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랙산드라 푸쉬킨은 러시아의 시인이자 작가로 '농촌'이라는 시가 널리 읽혀지자, 정부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남부 러시아로 유배시켰으나, 국외망명에 실패하면서 다시 미하일롭스코예으로 유배되었다. 미모의 아내 '나탈랴'를 짝사랑하는 프랑스 망명귀족과의 결투로 38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그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는 유명한 시와 함께 다음과 같은 일화를 남겼다.
푸시킨이 모스크바 광장에서 한 소경 걸인을 발견했다. 한겨울인데도 걸인은 얇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광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한 푼 줍쇼,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하면서 구걸을 했다. 그의 모습은 가련했지만 모스크바에 그런 걸인은 셀 수 없이 많았다. 때문에 그에게 특별히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푸시킨 만은 줄곧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나 역시 가난한 형편이라 그대에게 줄 돈은 없소" "대신 글씨 몇 자를 써서 주겠소. 그걸 몸에 붙이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요.” 푸시 킨 은 종이 한 장에 글씨를 서서 거지에게 주고 사라졌습니다. 며칠 후 푸시킨 은 친구와 함께 다시 모스크바 광장에 나갔는데, 그 걸인이 어떻게 알았는지 불쑥 손을 내밀어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나리, 목소리를 들으니 며칠 전 제게 글씨를 써준 분이 맞군요. 하나님이 도와서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게 해주셨나 봅니다. 그 종이를 붙였더니 그날부터 깡통에 많은 돈이 쌓였답니다.”
푸시킨 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친구와 그 소경 걸인이 물었다. “그날 써준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별거 아닙니다. ‘겨울이 왔으니 봄도 멀지 않으리!’라 썼습니다.” 사람들은 이 걸인을 보고 ‘지금은 비록 처참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183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에는 참고 견디라 /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니 /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은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날 참고 견디면 /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을 견디면 /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설움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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