기한 산이 길게 누워 있다. 이 산이 청계산과 대궐터산이다. "극락정사" 들머리로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차량의 진입은 불가하다.반대쪽에 있는 청계사 입구로는 차량통행이 가능함) 할 수 없이 들머리에 차를 세우고 극락정사로 오른다. 가파른 콘크리트 포도를 30~40분 정도 오르면 극락정사 주차장에 다다른다. 극락정사가 워낙 산상에 가까이 있다보니, 주차장도 역시 고지대에 위치한다.
주차장 앞으로 커다란 바위가 한개 있다. 나무에 기댄 것처럼 위태로와 보이는 바위에 누군가 나무가지를 받쳐 놓았다. 바위를 뒤에서 보면 개머리를 닮은 것도 같다. 20여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은 반대쪽의 청계사에서 오르는 길과도 연결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다시 가파르게 10여분 정도를 오르면 극락정사에 다다른다.
인기척 하나 없는 극락정사는 비구니스님들만이 수도 도량하는 곳이라 그런지 대웅전만 개방되어 있고 본찰에는 출입금지구역으로 되어 있다. 닫혀 있는 대웅전 문을 열고 간단히 예를 올리고 한바퀴 둘러 보아도 개짖는 요란할 뿐이다. 다시 극락정사에서 200m쯤 오던길로 내려와 등산로로 오른다.
이미 낙엽이 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판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작은 동굴을 지나면 커다란 암봉을 우회하여야 한다. 낙엽이 수북한 암벽을 밑으로 전진하다가 커다란 암봉사이의 안부로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안부에 올라 다시 남쪽 능선을 따라 오르면 705봉에 오르게 된다.
705봉에 오르면 앞으로 용바위가 보인다. 극락정사의 뒤쪽으로 우뚝 서있는 용바위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 같다하여 용바위라 부른다.(어떤 것이 용이고 어떤 것이 여의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705봉에서 안부로 내려와 북으로 전진을 한다. 하늘은 잔뜩 가라앉고 바람은 점점 거세어 진다. 이제는 스산할 정도가 아니라 걷는 중에도 추위를 느낄 정도가 되었다.
송림이 우거진 상수원보호지구를 지나 능선을 걷는다. 가끔은 구멍바위도 보이고 발밑으로 낙엽이 수북하여 걷기가 불편하다. 무명봉을 넘다보면 가끔 성터가 나온다.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쌓았다는 산성은 흙과 돌로 쌓은 토석산성으로 안산성과 바깥산성으로 구분하여 쌓았다고 하며, 성산산성이라 부른다.속리산 문장대 입구에 있는 장바위산에도 견훤성이 있는데, 이는 견훤이 각각 두군데에 성을 쌓고 두개의 성을 무대로 활동하였기 때문이라 한다.
무명봉을 내려와 잠시 가파르게 오르면 746봉인 대궐터산에 오르게 된다. 데궐터산은 견훤이 746봉과 투구봉사이의 안부에 성을 쌓고 대궐을 지었기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라 한다. 성의 둘레가 3,340m로 대부분 소실되기는 하였지만 산아래 마을에서 보면 성은 보이지 않고 암봉들만 보이는 암산으로 천혜의 요새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대궐터산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바위위에 한그루의 소나무가 서 있다.
<대궐터산 정상>
<얼굴바위>
소나무가 서 있는 바위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동으로 얼굴바위가 지척에 서 있고 북으로 대궐터를 지나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수려하다. 서북으로 형제봉과 천황봉을 지나 톱날 같은 속리산의 능선이 이어져 나간다. 시원한 조망, 그러나 날씨는 매우 차갑다. 능선으로 몰아치는 바람은 낙엽을 날리고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광풍스럽다.
<투구봉, 청계산>
시간이 된다면 투구봉과 청계산을 같이 둘러보는 것이 좋겠지만 울마눌은 이미 죽을 상이고, 잔뜩 가라앉은 하늘과 몰아치는 바람, 그리고 점심도 먹지 않았는데 이미 시간은 4시를 알리고 있다. 이곳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극락정사 쪽으로 원점휘귀를 서두룬다.
<형제봉, 속리산>
하산을 하여 형제봉, 갈령고개 아래에 있는 친구의 팬션을 찾아 간다. 아직은 덜 가꾸어진 작은 팬션이지만 공기 좋고 조용함이 그만이다. 저녁이 되자 산골엔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밤이 으슥하도록 오리고기와 꿩고기를 안주로 거나하게 한잔하고는 새벽이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오늘은 내가 귀빠진 날인데 뜻하지 않게 후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 날이 밝자 가벼운 산책을 하고 얼마 되지 않는 배추를 수확한 뒤에 무공해라며, 배추와 직접 주워서 만들었다는 도토리 가루와 묵 등, 산골 먹거리를 주섬주섬 챙겨주는 친구 내외와 작별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형제봉 아래 자리한 친구의 팬션은 아직 주변정리가 덜 끝나고 이름도 짖지 않았지만, 조용한 곳에서 저렴하게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후한 대접에 보답하는 뜻으로 광고라도....^^*
이용문의 : 011-483-4989 (강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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