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봉, 곰틀봉 희양산에서 헤메다.











희양산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에 걸쳐 있다.
높이가 998m이며 남, 동, 서로 삼면이 화강암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소백산 줄기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갑옷을 입은 무사가 말을 타고 앞으로 달려 나오는 형상이라고 한다.
동남으로 백두대간을 이어가는 백화산과 곰틀봉, 이만봉을 이웃하고 있으며 서북으로 구왕봉과 주치봉을 지나 악휘봉, 덕가산을 이웃하고 있다.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 쪽에서는 희양산과 구왕봉을 몇번 올랐으므로 이번에는 문경쪽에서 올라 보고자 일찍 집을 떠나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 앞에 도착 하였으나 봉암사에서 출입을 금하고 있다.
봉암사는 신라때부터 이어온 천년고찰로 우리나라에서는 마지막 남은 청정수도도량으로 연중 사람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으며 석가탄신일인 사월 초팔일 하루만 개방을 한다고 하니 산행을 하시려거든 연풍면 은티마을을 찾아 가야 할 것 같다. 봉암사 입구에서 동쪽 계곡을 건너 마을에서부터 오르는 사람들도 있으나 여기저기 달아 놓은 안내판에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돌아 가라"고 하니 차마 거역을 하기힘들어 발길을 돌려 선유동을 지나 쌍곡으로 한바퀴 돌아서 은티마을로 향한다.
^ 은티마을 입구에는 백년 노송이 늘어서 있고 작은 주막집에서 간단한 안주와 술과 칼국수도 팔아 희양산이나 구왕봉을 산행하러 온 산객들의 뒤풀이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예전에도 몇번을 와 보았으니 마을의 풍경이 바로 눈에 익으나 변한 것은 마을 입구에 유료주차장과 함께 작은 휴게소가 만들어져 있다. 주차비는 2,000원로 희양산을 오르려는 산객을 싣고 온 관광버스와 자가용이 즐비하다.
^ 희양산의 남쪽인 봉암사에서 발길을 돌려 은티에 도착하니 별써 12시가 다 되어 간다.
예전에는 지름티재로 올라 구왕봉과 희양산을 돌아 오고는 하였으니, 오늘은 계곡을 타고 시루봉쪽으로 오른다. 그러나 위의 지도처럼 구불구불 왔다 갔다 고행의 길이 시작되는 줄은 미쳐 몰랐다.
하늘엔 구름이 다소 있으나 날씨는 청명하다.
산행의 들머리는 주막집앞 다리를 건너 왼쪽길로 올라 가다 보면 100m를 못미쳐 영농창고 위에서 왼쪽 골짜기로 향하는 길이 나오고 골짜기를 지나 임도를 타고 오르면 된다.
올려다 보이는 산의 풍경은 만추의 쓸쓸함을 말하 듯 낙엽수목은 이미 모두 잎을 떨구고 일본일갈나무만이 아직도 단풍의 색채를 띠고 산의 정취를 더하게 한다.
들머리에서 조금 올라 가면 수목이 밀림처럼 빼곡한 산길을 만난다. 늦어서 그런지 산객들은 없고 하산을 하는 한분을 만난 것이 다다. 수목이 울창한 경사로를 한시간쯤 오르니 이만봉과 시루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20분 정도 오르면 시루봉이 나온다.
시루봉은 높이가 914m로 시루봉에 올라 보니 시원하게 연풍의 풍경이 조망된다.
에고 ~ 질러 오는 길이 있는데 돌아서 왔으니 족히 30분 정도는 알바를 한 것 같다.
시루봉에서 다시 갈림길인 안부로 돌아 오다 보면 안부를 못미쳐 헬기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희양산으로 향하려다, 희양산은 전에도 몇번 가 보았으니 이만봉으로 향한다.
아름드리 노송들의 모습이 보이고 멧돼지가 유난히 많은지 곳곳에서 멧돼지가 산을 일구어 논 흔적을 볼 수 있다. 아마도 두더지를 잡아 먹던지 풀푸리를 캐 먹을려 한 것 같은데 두더지 굴이 많은 곳을 주로 파헤쳐 놓은 것을 보면 전자일 것 같다.
<이만봉>
용바위와 바당바위를 오르 내리며 가벼운 밧줄구간을 지난다.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었으니 서둘러서 오던 길을 되돌아 희양산으로 향한다.
돌아 오다 뒤를 보니 우리가 다녀온 이만봉과 뒤로 곰틀봉이 보이고 멀리 백화산이 보인다.
원점 회귀산행이 싫어 희양산의 동쪽 고개길로 하산을 한다는 것이 잘 못 되었나 보다.
린둥반둥(환상산행)이던가? 한시간 반쯤을 내려 왔는데도 희양산을 넘는 고갯길이 나오지 않고 지도에서 보듯이 남쪽 봉암사로 향하는 길로 내려 온 듯하다. 차를 은티마을에 두었으니 다시 고개를 넘어야 할텐데 6시가 다 되어 가니 해는 이미 기울고 산중에는 땅거미가 드리운다.
서쪽으로 바로 옆에 어슴프레 희양산 암벽이 보이고 가까스로 희양산을 향하는 등산로를 찾았으나 산객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인데다 낙엽이 수북하고 골에는 커다란 바위와 돌들로 채워져 있어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나도 피로가 몰려 오지만 울 마늘이 자꾸 처지는 것이 많이 지친듯하다.
보조를 맞추려 하지만 마음이 조급하니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나, 길이 보이다 없어지고를 되풀이 하니 길을 찾기 조차도 힘들어 전진이 어렵다. 느낌상으로 낮이라면 오르는데 한시간 은티로 하산하는데 한시간 반 도합 2시간 반이면 될 것 같은데 어둠속을 헤메여야 하는데다 등산로가 보이지 않으니 초조해 지기 시작한는데....갑자기 후다닥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멧돼지인 듯한 커다란 짐승이 둬마리 산중턱으로 튄다. 나 혼자라면 밤을 세워서라도 헤멜 수 있지만 아내가 지쳐가는 것이 못내 불안스럽다. 달이라도 밝으면 좋을텐데 계산을 해보니 초승달이나 볼 수 있으면 다행일 듯하다.
한참을 오르니 우리가 오르는 위쪽에서 사람의 소리가 나니, 이시간에 산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처럼 알바를 하는 사람들일게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에서 오셨다는 세분이 힘겹게 더듬더듬 산을 내려오고 있다. 그분들도 많이 지친 듯하다. 우리를 보고는 산이 너무 험하니 이길로 산을 넘어 은티로 향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한다. 더구나 여자로서는 안되니 자기들과 함께 봉암사쪽으로 하산을 하자고 권한다. 모두들 헤드램프를 꺼내고 울마늘은 한분이 예비용이 있다고 빌려 준다.
나는 헤드램프가 없어 평소에 비상용으로 갖고 다니던 수동식충전전등을 꺼내 들고 내려온다.
이날 손아귀운동 평생 제일 많이 한 것 같다. 더듬더듬 한참을 내려오니 우리가 오르기 시작한 갈림길에서야 제대로 된 등산로가 나타난다. 모두들 피로해 하는 듯하니 이곳에서 잠시 쉰다.
울 마늘도 죽을 상이다.(집에 가서 나 죽었다는 생각이...^^*)
봉암사 앞에 도착하니 8시다.
산행 4시간에 알바 4시간이니 8시간을...ㅎㅎ....같이 하신 알바생들 서울엔 잘 올라 가셨는지요?
저희는 버스도 없어서 은티까지 3만원 주고 택시타고 가서 차끌고 제천에 와서 저녁먹고 목욕하고 집에오니, 에고~12시가 넘어 버렸네요.
그런데 이상한 것이.....바가지를 각오 했던 울 마늘이 집에 오더니.....재밋다고 다음주에 또 따라 간다네요. 한 단계 엎그레이드 된 것인지.......???

노인전문정신과 전문