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도 쉬고 사람도 쉬어가는 <휴휴암>
<천천히 쉬어 가라는 절 휴휴암(休休庵)>
언 제 : 2011년 3월 12일(토)
날 씨 : 맑음(포근)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강원도 양양의 절경 <휴휴암>
<진고개휴게소>
부쩍이나 포근해진 날씨다. 동해안은 울 마누라가 좋아하는 '대게'로 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강릉에 있는 작은 바위산인 '삼형제봉' 산행 후 마누라 대게좀 먹일까 하여 강릉으로 향한다. 국도를 타고 느긋하게 달려 진고개에 다달으니, 헐! 제천과는 달리 이곳은 아직도 발이 푹푹 빠질 정도의 설국이다. 포근해진 날씨 때문에 스페츠도 아이젠도 모두 꺼내 놓고 왔는데, 월동장구 없이 설산산행을 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산행은 포기를 하고 동해안의 명승지를 둘러 보기로 한다.
영동 고속도로를 쭉 타고 강릉까지 가다가 속초방향으로 동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현남 IC에서 속초방향으로 약 5km 정도 가다 작고 아담한 남애항을 지나면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7번국도 옆에 위치한 동해의 숨겨진 비경이라 할만한 휴휴암이 나온다. 휴휴암에는 지어진 지는 10년 남짓 밖에 되지않은 절이 있고 절 뒤쪽으로 바다쪽을 내려다 보면 바다속에 거북이의 형상을 한 넓은 바위가 평상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이 몸도 마음도 쉬어가는 곳이라는 '휴휴암'이다.
마치 부처가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자연적으로 생성된 바위가 있으며, 거북형상의 바위가 마치 이 부처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듯 신비로운 형상을 띄고 있다. 그리고, 부처상 오른쪽 절벽 위에는 중바위라고 불리는 큰 바위 두개가 나란히 있는데, 목탁을 든 채 아래의 부처상을 향하여 합장하며 절을 하고있는 스님의 형상을 띄고있어 더욱더 경이롭다. 이러한 절묘하고 기이하고 경이로운 형상을 구경하기 위하여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과 불자들로 사시사철 북적거린다.
휴휴암의 대웅전이나 여타 건물은 세워 진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아 고즈넉하거나 고풍스런 맛은 없다. 하지만 휴휴암이 특별한 것은 사찰 앞으로 펼쳐져 있는 너럭바위(야외불단)와 그곳의 기기묘묘한 바위들과 함께 끝없이 펼쳐진 바다 풍경이다. 특히, 휴휴암을 지으신 홍법스님이란 분이 동해바다의 눈부신 일출의 햇빛이 비춰지는 절벽쪽에 누워있는 관세음보살상을 닮은 바위와 그 관사음보살상을 향해 기어가는 거북바위를 발견하게 되고 동해 바닷속 관세음보살상이라 소문이 퍼지면서 휴휴암은 관음성지로 승격, 많은 불자들에게 각광을 받는 기도처가 되었다.
절 이름이 휴휴암이 된것도 관세음보살님이 바닷가에 편안하게 쉬고 계신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멋진 바다와 함께 관세음보살바위, 거북바위, 공기바위, 달마상바위, 발바닥바위, 발가락바위 등 신기한 바위들과 어우러진 신비로운 모습을 간직한 우리나라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휴휴암이다. 가까운 곳에 하조대와 낙산사 등 수려한 명승지가 있어 같이 둘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해안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해수보살상(우) 황금범종각(좌)>
<해수보살상>
해수보살상은 그 크기가 장대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마치 바다를 등지고 중생들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부처님의 설법을 전하는 듯한 자비로움이 풍겨 나온다.
<황금 범종>
예불시간에 스님께서 종을 치는데, 오늘은 호기심 어린 아이들이 딩~딩 종을 쳐 보고 있다.
<휴휴암>
<너럭바위, 야외예불단>
사찰 앞 바닷가 중간에 너럭바위가 있고, 이곳은 야외불단 기도처로 알려지면서 기도를 하려는 전국의 불자들과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주변으로 기암괴석의 바위들이 널려 있어 풍치를 더하는 곳이다.
너럭바위 북쪽으로 관음보살상이 누워서 쉬고 있는 형상의 바위와 관음보살상을 향하여 기어가는 거북의 형상을 한 거북바위가 있고 언덕 끝으로(사진의 좌상단>관음보살상을 내려다 보며, 목탁을 두드리며 예를 올리는 모습의 두개의 바위가 서 있다.
<누워서 쉬고 있는 관음보살상-별로 안 닮은 것도 같고~>
<거북바위(하단중앙)>
<달마상바위(왼쪽바위 중앙)>
<너럭바위(야외불단)>
<째진바위>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해수보살상'과 '황금범종각'>
<기도하는 여인과 소년>
<발가락바위>
<예불 올리는 사람들>
<제물을 탐내는 갈매기들>
<발바닥바위>
울퉁불퉁하지만 발바닥이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너럭바위 야외불단에서 올려다 본 휴휴암 전경>
<단체 예불단>
사람들은 언제나 갈증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아무리 가져도 부족함이 가시지 않고 늘 행복할 수 만도 없기 때문일게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교에 의지하고, 스스로 다 이룰수 없는 부분을 기도의 힘에 의존하는 것 같다. 기도의 힘! 그것은 곧 긍정의 힘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런데 스님까지 모시고 단체로 드리는 예불에 댓병짜리 소주를 제주로 하여 저 많은 분들이 돌려가며 제주를 붓고 바닷물에 고시레를 하고 있다. 한옆에서는 물고기를 방생하고, 그 물고기들이 소주를~ 자칫 물고기들의 주정이라도.... ^^*
끝임없이 파도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며 자라고 있는 해초들과 파도에 닳고 닳은 바위들, 우리네 인생도 세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스스로를 마모해가며 살아 가는 것은 아닌지?
<파도의 높이로 띠를 만들며, 바위에 달라붙은 어패류>
휴휴암은 부처도 누워서 쉬고, 중생들도 기도하며 쉬어 갈만한 수려함이 있다. 비록 불자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러 볼만한 곳이다. 바쁘고 조급한 삶에서 한걸음 살아가는 속도를 늦추어 마음의 여유를 찾고, 끊임없이 몰려오는 날카로운 탐욕을 부드럽게 마모시킬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여행인 것 같다. 특히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의 소리는 눈과 귀를 씻어주고, 새로운 세계를 둘러 보는 것은 고정된 사고를 바꿀 수 있는 여행의 소득이 아닌가 싶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