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백설에 덮힌 대관령 <제왕산>

바위산(遊山) 2011. 2. 27. 15:30

언제 : 2011년 2월 19일(토)

날씨 : 맑음(청명)

누구와 : 창민산악회 8명

어데에 : 강원도 대관령 제왕산

시간 : 2.5시간(대관령휴게소~제왕산~대관령휴게소) 

영동지방엔 1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단다. 병원산악회 정기산행 일정을 제왕산으로 잡았다. 구제역때문에 삼양목장이 인접한 선자령은 통제가 되었다고 한다. 폭설이 내렸다고는 하나, 도로와 주차장은 말끔히 제설작업이 되어 있고 겨울산행의 명소답게 많은 차량과 산객들로 북적인다.

 

주차장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선자령으로 향하는 길이고 동쪽으로 전나무를 식재하고 방풍대를 설치한 108계단을 타고 오르면 능경봉과 제왕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눈이 쌓여 계단임을 무색케 하는 108계단을 올라서면 고속도로 준공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기념비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로 접어든다.

<영동고속도로준공기념비>

 

많은 눈이 쌓였으나, 등산로는 선구자들의 고생 탓으로 길이 잘 뚤려 있다. 등산로를 벗어나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적설량으로 보아 폭설이 내린 후 처음으로 등산로를 뚫고 진행한 산객들의 힘겨운 고통이 상상된다. 통제를 하던 선자령으로 많은 산객들이 올라 갔으나, 제왕산으로 오른 산객들도 만만치 않다. 폭설위로 나있는 좁은 등산로는 산객들이 교차할 때마다 트레픽을 만들어 놓는다. 

 

 

<영동고속도로작업장비창>

 

<전망대>

 

전망대네 서면 선자령 능선과 강릉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몇년전, 이곳에 왔을때 눈과 운무로 인하여 전혀 조망이 되지 않았으나, 오늘은 거칠것 없는 조망을 보여준다. 선자령은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선자령은 해발 840m인 대관령의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선자(仙子)란 곧 신선, 혹은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겨울산행지로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바람과 풍부한 적설량과 상고대가 일품이며, 동해안이 훤히 보이고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선자령>

 

<강릉시>

 

<제왕산>

 

어릴쩍 시골집 마당에 눈이 소복히 쌓이면 가장 좋아서 날뛰는 것이 강아지다. 사람도 눈이 오면 괜스리 들뜨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심술기 많은 최과장이 앞서가는 여사님들을 차례로 눈속으로 밀어 넣으며 돌진한다. 여사님들 쪽수가 많은데 후환이 두렵지 않은 것인지....? 

부드러운 오르막길을 올라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제왕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올라서면 제왕산으로 오르는 주능선 길이다. 계단을 올라 뒤돌아 보면 온통 백설을 뒤집어 쓴 능경봉으로 오르는 부드러운 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설경을 보며, 잠시 오르면 작은 헬기장이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풍차가 늘어선 선자령을 조망할 수 있다.  

<선자령능선>

 

 

 

 

청명한 날씨의 강렬한 햇살이 눈위에 반사되어 눈이 시립도록 부시다. 몇년만에야 고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의 혹한에 비하면 영하의 날씨라지만 오늘은 온화한 편이다. 바람도 없고 맑고 푸른 하늘엔 비행기 한대가 존재를 알리려는 듯 두줄기 백색 배설의 흔적을 남기며 멀리 달아난다. 

 

<제왕산>

 

 

 

 

<제왕솟대바위>

 

제왕솟대바위를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면 아름드리 노송이 들어선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제왕산은 그리 아름다운 산은 아니다. 그래서 백설과 상고대가 만발한 겨울철이 아니면 산객들의 발길은 뜸해진다. 다만, 부드러운 능선과 길지 않은 산행으로 겨울이 아니라도 가족이나 연인들이 힘들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제왕산의 백미는 고사목과 함께 어우러진 정상부의 아름드리 노송군락이다. 몇백년 산상을 지키고 있는 노송들의 멋스러움은 그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

<능경봉과 제왕산 능선>

 

<제왕산 정상부의 노송군락>

 

<제왕산 정상>

 

 

 

 

 

 

 

정상을 조금 지나면 전망대가 나온다. 그러나 산객들 인하여 전망대로 올라 서기가 어렵다. 이곳에서 대관령박물관으로 향한다면 급경사로를 내려서서 지류를 타고 5.3km를 더 가야하며, 총산행거리는 7.6km로 산행시간은 4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상에서 다시 대관령휴게소로 원점회귀한다. 능경봉에 오르고 싶지만 모두 하산을 원한다. 크지도 길지도 않은 산행이지만 적설량이 많은 겨울산행은 체력의 소모를 늘려 놓아 체력의 소모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제왕산은 해발 841m로 고산준령이 늘어선 이곳에선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옆에 있는 능경봉이 해발 1,123m로 등산거리는 짧으나  일부 구간을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것에 비하면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산행을 할 수가 있는 곳으로, 적설량이 많고 상고대가 피어 준다면 가벼운 심설산행지로는 선자령의 단로움에서 벗어 난, 아기자기하고, 멋이 있는 산행코스가 될 수도 있다.

오후가 되자 날씨는 봄 날씨가 많이 풀려 햇살 좋은 곳에는 눈이 녹기 시작한다. 대관령휴게소에서 제왕산에 올랐다가 원점회귀를 하는 시간은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먹고 쉬고 느긋하게 다녀온다 하여도 3시간이면 족할 것 같다. 제왕산은 백설이 가득하여 좋은 풍광과 함께 가볍고도 좋은 산행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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