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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모니' OST - Danny Boy(조미령)

바위산(遊山) 2013. 12. 27. 15:09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살아 온 사연도, 성격도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란 더욱 그러한 법이다. 하지만 그조차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바로 그들 사이에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영화 [하모니]도 바로 그런 영화중 하나다. 음악을 닮은 삶이 있고, 음악으로 하나 되어 가는 사람들이 있는, 바로 그런 영화다.

 

 

 

 

 영화 [하모니]의 이야기는 제각각의 사연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여자들이 우연히 합창단을 결성하게 되면서 서로 이해하고, 화합해 가며 상처를 치유해 간다는 대강의 줄거리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영화 [하모니] 역시 따뜻하고, 사랑스러우며, 가슴 뭉클한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큰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정혜와 아들 민우의 사연이다. 남편을 살인하고 복역 중인 정혜는 교도소 내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규정상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기간은 단 1년 6개월뿐이고, 그런 아들과의 이별에 앞서 생애 첫 외출을 위한 합창단 ‘하모니’를 결성하게 된다.

 

 

 

답장도 오지 않는 딸에게 편지 쓰는 것이 유일한 낙인 사형수 문옥, 아들 민우와의 외박이 유일한 희망인 정혜, 깊은 상처로 세상과 단절해버린 유미, 화통한 의리파 화자, 외모와 달리 로맨티스트인 프로레슬러 선수 연실 등 성격도 제각각, 살아 온 사연도 제각각인 그녀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은 시종일관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그렇게 어렵사리 결성된 합창단 하모니는 6개월 후 첫 공연을 멋지게 성공한다. 이문세의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을 흥겨운 율동과 함께 부르는 이 장면은 모든 출연진들의 매력이 가장 멋지게 조화를 이룬 장면이라 할 만 하다. 음치였던 정혜가 멋지게 노래를 소화해내고, 마음을 닫고 있던 유미가 모두와 어울리며, 문옥의 지휘와 정 많은 교도관 나영의 반주, 그리고 화자와 연실의 열창까지 그야말로 영화 제목 그대로의 ‘하모니’가 이 한 장면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제목인 ‘하모니’와 가장 잘 어울리는 요소는 다름 아닌 영화 속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 앙상블이다. 그 중에서도 극중 ‘문옥’을 연기한 중견배우 나문희의 존재감은 실로 대단하다. 사형수이자 교도소 내에서는 엄마 같은 존재인 문옥이란 캐릭터처럼 나문희 역시 영화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전 배우들을 아우르는 포근함과 자상함이 묻어나는 연기는 영화가 보여주는 드라마를 더욱 힘 있고, 따뜻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깊은 여운으로 장식해주기에 영화 [하모니]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존재감은 대단하다는 표현도 아깝지 않다. 김윤진의 가슴 뭉클한 모성애 연기도 인상적이다.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다양한 매력은 2년이라는 공백 때문인지 몰라도 반가움이 더 크다. 웃음이 절로 나오는 음치연기부터 아들 민우와의 따뜻한 모성애 연기, 그리고 합창단원으로서 보여주는 활기찬 모습들까지 기존의 차갑고, 지적인 이미지와는 또다른 모습들로 매력을 발산해 보여준다. 영화 [하모니]는 누구하나 가볍게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 하나하나의 생명력이 넘쳤으며, 그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커다란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때로는 웃기다가도, 또 금세 울려버리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 [하모이]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멋진, 그리고 완벽한 화음을 이룬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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