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0년 6월 5일(토)
날 씨 : 맑음
동 행 : 마누라
여행지 :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 화진포, 김일성.이승만.이기붕별장
권금성에 올랐다가 고성으로 향한다. 어차피 산행은 틀렸고 관광이나 해야 할 것 같다. 마침 현충일 전날이니, 고성의 안보관광지를 둘러 보기로 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요, 나의 소원은 산행이요, 마누라 소원은 관광이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세상이던가, 결국 마눌님 뜻대로~, 통일전망대를 찾아 가려면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민통선 검문소에 제출하고 차량출입증을 교부 받은 뒤에 통일전망대를 관람한 뒤에 민통선 검문소에 출입증을 반납하고 나와야 한다. 통일전망대는 바닷가 해발 70m 지점인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에 있다. 1984년에 준공하였으며, 주변에 6.25전쟁 체험전시관이 있어 같이 둘러 보는 것도 좋다.
주차비 3,000원, 성인관람료 3,000원(소인 2,000원)씩을 출입신청 할 때 미리 납부하고 통일전망대로 들어서면 넓은 주차장 앞으로 열차식당 등 음식점과 지역특산물 판매장이 있는 시설지구가 나오고, 조금 걸어서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오르는 길옆으로 해당화가 활짝 피어 있고, 하얀 백사장과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에 오르면 북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철도의 끝으로 북한 지역의 해금강이 바다와 맛물려 있고 왼쪽으로 금강산이 우뚝 서있다. 군복무시절 비무장지대를 수색하고 매복하는 최전방 수색대로 근무한 덕에 누구보다도 분단된 현장을 잘 알고 있지만 오랜만에 분단의 현장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통일전망대>
이곳에는 북한지역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망원경이 설치 되어 있고(사용료 500원) 통일관과 통일기원범종, 통일미륵불, 성모마리아상, 전진십자철탑, 전적비등이 세워져 있다. 한바퀴 둘러보고 통일관에 들러서 안보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잇다.
<장난감 같은 6.25때 쓰던 전투기와 장갑차>
<성모마리아상과 통일미륵불>
<해금강>
전망대에는 MBC에서 촬영을 나온 것 같다. 리포터로 출연한 인기 개그맨 양원경씨가 자진하여 같이 사진을 찍자고 권해온다. 급히 찍는 바람에 폼을 못잡고 엉거주춤 하다보니, 자기는 서부영화의 '산쵸' 같고 나는 마부 같이 나온 것 같다....ㅠㅠ, 하여튼 양원경씨 인기 많이 얻고 건강하십쇼.
통일전망대를 나와 화진포로 향한다. 화진포는 화진포 해수욕장 백사장을 경계로 바다와 맛물려 있는 호수로 주변에는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며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강원도 지방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호수와 백사장 사이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고 갈대밭도 형성되어 있다. 화진포 호수는 예전에 동해 바다였던 곳이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다와 격리되면서 형성되었으며, 담수와 해수가 교차하는 천연의 담염호이다. 총 면적은 약 72만평이고 호수의 둘레는 16km다. 화진포 앞바다에는 광개토대왕의 능이 있다는 전설이 깃든 작은 섬 금구도가 있고, 호수 주위에는 해당화가 핀다. 조선 말기에 김삿갓이 선정한 '화진팔경' 중에 금구도의 파도와 모래밭의 해당화가 들어 있다. 겨울에는 천연기념물인 백조도 날아든다.
<해양전시관>
전설에 따르면 이 곳에 이화진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성질이 고약하여 금강산 건봉사에서 시주를 위해 찾아온 승려에게 골탕만 먹였다. 빈 손으로 돌아가는 승려를 보고 마음씨 착한 며느리가 몰래 시주를 하려고 했으나, 따라잡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그런데 마을 전체가 물 속에 잠겨 호수가 되어 있어 있었다. 혼자 살아 남은 착한 며느리도 슬픔을 참지 못하고 자결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시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화진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이 전설은 태백의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의 전설과도 비슷하다) 전국의 산과 명승지를 돌다보면 비슷한 전설이 넘 많은 것 같다. 지자체나 절간에서 전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좋은데, 남의 것 컨닝하여 베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왕이면 좀 더 참신하고 산뜻한 전설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금구도>
화진포해수욕장 앞으로는 거북을 닮은 '금구도'가 있다 가을철이면 이섬에서 자라는 대나무가 노랗게 병하여 섬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한다. 여름이면 바닷가 사람들이 배로타고 건너가 해초와 전복을 따며 해수욕을 즐긴다고 한다. 확실이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학설에는 광개토왕이 돌아 가시자 이곳에다 능을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화진포 해수욕장 오른쪽으로 '화진포의 성'이라 불리우는 '김일성별장'이 있다.
<송림속에 묻힌 김일성 별장>
이 지역은 삼팔선 북쪽이라 미군정기부터 한국전쟁 전까지는 소련군정과 북한의 영역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전망 좋은 암벽 위에 '화진포의 성' 이라는 유럽의 성과 유사한 휴양 건물이 지어졌는데, 북조선의 조선로동당 간부들이 여름휴가 건물로 사용했다. 김일성은 가족들과 함께 화진포를 자주 찾았다. 이후 이 건물은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1999녀 부터는 한국 전쟁과 김일성에 대한 자료를 전시한 역사안보전시관으로 개편되었다. 북조선에서는 김일성, 김정숙, 김정일의 '백두산 3대장군'이 함께 찾은 바 있는 이 곳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한국 전쟁 종전 후 휴전선 남쪽의 남한 영토에 편입되면서 이승만과 이기붕도 별장을 각각 마련해 이 곳에서 휴가를 보냈다. 현재는 두 사람의 별장도 소규모 기념관으로 조성되어 있다. 김일성별장은 잘자란 금강송 숲에 자리하여 화진포와 해수욕장, 시원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2,000년대에는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인 '가을동화'의 배경으로 다시 한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일성 별장에서 바라 본 금구도>
김일성 별장에서 조금 내려오면 화진포 호숫가에 자유당 정권때 부통령이었던 이기붕 별장이 있다. 빼곡한 송림사이에 있는 이 별장은 1920년대에 외국이 선교사들이 지은 것으로 해방 후 북한 공산당 간부의 휴양소로 사용하던 것을 휴전 후에는 이기붕 대통령의 처인 '박마리아'의 개인별장으로 사용 되었다고 한다. '박마리아'는 이 곳 가까운 대진에 교회를 세우고 이 곳에 자주 들렀다고 한다. 일국의 부통령의 별장으로는 너무도 협소하여 간이 숙소처럼 보이니, 나라가 얼마나 어려웠던 시절이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이기붕 별장>
이기붕 별장을 지나면 화진포 호숫가 언덕에 '이승만 별장'이 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의 별장으로 1954년 신축하여 1961년에 폐허가 된 것을 1999년 전시관으로 복원하였다. 이곳도 이기붕 별장처럼 작고 소박하여 별장 같은 느낌이 없다. 화진포라는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주변환경은 좋으나, 작은 침실과 책상하나 놓을 만 한 집무실과 작은 거실이 다이니, 작은 서민 주택 수준이다. 일국의 대통령 별장이 지금의 대통령 별장에 비하면 허름한 판자집 수준이니, 나라가 왜 부국강병해야 하는지 실감하게 된다.
<화진포 이승만 낚시터>
<이승만 별장>
이승만 별장을 돌아보고 나니, 해는 서산으로 기운다. 돌아 오는 길에 명태식혜보쌈에 쐬주 한병 곁들이니 얼큰함과 함께 그 맛이 일품이나, 피로가 몰려 온다. 마누라에게 핸들을 맡기고 진부령을 넘어 오다, 원통을 못미쳐 도로공사장에 방치된 돌을 치는 바람에 두바퀴를 파스내고 말았다. 이 산골에 맞는 타이어가 없다 하여 피치 못하게 원통에서 하루밤을 묵고는 거금(?)을 해 먹었다. 옛부터 말이 씨가 된다고, 지명도 잘 지어야지, '원통'이 뭐냐? 이거야 말로 원통해서 못살겠네.....ㅠㅠ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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